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2017년에는 걷기 좋은 삶터를 바라며

[목요담론]2017년에는 걷기 좋은 삶터를 바라며
  • 입력 : 2016. 12.29(목)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80세를 넘었지만 건강수명은 이것에 미치지 못한다. 건강수명은 평균수명에서 병이나 부상 등의 '평균장애기간'을 제외한 수명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2015년 말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73.2세로 평균수명 82.3세와는 10년 정도의 차이가 있다. 이 기간에는 치료와 의료지원이 반드시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평균수명의 증가보다는 건강수명을 늘려가는 것이 더 중요하고 삶의 질 개선 차원에서도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하버드대학에서 제시한 자료에 의하면 하루에 30분, 1주일에 3회씩 20주 동안 운동을 할 경우 체지방 감소율이 걷기가 13.4%, 달리기 6.0%, 자전거 타기 5.7%라고 한다. 이렇듯, 걷기가 건강관리에 좋은 효과가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공간은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하고 있다. 걷기 어려운 물리적 환경과 더불어 걷기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의 습관도 큰 몫을 하는 것 같다.

2013년에 연구된 '제주특별자치도 주차관리종합계획'에 따르면 대부분의 도민들이 주차 후 목적지까지 걷는 거리가 타 지역에 비해서 짧았다. 걷는 거리를 세분하여 살펴보면 보행 거리가 10m 이내인 경우는 남성은 23.5%, 여성은 39.6%라고 하며, 조사대상자들의 80% 정도는 50m 이내의 거리만 목적지까지 걷는다고 한다. 이는 제주도민들이 목적지에 최대한 가까이 주차하고자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비해 강원도 영월군의 경우 주차 후 목적지까지의 거리는 50~100m 35.3%, 100~200m 31.9%, 500m 이하 14.3%로 확인되었다.

현재 도로의 상황은 보행자들이 걷기에 불안하고 불편하기 그지없다. 특히 도로의 폭이 좁은 이면도로는 생활권의 중심도로임에도 불구하고 보도가 확보된 경우가 거의 없는 실정이라서 보행 시 차도 위를 걸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면도로 갓길에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사람들은 차로의 중앙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고 지나가는 차량으로 인해 안전한 보행을 담보 받기 어렵다. 이러한 보행환경의 개선과 주차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차고지 증명제가 2017년 7월부터 시행된다고 한다. 차량들의 수요를 줄이기 위한 노력들이 시도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걷기 좋은 물리적 환경조성과 더불어 걷기를 습관화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목적지에서 먼 곳이라도 노면주차와 같이 불법주차가 아닌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실천이 병행된다면 주차로 인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더불어 걷기의 생활화를 통해 건강한 신체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들은 자신의 삶터 주변에서 보행환경의 불편을 느끼면서도 정작 본인들이 원하는 환경으로 바꾸기 위한 자발적인 노력은 부족했다. 우리들은 자기집 내부에 있는 불편한 점들은 고치고 바꿔가고 있지만 집을 나서 동네에 나가면 불편하고 불안한 거주환경에 대한 개선에는 무관심이다. 이제부터라도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보행환경 개선에 우리 모두 관심을 가지고 개선을 위해 앞장서도록 하자. 담장허물기와 자기 차고지 갖기, 도로 다이어트 동참, 일방통행제 준수, 차량 속도제한 등을 통해 주민 개개인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들의 집주변부터 조금씩 개선해서 걷고 싶은 동네로 바꾸어 가도록 하자. 내년에는 걷기 좋은 마을, 걷고 싶은 거리 만들기를 위한 사업들과 노력들이 더 많이 이루어지면 좋겠다. <이성용 제주발전연구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671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