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제주 바다와 숲 거닐며 자연의 이미지 재해석

수년간 제주 바다와 숲 거닐며 자연의 이미지 재해석
민병훈 영화감독 미디어아트 개인전 '영원과 하루'
22일~3월19일 청담동 아이프·호리 스페이스 갤러리
  • 입력 : 2022. 02.22(화) 16:56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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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과 하루. 2022

영화 '포도나무를 베어라', '터치', '사랑이 이긴다' 등을 연출한 민병훈 감독이 서울 청담동 아이프와 호리 스페이스 갤러리에서 미디어 아트로 전시 개인전을 갖는다. 22일부터 3월 19일까지 열리는 '영원과 하루' 전시는 영화감독에서 미디어 아티스트로 변모하는 민병훈 감독의 신작 '안개처럼 사라지리라'를 포함 19편의 미디어 영상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의 주제이자 제목인 '영원과 하루'는 민병훈 감독이 수년간 제주에서 바다와 숲을 거닐며 자연의 이미지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현대인의 공동체와의 단절로 외로움과 고통을 겪는 분들에게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영원과 하루' 전에 뚜렷하게 감지되는 특징 중 하나는 단순한 일상의 표면에 밀착하는 연출과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시간적 사건들이다. '이터널리'(2022), '기억의 땅'(2022)과 같은 미디어 작품들은 평범한 자연의 느슨한 시간을 그리며, 그 안에서 어떤 풍경이 반복되는지, 또는 자연의 내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자세히 관찰하는 쪽을 택한다. 이는 언뜻 단순하고 지루한 작업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 자연의 생생한 모습이 지독하게 외로운 몸짓으로 바다와 숲속 등에서 유영할 때 우리는 현실을 관찰하는 카메라의 역량을 다시 한번 질문할 수 있다.



민 감독은 카메라 렌즈의 객관적 기록을 바탕에 둔 채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압축과 이미지' 행위를 적극 활용 한다. 이번 작품 중 '삶이 흐르는 곳에서'(2022), '침묵의 시간'(2022), '시간의 집'(2022) 등에서 뚜렷이 확인할 수 있는 이런 연출은 이미지의 강렬한 존재감과 함께 영상적 의미가 특정 프레임 안에 고정되는 걸 차단하며 잊기 힘든 순간을 만들어 낸다.

민 감독은 "제주에서 바다와 숲, 태풍을 만났고 그 과정을 거쳐 새로운 영화적 생명을 얻고 있는 중이다. 그 과정 속에서 태어난 작품이 이번 미디어 작품인데 도시에서 전시하는 것이 자연의 위대함을 만나게 할 수 있는 중요한 가치이면서 동시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전시 소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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