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녀를 말하다 2부] (1)프롤로그

[한국 해녀를 말하다 2부] (1)프롤로그
고향 그리고 설움·그리움 달래며 60~70년 타향살이
  • 입력 : 2018. 04.22(일) 2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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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출향해녀의 삶과 현지 해녀유산 조사
기후변화 등으로 급변하는 해양생태계 분석
중국·러시아 등 출향해녀의 해외 루트 추적
출향해녀 재인식 세미나·해녀문화 세계화도


지난해에 이어 제주 출향해녀들의 삶을 채록하는 대장정에 나선다.

제주 출향해녀들은 독특한 잠수어법을 통해 우리나라 해녀들을 양산시킨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다른지방에서 '육당해녀'라고 불리는 지역여성들에게 제주의 해녀문화를 전수시키면서 한국의 해녀문화를 이끌어 왔다. 스스로 해산물 채취 시간을 제한해 과도한 어업행위를 통제하고 수산자원을 황폐화시키는 불가사리 등 해적생물 공동퇴치 작업을 하면서 마을어장 생태계 보호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특수한 노동형태와 집단문화, 여성공동체로서 민속학, 인류학 등의 분야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물질이라는 공동작업을 매개로 강한 유대적 관계를 맺고 있는데, 안전과 풍요를 기원하는 무속신앙, 노래, 구전 신화 및 전설, 해녀공동체의 소통 공간인 '불턱', 자체 규약 등이 주목받고 있다.

제주해녀들은 타향에 정착해 그곳의 생활문화에 적응해 살아가면서 제주해녀들의 공동체 문화를 지금도 계승, 유지해 오고 있다.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해녀들이 물질에 나서기에 앞서 불턱에서 담소를 나누며 겨울 추위를 달래고 있다. 사진=한라일보 DB

특히 제주해녀문화가 지난 2016년 11월 30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유네스코(UNESCO) 제11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됐으나 이들에 대한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과 관심은 이전과 다르지 않다. 대부분 병원 진료비조차 지원받지 못하고 있고 고압산소를 이용해 잠수병을 치료하는 장비인 '챔버'는 제주해녀의 필수품이지만 이들에겐 사치품이다.

제주 출향해녀들은 대부분 60~80대로 이들의 '숨비소리'는 향후 10~20년내에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지난한 삶과 희망을 조명하는 기록 작업이 절실한 이유이다.

이에 본보는 올해 전라남도 일원 부속 도서와 충청남도, 강원도, 백령도 일원에 살고 있는 이들을 만나 삶을 채록하고 본격적 출향시기의 역사적 배경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출향해녀들을 만나 생애구술을 채록하는 것 못지 않게 스쿠버 장비를 이용해 이들의 해산물 채취 공간인 바다속 수중생태계를 조사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현재 기록으로만 남아있는 제주 출향해녀 해외 루트 추적 탐사에도 나선다. 일제강점기 제주해녀는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러시아 등 해외로도 진출했다는 기록이 '제주풍토기'에 남아 있다.

또 출향해녀들의 가치를 재인식할 수 있는 세미나 개최와 제주해녀문화 세계화 방안도 모색해 본다.

제주 출향해녀의 역사를 기록하는 중대한 작업인 만큼 도내외 전문가들로 자문팀을 꾸리고 출향 역사 등 자료검증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앞서 본보는 지난해 4월 제주해녀들의 출향 거점지인 부산광역시 영도구를 시작으로 기장군 기장읍 연화리, 통영시, 울산시 동구 일산동, 포항시 구룡포, 충청남도 태안군 소원면, 울릉도, 일본 미에현 시마시, 오사카에 살고 있는 제주출향해녀들의 삶의 현장을 기록했다. 아울러 전국 언론사 최초로 제주 출향해녀와 출향해녀 2세, 현지 해녀들이 물질하고 있는 8개 마을어장의 수중생태계를 영상과 사진으로 기록했다

이번 탐사는 지난 2011년 마을어장 수중생태환경조사, 2012년 제주바당 조간대 해양문화유산 탐사, 2013년 제주바당 올레길 탐사, 2015년 제주바다 생태계 복원을 위한 제주연안수중생태계 탐사, 지난해 '한국해녀를 말하다'-1부에 이은 6번째 해양탐사이다. 이번 '한국 해녀를 말하다' -2부 기획 취재는 지금까지 추진해 온 '제주해양탐사' 취재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특별취재팀=팀장 고대로 정치부장·이태윤 기자·채해원 기자

자문위원=양희범 전 제주자치도해양수산연구원장, 좌혜경 제주학연구센터 전임연구원, 조성환 연안생태기술연구소장, 김준택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정책자문위원, 조성익 수중촬영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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