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주 문화계 결산] (1)문화정책

[2020 제주 문화계 결산] (1)문화정책
코로나에 제주 예술인 복지 제도 허점 노출
  • 입력 : 2020. 12.15(화)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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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문화예술 종합포털 '제주인놀다'에서 '제주 온라인 문화예술 콘텐츠'로 링크한 제주빌레앙상블의 이미지음악극 '스페이스 크루즈'.

예술인 복지 조례 제정에도
실태조사·증진계획은 허술
문예재단 행보 소극적 여론
현장과 괴리 코로나 추경도
온라인 플랫폼 정비 필요성


코로나19가 밀어닥친 2020 제주 문화계를 돌아본다. 문화정책, 문학·출판, 미술, 공연, 문화시설 순으로 5회에 걸쳐 다룰 예정이다.



제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시기는 지난 2월 21일이다. 제주 문화예술계는 국내 확진자가 보고된 이후부터 이미 긴장된 분위기였다. 공공 공연장인 문예회관 행사 일정이 1월말부터 변경된 것을 시작으로 행사 연기, 취소가 잇따랐다. 어느 곳보다 먼저 감염병의 여파가 드리웠다.

초반 제주도 문화행정의 대응은 소극적인 편이었다. 지난 4월말 제주도가 코로나 장기화를 전제로 상반기 문화예술 피해액을 14억원 규모로 잡아놓고도 후속책은 더뎠다. 문화예술계를 지원하는 통로인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코로나 대책도 한발 늦은 모습이었다.

▶기부금 활용 문화예술 긴급지원금=하반기 문화예술 분야 예산을 삭감하며 문화예술단체의 반발을 불렀던 제주도는 '코로나 추경'으로 국비가 투입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포함 21억원을 확보했다. 문화예술인의 창작활동과 문화예술교육, 창작공간 대관료 지원 등을 위해서다. 지난달에는 제주도개발공사가 코로나19 위기극복 특별 기부금으로 제주도에 전달한 200억원 중 10억원을 떼어내 문화예술분야에 재난긴급생활지원금으로 쓴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하지만 제주문화예술재단이 공모한 예술창작활동 영상 콘텐츠 제작 사업비의 지원 대상을 놓고 논란이 이는 등 코로나 추경 사용 과정에 문화 현장의 위기 상황과 동떨어진 행보를 보였다.

코로나 사태는 제주 지역 예술인 복지 정책의 허점도 드러냈다. 일찍이 지원 제도는 갖췄지만 그것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014년 제정된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예술인 복지 증진에 관한 조례에 나온 제주 예술인 실태조사와 문화예술인 복지 증진계획은 허술했고, 제주예술인복지지원센터 추진은 구호였다. 뒤늦게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새해 예산에 예술인복지 분야를 증액했지만 그 규모가 미미하다.

▶민간에서 소매 걷은 창작활동 지원=제주문화예술재단은 코로나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다른 지역 기초·광역문화재단이 소액다건으로 현장 공모 지원에 나서고 예술활동증명 민원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비예산 사업을 적극적으로 시행한 것과 차이가 난다. 제주 지역은 하반기 들어서야 코로나 관련 문화예술 공모 사업이 시동을 걸면서 때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였다.

도내 문화예술법인 바즈라사회적협동조합이 지난 6월 SNS 홍보로 도민 후원금을 모은 뒤 지역 예술인에게 창작활동비를 지원한 점은 절차부터 따지는 문화행정을 돌아보게 했다. 바즈라사회적협동조합은 당시 100여 명이 보낸 후원금으로 38명의 제주 예술인에게 예술활동증명 등 별도의 자격을 묻지 않고 50만원씩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가 제주문화예술재단에 위탁해 운영하는 '제주인놀다'를 확대 개편하는 등 '제주형 온라인 문화예술 플랫폼' 구축도 과제로 제기됐다. 코로나 시대에 제주 문화예술 관련 영상 콘텐츠 등을 집적해 사용자 편의에 맞게 탑재하고 공유하며 제주 문화예술의 오늘을 알릴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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