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더 나은 세상 위해 타인 이해하는 나침반

[책세상] 더 나은 세상 위해 타인 이해하는 나침반
엘리자베스 A 시걸의 '사회적 공감'
  • 입력 : 2019. 09.06(금) 0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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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주립대 교수인 저자는 인지신경과학에 기초해 개념화한 '사회적 공감'이라는 내용을 중심으로 '공감'에 관한 폭넓은 이해를 제공한다. 사회적 공감은 타인의 감정과 행동을 읽고 이해하는 개인적 능력, 인간의 행동이 일어나는 상황과 역사, 다른 사회집단의 경험을 혼합한다. 이 책 '사회적 공감'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사회적 공감을 타인을 이해하는 나침반으로 제시한다.

저자는 공감을 개인적 공감과 사회적 공감 모두를 포함하는 폭넓고 중요한 개념이라고 정의한다. 개인적 공감은 대중적 차원이나 매체에서 흔히 사용되는 개념이며, 사회적 공감은 개인적 공감에 토대를 두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세상을 보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저자는 사회적 공감을 하려면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우리와 외모가 다르고, 우리 주변에 살지 않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의 입장에 서야 한다.

공감은 특히 다른 사람의 삶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권력자에게 영향을 미쳐 유익한 정책을 시행하게 만든다. 1930년대 대공황 시기에 루즈벨트 대통령 내각의 일원이던 프란시스 퍼킨스는 많은 노동개혁을 이끌며 사회보장법을 만들고 아동노동 금지조항이 포함된 공정근로기준법도 통과시켰다. 특권층 가정에서 자랐지만 대학시절 공장에서 여성과 아동의 노동조건을 직접 목격한 경험을 통해 공감적인 시각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반면 인종, 외집단, 아웃사이더 같은 타자성에 대한 언급은 자기 집단을 결속시키는 수단이지만 이런 타자성에는 외부집단에 대한 악마화를 수반한다. 이는 '우리 대 그들'의 사고방식을 만들고, 우리가 단결해 그들과 싸워 물리쳐야 생존할 수 있다고 믿게 만든다. 지난해 예멘 난민들이 제주에 밀려들었을 때 사회에 퍼진 흉흉한 소문들을 떠올리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저자는 강한 공감 능력을 발전시키면 다른 사람과 집단을 보는 방식이 바뀌고 서로 교류하는 방식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엘리자베스 A 시걸 지음, 안종희 옮김. 생각이음.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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