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절 운영행태 도민 공분
관리감독·감사 강화 더불어
윤리경영·조직문화 쇄신을
최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의 부적절한 운영행태가 도민 사회의 공분을 샀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는 지난 5년간 700건(100억여원)을 쪼개기 수법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장의 결재만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만든 독소조항 계약규정을 이용해 예산을 부적절하게 집행해 왔다. 또한 사무실 내 공용공간 사적 이용,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 지시, 근태조작, 직급(직책) 대외직명에 대한 불명확성, 인사 형평성 등에 대한 논란 등 이루 나열할 수 없는 부정행위도 드러났다. 그동안 제주도정의 관리감독과 감사위원회 종합감사가 얼마나 허술했는지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는 주민복리증진사업과 지역주민의 소득증대, 지역경제 발전과 지역개발 활성화 촉진 사업을 전문적·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출자출연을 하고 있다.
지방공공기관통합공시에 최근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도내 출자출연기관 수는 13개로 17개 시도 중 16번째다. 13개 기관의 임직원 현황을 살펴보면 2018년 996명에서 2020년 1176명으로 최근 2년 사이 180명, 18% 증가했고 전국 12위 수준이다. 총 인건비의 경우 2018년 418억230만원에서 2020년 560억7910만원으로 2년 사이 142억7680만원, 34.2% 급증해 전국 12위이고, 기관장의 연봉도 평균 1억1600만원으로 17개 시도 중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도내 출자출연기관은 수에 비해 갈수록 비대해지고 비리와 연루된 도덕적 해이 상태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컨설팅 전문 기업인 매킨지(Mckinsey)가 제시한 조직효과성 분석 모델 7S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7S는 리더십 스타일(style), 관리기술(skill), 전략(strategy), 구조(structure), 제도와 절차(system), 구성원(staff), 공유가치(shared value) 등 조직문화의 구성요소를 말한다. 이는 조직의 신뢰관계 속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경영에서의 모든 것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도내 출자출연기관들의 존재이유와 고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도민 눈높이에 맞는 성숙한 윤리경영과 더불어, 평등하고 긍정적인 조직문화가 요구되는 것이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의 경우 윤리경영과 조직문화의 부재가 이번 사태를 일으킨 근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지난 5년간 역임했던 전직 사장들의 도의회 출석요구 거절은, 책임성 결여의 태도로 그동안 방만하고 오만한 경영이 자행됐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관리감독에 소홀했던 제주도정과 감사위원회는 책임 있는 자세로 도내 출자출연기관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철저하고 지속적인 관리감독에 임해야 할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역시 출자출연기관 운영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며 균형 있는 제주사회를 만들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박원철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