[편집국 25시]이해못할 軍

[편집국 25시]이해못할 軍
  • 입력 : 2016. 08.04(목) 00:00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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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부두를 군사보호구역에서 제외키로 했다고요?" 지난 달 말 국방부가 해군기지 내 크루즈부두를 군사보호구역에서 제외하겠다고 국회의원에게 보고했을 당시, 이 문제로 해군과 협의 중인 제주도 공무원들은 똑같이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였다. 크루즈부두라도 군사보호구역에서 제외하겠다니, 제주도에겐 그나마 다행스런 소식이지만 군이 아니라 언론을 통해 이런 얘기를 전해들었으니 당황했을 법도 하다.

군은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 입을 닫아왔다. "왜 크루즈부두까지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려달라"고 국방부, 제주기지전대 측에 물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협의 중인 사안이라 말하기 곤란하다"는 식이었다. 언론의 취재가 이어지자 군은 마지못해 자료를 내놨는데 그 내용은 앞서 밝힌 입장에서 크게 다를 게 없었다. 또 군은 '보도를 자제해달라'는 당부도 남겼다.

이번 사태에서 군이 보인 태도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해할 수 없다. 첫째, 왜 제주도도 모르는 사안을 국회에 먼저 보고해야 했느냐는 점이다. 군사시설보호법에 나와 있듯이 군사보호구역 지정 문제는 반드시 제주도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군은 제주도에 협의 요청도 하지 않은 방파제 안 해상수역은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하겠다고 보고했다. 군이 진정으로 제주도를 협의 파트너로 인식하는지 묻고 싶다. 둘째, 왜 이번 사안이 보도를 자제해야 할 대상이냐는 점이다. 민감한 문제일수록 논의테이블에 올려 공론화를 시켜야 한다. 그게 민주주의 사회다. 군사보호구역 지정이 꼭 필요하다면 그 당위성을 국민에게 알려야 하는 것도 군의 의무다. 민군복합항은 군의 전유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메일을 정리하다 보니 그간 군에서 보냈던 보도자료가 눈에 들어온다. 소통이란 게, 그저 보도자료 하나 보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란 걸 군이 알았으면 한다. <이상민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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