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섭이네 식당의 대표 메뉴인 '문게 SET '는 돔베고기와 문어숙회, 문어덮밥이 한 세트로 푸짐하게 나온다.
돔베고기·문어숙회·문어덮밥 독특한 조합 '문게 세트'
고등어·아보카도 명란·돌문어 덮밥도 최고 인기 메뉴해물·채소 등 푸짐…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겨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동에는 이중섭이 잠시 머물었던 흔적이 남아있다. 이중섭 미술관과 이중섭 거리, 그리고 이중섭이 가족과 살았던 아주 작은 방까지. 그 인근에 독특한 덮밥집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식당이 있다. 이정락(55) 대표가 운영하는 '중섭이네 식당'이 바로 그곳이다.
중섭이네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종문씨(왼쪽)와 이정락 대표
가게 문을 연지 이제 100일 정도가 지났지만 벌써부터 단골손님이 생길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중섭이네 식당의 대표적인 메뉴는 문게 세트, 그리고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고등어덮밥과 아보카도 명란덮밥이다. 문게 세트는 돔베고기와 문어숙회, 문어덮밥이 한 세트로 푸짐하게 나온다. 삼합을 먹는 방식으로 묵은지를 맨 아래 깔고 돔베고기를 위에 덮고, 그 위에 얇게 썬 문어숙회를 양념에 찍은 뒤 청양고추와 함께 얹어 한 입에 쏙 넣으면 독특하고도 신선한 조합에 입안 가득 만족감이 배어 나온다. 홍어를 못 먹는 사람들을 위해 문어숙회를 얇게 썰어 내 놓는 문게 세트는 남녀노소 누구나 먹어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여기에 매콤한 문어덮밥이 곁들여져 나와 2명이 배를 채우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여성 손님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아보카도 명란덮밥(사진 왼쪽),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인기 메뉴 고등어덮밥.
나가사키 짬뽕처럼 흰 국물이 특징인 흑돼지해물라면.
하지만 이 대표는 "주메뉴보다 덮밥 종류가 더 인기가 많아서 오히려 곤란하다"고 말한다. 특히 이 대표는 "이중섭과 그 가족이 살았던 작은 집을 보면서, 어떻게 저 조그마한 방에 네 식구가 살 수 있었을까 생각하면서 덮밥 메뉴를 고민했다"면서 "관광객이나 손님들이 만원이 안 되는 부담 없는 가격으로 풍족하게 먹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덮밥종류의 요리를 내 놓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 큼직한 나무 그릇 안에 밥과 양배추 새싹, 상추 등 채소류를 가득 넣고 그 위에 고등어 한 마리를 통째로 얹었다. 이렇게 탄생한 요리가 고등어덮밥인데 지금은 가게를 대표하는 메뉴가 돼 버렸다. 고등어는 30시간 이상을 숙성시켜 비리지도 않고 겉은 바삭·고소한 데다가 속살은 촉촉해 맛도 맛이지만 입감부터가 일반 고등어구이 등과 다르다. 잘 구워진 간고등어를 따로 준비된 양념장에 찍어 밥과 함께 먹어도 좋고, 뼈를 발라낸 다음 밥·채소와 함께 비벼 먹어도 된다. 비리지도 달지도 않은 적절하게 간이 밴 고등어에 채소와 함께 먹는 밥은 웰빙식이자 건강식 중 하나다.
아보카도 명란덮밥은 아보카도와 명란의 특이한 조합으로 여성 손님들이 즐겨 찾는 요리다. 약간 심심할 수 있는 아보카도에 명란젓이 곁들여지면서 자연스레 간이 맞춰지고 반숙된 계란프라이와 김, 각종 채소들이 더해지면서 중섭이네 식당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덮밥이 완성됐다.
중섭이네 식당 외부 모습
이 대표는 "이중섭이 가난하게 살았던만큼 요리는 넉넉하게 드리고 싶다"면서 "모든 요리에 야채를 비롯해 고등어와 문어, 뿔소라 등 해물들까지 푸짐하게 내어 놓는다. 재료들도 대부분 국내·제주산으로 역시 인기 있는 돌문어덮밥과 문어해물라면도 푸짐한 해물에 문어가 통통하고 커서 문어 한 마리를 통째로 먹는 듯한 느낌이 든다.
또 중섭이네 식당의 모든 요리는 간이 강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손님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고, 아이들이 있는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서울 강남 등에서 35년 동안 요식업을 해왔다는 이 대표는 바쁜 와중에도 새로운 메뉴 개발에 손을 놓지 않는다. 최근에는 흑돼지해물라면과 흑돼지덮밥을 새 메뉴로 내놓았다. 흑돼지해물라면은 맵지 않고 하얀 국물로 된 라면으로 나가사키 짬뽕과 비슷하면서도 홍합과 딱새우 등 푸짐한 해물에 흑돼지고기가 얹어져 있다. 흑돼지덮밥은 제주산 흑돼지와 채소류가 곁들여져 아이들이 먹기에 좋은 메뉴다.
이 대표는 "화가 이중섭이 제주 서귀포에서 머문 기간은 짧았지만 그 시절을 가장 행복해했다고 알고 있다"면서 "가게에 손님들이 와서 부담 없는 가격과 맛으로 배를 채우고 만족해하며 돌아가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중섭이네 식당은 오전 10시 오픈, 특별한 일이 없으면 쉬는 날 없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