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소재 코미디에 실화 정치 드라마까지온 가족 동심의 세계 이끌 애니메이션도
'설 명절 특수'를 맞아 극장가가 뜨겁다. 한국영화 3편이 지난 22일 동시에 개봉했다. 코믹 액션부터 묵직한 정치 이야기까지, '상차림'이 풍성하다. 다양한 맛의 영화가 차려지면서 설 연휴 모처럼의 영화관 나들이가 반갑다.
▶코미디 대세… 실화 바탕 정치 드라마도=설 명절, 스크린은 웃음을 더했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코미디 영화가 단연 대세다. 설정부터 익살스런 영화들이 관객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어느 날, 동물들의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 영화 '미스터 주: 사라진 VIP'는 상상에서나 가능할 법한 이야기를 펼친다.
영화 '미스터 주'
VIP 경호를 맡던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태주'(이성민)가 갑작스런 사고 이후 동물의 말을 듣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른 바 '사람과 동물의 합동수사'. 사라진 VIP를 찾아나선 태주와 입만 산 군견 알리의 팀플레이가 신선한 재미와 감동으로 다가간다. 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동물 연기를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신하균이 군견 알리 역을 맡고 이선균, 김수미, 유인나, 이순재 등이 목소리로 관객을 만난다.
이보다 일찍인 지난 15일 개봉한 영화 '해치지않아'도 동물을 소재로 한 코미디다.
영화 '해치지않아'
망하기 직전인 동물원 원장을 맡게 된 변호사 '태수'(안재홍)와 팔려간 동물 대신 탈을 쓰고 동물로 위장 근무하게 된 직원들의 기상천외한 미션을 그렸다. '동물이 된 사람들'이 건네는 따뜻한 웃음은 벌써 입소문을 타고 설 연휴 흥행 경쟁에 불을 지폈다. 배우 강소라, 박영규, 김성오 등이 함께 출연했다.
영화 '히트맨'은 코믹에 액션까지 무장했다. 전설의 암살요원 '준'(권상우)이 웹툰작가가 된다는 설정부터 웃음을 자아낸다. 연재하는 작품마다 악플만 받던 준은 술김에 1급 기밀을 그리고 하루아침에 초대박 웹툰 작가가 된다. 하지만 그로 인해 국정원과 테러리스트의 타깃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유쾌한 웃음에 액션을 버무렸다. "어떻게 하면 더 웃길까"를 고민했다는 감독의 말처럼 액션의 무게감을 덜고 반전 재미를 더했다. 국정원 악마교관 '덕규'로 변신한 정준호와 준의 덕후 막내 암살요원 '철'을 맡은 이이경, 준의 든든한 아내 미나를 연기하는 황우슬혜 등 배우들의 '케미'도 눈여겨볼 만하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
두 영화가 웃음으로 관객에게 다가선다면 '남산의 부장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묵직한 이야기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영화는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암살 당하기 직전으로 시계를 돌려놓는다. 그 위에서 당시 청와대와 중앙정보부, 육군 본부에 몸담았던 인물들의 얽히고 설킨 관계와 심리를 담담히 좇는다. '제2의 권력자'로 불리던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을 중심으로 충성·반대 세력이 뒤섞이고, 그날의 총성이 울리기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시대 한 가운데로 관객을 초대한다. 이병헌에 곽도원, 이희준, 이성민, 김소진 등이 저마다 캐릭터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힘을 실는다.
▶아이와 함께 동심의 세계로=어린이 관객을 위한 애니메이션도 풍성하다. 설 연휴, 아이와 극장을 찾은 부모에게도 친숙한 동화가 영화로 선보이며 동심을 선사한다.
'오즈의 마법사: 요술구두와 말하는 책'은 널리 알려진 명작 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새롭게 깨웠다. 왕이 되기 위해 사악한 계획을 세우고 에메랄드 시티를 위험에 빠뜨리는 악당 '어핀'에 맞서기 위해 환상의 세계로 떠나는 도로시와 친구들의 얘기다. 도로시의 든든한 지원군인 '양철나무꾼'과 '겁쟁이 사자', '허수아비'가 힘을 합쳐 수많은 함정을 통과하는 과정은 모험심을 불러일으킨다.
애니메이션에도 액션이 펼쳐진다. 영화 '스파이 지니어스'다. 잘나가는 슈퍼 스파이 '랜스'가 엉뚱한 천재 '월터'가 실험 중인 의문의 액체를 마시고 한순간에 '새'가 되면서 벌어지는 일이 담겼다. 혼자서 세상을 구할 수 없는 '새'가 된 스파이와 힘을 합치면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믿는 새가슴 지니어스 월터의 극한 팀플레이가 새로운 스파이 액션을 선보인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 윌 스미스가 랜스, 톰 홀랜드가 월터를 맡아 목소리로 열연한다. 이들의 목소리로 살아 움직이는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를 지켜보는 것도 유쾌하다. 김지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