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주 세계환경수도 가는 길] (12) 지하수-싱가포르에서 배운다 ③ 하수·폐수 이용 실태

[2020 제주 세계환경수도 가는 길] (12) 지하수-싱가포르에서 배운다 ③ 하수·폐수 이용 실태
하수 고도처리해 식수로 이용… ‘뉴워터 플랜’ 주목
  • 입력 : 2019. 11.27(수)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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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독 뉴워터 팩토리 비지터센터. 고대로기자

베독·크란지· 울루판단· 창이 등 5개 뉴워터공장 운영
싱가포르 전체 물수요 30% 충족… 2060년까지 55% 예상
주롱 새공원 등 시내공원 생활하수 자체 정화해 재이용
기준치 초과 오염된 하수 바다로 방류하는 제주와 대조


싱가포르 정부는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수자원 공급을 위해 하수를 재처리해 식수(뉴워터(NEWater)로 공급하고 있다. 뉴워터란 '하수가 마실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한 물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새로 태어난 물'이라는 뜻이다.

건물 주변은 잔디밭과 분수대가 조성돼 있고 대형 연못에는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뉴워터 생산을 위해 베독, 크란지, 울루판단, 창이 등에 5개의 뉴워터공장을 설립했다. 현재 5개의 뉴워터공장에서는 약 22만8000㎥의 물을 생산해 싱가포르 전체 물수요의 30%를 충당하고 있다. 오는 2060년까지 물 수요의 절반 이상을 뉴워터로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 10월 방문한 베독 뉴워터공장은 싱가포르에서 하수 재처리수인 뉴워터가 처음 생산된 곳이다. 이곳은 방문객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공장으로 유입된 하수가 각 공정을 거쳐 뉴워터로 탄생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학습센터와 다양한 식물원, 인공 생태호수를 조성해 자연자원인 물의 소중한 가치를 홍보하고 있다.

샤샤 베독 뉴워터 방문객센터 안내원은 "싱가포르 전역에는 지하 10m 깊이로 48㎞에 달하는 분류식 하수관거 시스템이 설치돼 있어 가정이나 공장, 산업시설 등에서 나온 하·폐수를 지하하수터널(DTSS)을 통해 전국 7개의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독뉴워터방문객센터 내부.

▶뉴워터 생산 공정=하수처리장으로 들어온 하수는 울트라 여과막(UF)을 이용한 초미세 여과→역삼투압(RO)→자외선(UV) 소독 등 다중여과법(multi-barrier approach)을 거쳐 뉴워터공장에서 새로운 물로 탄생하고 있다.

샤샤 안내원은 "2001년 12월부터 이 방법을 적용하고 있는데 울트라 여과막이 효율적으로 소량 화학적 오염물질과 콜로이드 같은 고형물질을 제거한다. RO시스템에 적합한 SDI가 3이하로 전처리돼 RO공정을 거친다. 이는 물만 통과시키고 다른 고체 성분은 통과하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 부분에서 더 작은 구멍을 갖춘 막이 물을 밀고, 결과적으로 기술적인 정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처리된 물은 재차 안전을 위해 자외선 처리를 거친다"고 설명했다.

센터에 대해 설명하는 샤샤 안내원.

베독 뉴워터공장의 하수 재이용 시설의 1일 처리용량은 4만2800㎥이다. 현재 생산원가는 1㎥(톤)당 50센트(약 550원), 공급가격은 싱가포르 달러로 1달러 15센트(약 1050원)이다.

현재 고도처리된 물 가운데 10%는 음용수 등 생활용수로, 70%는 반도체나 LCD 제조와 같은 초순수 공정 등에 필요한 산업용수로, 20%는 상업지역 냉각용수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주롱 새공원(Jurong Bird Park) 등 시내에 위치한 공원 등에서는 생활하수를 자체 정화해 재이용하고 있다.

베독 뉴워터공장은 싱가포르는 물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인접 나라 초·중·고등학생들에게 대표적인 견학 장소로 인기가 높다.

하수 재처리수를 먹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 해소법에 대해 샤샤 안내원은 "뉴워터가 싱가포르 국민들에게 처음 선보인 것은 2002년 건국기념일(8월 9일)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구입해 마시는 페트(PET)병에 하수를 고도처리해 재탄생한 물인 뉴워터를 넣어 기념식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당시 고촉통 전 총리를 비롯해 정부 각료들이 나서서 마시는 모습을 보여 국민들이 스스로 수질에 대해 평가할 수 있게 했다"며 "아직까지 페트병에 넣은 뉴워터가 일반 시민들에게 판매되고 있지는 않지만 싱가포르 정부는 25개의 각기 다른 라벨을 이용한 디자인으로 제조해 각종 행사시 나눠주는 등 국민들에게 친근감을 심어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수 정수 처리 시스템.

베독 뉴워터공장 방문객센터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인접 나라 초·중·고등학생들의 대표적인 견학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샤샤 안내원은 "하수처리수 재이용과 수돗물 정수방법을 보고 배우기 위해 일주일에 2500∼3000명이 이곳을 다녀간다. 그만큼 이 곳에는 교육시스템이 완벽하게 구축돼 있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은 방문객들이 줄을 설 정도"라고 했다.

제주도는 하수를 정화해 농업용수로 공급하고 있으나 도민들이 외면하면서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도내 일부 하수처리장에서 는 방류 기준치를 초과한 오염된 하수를 바다로 방류해 제주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

뉴워터의 모습.

제주도는 물 재이용 촉진을 위해 '물의 재이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빗물, 하수처리수 재이용을 의무화 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로 물 낭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제주지하수의 오염과 물 관리를 위해서는 싱가포르 '뉴워터 플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대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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