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오모리를 만나다Ⅱ] 지역의 가치를 키운다 (4)특산품 개발

[일본 아오모리를 만나다Ⅱ] 지역의 가치를 키운다 (4)특산품 개발
  • 입력 : 2018. 09.26(수) 19:00
  • 채해원 기자 seaw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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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무에 주목… '레드비트 말랭이' 개발


제주는 감귤과 함께 겨울철 무가 한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곳이다. 농업회사법인 위앤미(주)의 임수헌 대표는 이점에 주목해 무를 재료로 한 새로운 특산품을 고민했다. 그러던 중 기능성 무인 레드비트(빨간 무)를 알게됐고 이를 건조한 건강식품 '레드비트 말랭이'를 고안해 냈다.

레드비트는 슈퍼푸드 중 하나로 일반 무와 같이 기관지 건강, 변비 해소 및 대장염증 완화, 숙취해소 등에도 탁월한데다 철분이 풍부해 적혈구 생성, 뛰어난 항산화 효과에 따른 암치료 및 예방, 혈액순환, 간기능 강화 등에도 좋다.

위앤미(주) 제품들은 세척, 건조공정을 거친다. 레드비트의 효능을 최대한 살리고 꼬들꼬들한 식감을 가진 레드비트 말랭이를 만드는 노하우를 갖기까지 8년이 걸렸다.

특히 제주는 깨끗한 공기와 토양, 풍부한 강수량과 일조량, 아열대성 기후를 가져 레드비트의 원산지인 유럽 남부 지중해와 환경이 유사하다. 국내에서 레드비트가 자라기 최적의 환경인 셈이다.

생으로 먹을 때보다 더 깊고 진한 향이 특징
레드비트 꼬치·파이·동그랑땡·쿠키 등 도전


제주 자연이 길러낸 레드비트에서 90%의 수분을 빼낸 것이 바로 '레드비트 말랭이'다. 위앤미에서 생산하는 레드비트 말랭이는 모두 수작업을 거친다. 껍질을 벗겨낸 후 잘라 하나하나 말려내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건조과정에서 무의 효능을 최대한 유지하고 꼬들꼬들한 식감을 살려냈다. 위앤미는 2년의 연구와 6년에 걸친 경험을 바탕으로 이같은 건조노하우를 익히게 됐다.

임수헌 대표는 최근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일반 점포에서 반건조된 레드비트를 재료로 레드비트 꼬치, 레드비트 파이, 레드비트 동그랑땡 등을 선보이고 있고, 레드비트 가루로 쿠키제작도 시도하고 있다. 특히 레드비트를 구워 양념을 바른 꼬치는 닭강정과 비슷해 건강하면서도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임 대표는 "레드비트 말랭이는 저온제습 공정을 통해 수분을 조절해 씹는 맛이 있고, 생으로 먹을 때보다 더 깊고 진한 향을 느낄 수 있다"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간단하게 즐길 수 있어 건강에 관심이 있는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다이어트 간식으로도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위앤미(주)는 사람 중심의 기업, 제주 특산물 가공을 통한 제주의 가치 전파 등을 모토로 2013년에 설립된 장애인 기업이다. 크고 작은 불편함을 지닌 전 직원들이 힘을 모아 제주산 건강한 먹거리 만들기에 노력하고 있다. 채해원기자



자줏빛으로 눈·입 유혹하는 '레드비트'
인기 다이어트상품 '오늘의 물 제주핑크'


'레드비트 말랭이'.

'레드비트 말랭이'는 무의 달짝지근함과 흙의 향이 잘 어우러져 주전부리 삼아 그대로 즐겨도 좋다. 꼬들꼬들한 식감을 자랑하는 건강간식이다. 보다 은은하게 레드비트 말랭이를 먹고 싶으면 뜨거운 물에 말랭이 3~4개를 넣어 5분정도 우려서 차로 먹는 것을 추천한다. 차가운 물이나 탄산수, 주류에 넣어 먹어도 좋다. 자줏빛 색과 비트향이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레드비트 말랭이로 샐러드나 피클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오늘의 물 제주핑크'는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하루 2ℓ의 물을 먹는 것을 돕기 위해 만든 상품으로 20~30대 여성들 사이에 인기다.

'오늘의 물 제주핑크'.

