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청년정책 어떻게 할 것인가](6)제주도의 대책은?

[제주 청년정책 어떻게 할 것인가](6)제주도의 대책은?
"실질적인 도움 될 수 있는 청년정책·지원 종합대책 수립"
  • 입력 : 2017. 05.03(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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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문제의 가장 현안은 청년층 구직자와 기업 간 일자리 미스매치다. 기업과 산업 현장에선 구인난을 겪고 있으나 그렇다고 무작정 눈높이를 낮추기도 어렵다는 게 청년 구직자들의 하소연이다. 제주도는 '제주 청년 종합실태조사·청년정책 기본계획'마련에 착수했다. 강경민기자

청년 삶 전반 사회안전망 구축
종합 실태조사·기본계획 착수
올해 내 제주형 청년정책 수립
수당·주거 등 지원 종합 검토

제주도는 어떤 비전을 갖고 청년정책을 구상하고 있을까. 지난해 하반기 청년기본조례 제정과 전담조직(평생교육과 청년정책담당) 신설을 계기로 '청년의 삶 전반에 걸친 사회안전망 구축'을 청년정책의 기조로 두고 있다. 저성장, 고실업의 고착화와 사회적 양극화의 심화현상은 청년의 활력을 떨어뜨림으로써 제주사회의 지속가능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제주도는 앞으로 주거, 부채, 문화향유, 건강 등 청년의 삶 전반을 조망함으로써 포괄적·종합·체계적으로 청년정책을 접근하고 연령별·특성별로 정책대상을 세분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1차산업 위주의 산업구조, 이주열풍 등 제주 고유의 상황과 청년정책의 특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이른바 '제주형 청년정책'을 만들어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제주형 청년정책은 아직 갈길이 멀다. 서울시가 2015년말 이른바 '2020 서울형 청년보장(청년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해 실제 청년들의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고, 대학생도, 취업자도 아닌 '사회 밖 청년'까지 다각도로 지원해 기본적 활동, 자립토대를 마련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서울시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을 만들기 위해 정책 수용자인 청년 당사자들과 3년간 머리를 맞대고 준비했다.

광주광역시는 지난해 '2021 광주청년정책 5개년 계획'을 수립한 후 청년단체 의견수렴, 각 부서별 협업, 청년정책위원회 워크숍 등을 통해 시행계획의 세부내용을 구체화했다. 지역청년들에 대한 자립과 성장의 사다리를 놓는다는 정책방향에 따라 광주청년드림사업, 광주청년 창업펀드 결성·운영, 청년창업 특례보증, 구직청년 교통카드, 학자금 이자지원 확대, 청년 건강권 보장, 지역 청년문화예술인 쿼터제 등 10대 핵심 사업을 추진중이다. 광주시 청년정책의 대표사업인 청년드림사업은 직장과 진로를 정하지 못한 미취업 청년을 대상으로 지역사회의 다양한 일 경험을 제공하면서 구직활동 비용을 지원하는 광주형 청년구직활동 지원 사업이다.

제주도는 아직 청년정책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못한 실정이다.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는 청년활동지원금, 구직촉진수당, 구직교통카드 등 광역지자체별 '청년수당'에 대해서도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정책적 판단을 못하고 있다. 최근에야 '제주 청년 종합 실태조사·청년정책 기본계획' 용역에 착수했다. 이 용역은 11월에 완료된다. 이 결과에 따라 내년부터 2022년까지 5개년간 실행에 옮길 청년정책이 구체화된다.

제주도는 용역 결과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청년정책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제주 청년 종합실태 조사가 다양한 계층의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1대1 개별 면접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제주청년들이 느끼는 정책 수요를 현실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들은 "청년수당 필요성에도 공감한다. '제주 청년 종합 실태 조사·청년정책 기본 계획' 용역이 완료되면, 실제 제주지역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청년수당을 포함해 주거 지원, 청년정책 활성화 등 종합적 지원체계와 기반을 구축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강시영 선임기자·부미현·김지은·양영전기자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청년정책 검토"

체감 청년정책의 한계
연간 지원예산 80억 효과 의문
구직자·기업간 일자리 부조화
청년 선호 직업군 빈곤 악순환
주거·금융 등 삶 전반 문제로


올해 제주도의 청년관련 예산은 약 80억원 규모다. 대부분 일자리, 창업과 관련 있다. 제주도는 청년관련 정책의 한계를 인정한다. 도내에 청년들이 취업할 만한 일자리 창출이 어렵고, 특히 청년 선호 직업군의 빈곤으로 인한 미스매치(일자리 부조화) 현상이 심각하다는 점을 꼽는다.

제주도가 최근 착수한 '제주 청년 종합실태조사·청년정책 기본계획'은 청년만을 포커스 맞춘 것으로 일종의 청년정책의 가이드라인으로서 주목을 받는다. 내년부터 오는 2022년까지 5년간의 청년정책 청사진이다.

