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용천수는 제주의 귀중한 자산

[목요담론]용천수는 제주의 귀중한 자산
  • 입력 : 2016. 08.18(목)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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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천수란 '빗물이 지하로 스며든 후에 대수층(帶水層)을 따라 흐르다가 암석이나 지층의 틈새를 통해 지표로 솟아나는 물'을 말한다.

제주도에는 많은 용천수가 분포하고 있으며, 제주도의 여러 마을들은 용천수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다시말해 용천수가 마을을 이루는 구심점 역할을 한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용천수의 수나 솟아나는 물의 양은 마을의 크기나 인구수를 결정하는 근간이 되었다는 점이다. 즉 용천수가 여러 군데서 솟아나고, 또 솟아나는 물의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 수 있는 조건이 되었다

그러므로 용천수의 이용 역사는 곧 '제주의 물의 역사'라 할 수 있으며, 용천수는 상수도가 보급되기 전에 식수원뿐만 아니라 생활용수, 농업용수, 축산용수 등으로 활용하는 등 제주인의 생명수 역할을 톡톡히 해 와서 제주에서는 용천수가 귀중한 생명수였다.

제주도 내 용천수는 총 911개소로 지역별로 보면 제주시가 540군데, 서귀포시가 371개소로 나타났다. 하지만 조사대상 911개소의 용천수 중 637개소는 보존상태가 양호한 반면, 274개소는 수량이 부족하거나 위치 멸실 등 보존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민들의 무관심과 행정당국의 관리 소홀로 인해 많은 용천수들이 하나둘씩 사라졌으며, 최근에는 중산간 지역의 개발과 도로 개설 등으로 수량이 감소함과 동시에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용천수가 훼손되고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제주인의 삶의 역사인 용천수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본인은 9대 의회인 2014년도 1월에 '제주특별자치도 용천수 활용 및 보전에 관한 조례'를 발의하였다. 조례를 발의한 이유는 제주도민의 삶과 애환, 그리고 문화적 가치가 있는 용천수의 효율적인 활용 및 관리를 통하여 용천수를 공공의 자원으로 보전하는데 이바지하고자 함이었다.

조례의 주요 내용은 용천수를 제주의 지속가능한 수자원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용천수에 대한 전수 조사를 통하여 용천수의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보전·관리와 활용을 위한 용천수관리계획을 10년마다 수립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용천수의 보전·관리 계획, 지역 특성에 맞는 용천수의 정비·복원 계획, 용천수를 활용한 스토리텔링 등 생태관광자원화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조례 발의 전까지는 1999년 용천수 전수조사 후 15년이 경과하였으나 제주지역 용천수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는 실정이었으며, 용천수 보전관련 예산 확보도 아주 미미한 실정이었다.

하지만 조례가 제정됨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 중기지방재정계획(2015∼2019)에 용천수 보전 관련 사업이 반영되었으며, 용천수 실태 정기조사 사업비, 용천수 장기 용출량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사업비, 용천수관리계획 수립 용역비가 반영되어 올해 연말까지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용천수관리계획 수립 용역이 완료되면 보전이 필요한 용천수의 선정, 용천수 스토리텔링 활용, 친환경복원 및 효율적 개발·이용 등 용천수의 체계적인 관리기반을 마련될 것이다.

이를 통하여 앞으로 용천수 현황에 대한 정밀 조사를 통하여 보전 관리가 필요한 용천수와 용천수의 농업용수 활용, 관광 위락용 활용 방안과 올레길과 연계한 용천수별로 역사·문화를 스토리텔링화하여 지역 관광상품화 하는 등 용천수의 다목적인 활용 방안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 용천수는 제주인의 삶의 희로애락의 역사가 담겨 있는 소중한 자연유산이자 후손들이 반드시 지켜가야 할 중요한 자원이라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하민철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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