제주산 레드비트와 청귤, 감귤을 건조해 30일간 먹을 수 있도록 봉지포장돼 간편하다. 뿌리채소 레드비트로 영양가를, 제주의 청귤과 감귤로 상큼함을 더했다. 쌉싸름한 맛과 자주빛 빛깔이 특징으로 따뜻한 물에 2분정도 우려 먹거나 생수 2ℓ에 3시간 이상 차갑게 우려 마시면 된다. 탄산수에 3시간 이상 두면 청량한 에이드가 완성된다. 문의 064-759-1661. 채해원기자



시장 출하할 수 없는 비상품 우엉 '차'로 가공


고소하며 은은한 단맛… 변비·노화예방 효과
우엉 특유 흙냄새 잡는 정도 따라 차 맛 좌우


건조하고 볶는 작업이 끝난 제품을 포장하고 있는 여성 스태프.

우엉차의 특징은 고소함과 은은한 단맛으로 붓기와 변비, 노화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성분이 함유돼 있다. 카페인이나 첨가물이 없어 노인부터 아이까지 가정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다. 따뜻하게 마셔도 좋지만 더운 계절에 차갑게 마시는 것도 추천한다. 우엉 생산이 활발한 아오모리현 미사와시 시내의 일부 음식점의 경우 우엉차로 소주를 희석해 마시기도 한다.

미사와시에서 우엉차를 생산·판매하는 그로우쓰(Growth)는 2011년에 탄생한 젊은 회사이다. 도쿄 도내 의류 업계에서 종사하다 유턴해 농산물 가공에 참가한 스토 가쓰토시(須藤 勝利·41) 사장은 "규격외 비상품 우엉을 차로 가공해 농가의 소득 향상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며 설립 당시를 회상했다.

아오모리현의 2016년산 우엉 출하량은 4만5900t으로 일본 내 1위를 기록했으며 점유율은 39%에 이른다. 일본의 지방자치단체인 시정촌(市町村) 중 미사와시가 가장 많다. 수확물 중 일부는 너무 굵거나 길어 시장에 출하할 수 없는데 이것을 차로 가공해 전국에 판매하는 것이 그로우쓰의 사업 방안이다.

제조방법은 원료를 얇게 잘라 건조 후 볶는 것으로 매우 심플하지만 우엉 특유의 흙냄새를 얼마나 감소시키느냐에 따라 맛이 좌우된다고 한다. 총무부 리더인 다카무라 사토미(高村 里美·26) 씨는 "맛있게 만드는 제조법은 기업비밀이다. 다만 원료의 수분 함량과 계절에 따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로우쓰는 지난 2016년 전국 각지의 백화점과 인터넷 판매의 실적이 인정돼 나라 등에서 후원하는 '향토 명품 오브 더 이어'대회에서 지방창생상(일본 내 지방 살리기정책을 추진하는 정부 부처에서 내린 상)을 수상했다.

스토 사장은 "슈퍼에 진열해놓는 것만으로는 팔리지 않는다. 손님의 입장을 생각하고 상품의 매력을 직접 말로 전달하며 제품의 인지도를 높여 나가겠다"며 판로 확대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편 차를 우려내고 남은 우엉은 식물섬유가 풍부해 요리 재료로 밥이나 볶음, 찌개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하나의 제품을 두 번 맛볼 수 있는 우엉차 레시피는 그로우쓰의 인터넷 사이트(http://aomori-growth.com/)에서 자세히 소개된다. 하타케야마 하루히코



시장실 웰컴 드링크로 등장하는 '우엉차'
지역특산품 어필 목적… 의외성에 좋은 반응


일본은 손님을 맞이할 때 보통 녹차나 커피를 내온다. 하지만 아오모리현 미사와시의 시장실에서는 우엉차가 나온다.

'우엉차'.

일본 제일의 생산량을 자랑하는 특산품을 어필하고 음식의 매력을 발신하는 것이 목적이다. 의외성도 있어 방문객의 반응이 좋다고 한다.

시장실의 웰컴 드링크로 그로우쓰의 우엉차가 등장한 것은 2013년 2월부터다. 당시 총무과에 근무하고 있던 고이즈미 아쓰코(小泉 厚子) 산업정책과장은 "지역산 우엉을 원료로 하는 것 외에도 그로우쓰의 지역 사회에 대한 공헌이 높이 평가된 것이 이유"라고 말했다.

그로우쓰의 우엉차 제품.

그로우쓰는 청년과 여성, 장애인의 고용 창출, 판로 확대 및 인터넷 활용을 추진중이다. 그 노력이 평가돼 지역 사회 과제 해결에 적극적인 기업으로서 '도호쿠 뉴비지니스 대상, 소셜 엔트레프레너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고이즈미 씨는 "우엉차를 맛본 분들께 향기가 좋고 맛있다고 호평받고 있다"며 "건강에도 좋은 상품으로 해외에서도 판로가 확대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기대했다. 하타케야마 하루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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