청년 실태조사는 '제주도 청년 기본조례'상 만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한다. 다양한 계층의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1대1 개별 면접으로 실태조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제주청년들이 느끼는 정책 수요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룹별 8~12명 인원을 선발해 진행자의 진행 아래 토론을 유도하고 이 과정에서 유의미한 자료를 수집하는 '초점집단면접'도 이뤄진다.

이를 통해 지역특성을 반영한 청년정책의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단기·중장기 추진전략과 세부 추진과제, 추진방향, 로드맵, 재원 조달 방안, 지원 체계 등을 도출한다. 제주도는 용역 결과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청년정책 계획을 마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청년수당에 대해서도 긍정적 검토를 시사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전국 광역지자체가 시행중이거나 검토중인 '청년수당' 형태의 지원 필요성에도 공감한다. 다만 지원 인프라와 프로그램을 제대로 설계해야 한다"면서 "청년종합 실태조사를 통해 실제 제주지역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타 시·도에 비해 구직활동지원비나 교통카드, 청년수당 도입은 제주가 늦었지만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국회에 계류중인 청년기본법 등 청년관련 법안의 제정과 차기 정부의 청년지원 정책에 탄력적으로 대비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를 토대로 청년지원금을 포함해 주거 지원, 제주지역 일자리의 질 향상 등 광범위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청년수당과 같은 지원금은 정부 차원의 통일된 기준 없이 지자체가 자체 재원으로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있어 한계성을 갖는다. 지자체마다 내놓고 있는 청년지원금도 금액, 대상 범위, 지급 기간 등에서 '십인십색'이라는 비판도 있다. 제주도는 여러 형태의 청년지원금의 경우, 제주가 타 시·도에 비해 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 지원 기준이 마련되고 이를 토대로 지역에 맞게 손질하고 지원금을 매칭형식으로 분담해 시행한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 사전 조치로 현재 진행중인 제주지역 청년 종합실태조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 지자체 청년부서 규모·차별화

제주도 청년 종합대책은
종합실태조사·기본계획 착수
심층면접 체감 정책수요 파악
단기·중장기 과제·방향 설계
수당지원 등 공감 광범위 논의


제주도 조례상 만 19~34세 기준 제주청년은 2016년말 현재 12만4000여명으로 집계된다. 제주 전체 인구의 18.8%를 차지하는 규모다. 생애주기의 중간지점에 속하는 청년세대는 세대간 중간다리이자 미래세대의 주역으로서 제주를 이끌어갈 주역이다. 청년과 이들을 위한 정책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으며, 제주도의 핵심 정책으로 끌어올려야 할 당위성을 갖는다.

제주도 청년정책이 제도권으로 본격화된 것은 지난해 7월에야 처음으로 전담부서(평생교육과 청년정책담당)를 신설하면서다. 청년기본조례가 제정된 것도 이 즈음이다. 서울을 비롯한 국내 광역 지자체의 청년 행보에 비하면 더디다. 전담부서가 점차 규모화·차별화되는 추세에 비해서도 제주는 여전히 초라한 수준이다.

서울시의 경우 시장 직속으로 혁신기획관 산하에 청년정책담당관을 두고 실행부서로 정책, 활동지원, 공간지원 등 3개 팀을 가동중이다. 중간 지원조직으로는 청년허브와 청년활동지원센터를 두고 있다. 인력은 모두 60명 규모다. 이 외에 일자리정책담당관과 청년일자리팀이 있다.

광주광역시는 청년정책과 산하에 정책·지원·교육지원 등 3개 팀을 두고 있다. 중간지원조직으로 '더 숲'이 있다.

충북은 청년지원과 산하에 정책·일자리·복지 3개 팀을 운영중이다. 전남도는 청년정책담당관 밑에 정책·인재육성 2개 팀을 두고 있다.

대구시는 청년정책팀과 청년사업팀을 가동하는 등 국내 광역 지자체가 청년전담부서를 두고 정책 생산과 지원 컨트롤타워로 활용중이다. 서울과 대구, 광주는 청년정책을 지원하는 별도의 중간지원조직을 뒀다.

청년관련 조례도 제주보다 한발 앞서 만들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종진 연구위원에 따르면 2016년말 기준 청년기본조례가 제정된 광역 지자체는 제주를 포함 모두 10곳에 이른다. 김 위원은 "이 외에도 주거(서울), 창업(경기), 문화(부산), 영농(경북) 등 다양한 청년정책 조례들이 제정된 상태"라고 전했다.

제주도 역시 다양한 채널을 가동중이다. 청년정책심의위원회, 청년정책 워킹그룹, 청년원탁회의에 이어 올 하반기에는 중간지원조직으로 청년센터를 검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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