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의 한라칼럼]지구와 우리 아이들을 위한 채식

[김동철의 한라칼럼]지구와 우리 아이들을 위한 채식
  • 입력 : 2022. 03.08(화)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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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도 드디어 '채식급식조례'가 제정이 됐다. 지난 2월 17일 정민구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학교 채식급식 활성화에 관한 조례'가 제주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지난해 3월11일 '기후위기 대응, 채식급식 지원 조례 제·개정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출범한 지 1년 만이라고 한다. 타시도에 비해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이러한 조례가 제정된 것에 대해 환영하는 바이다. 기후위기의 시대에 채식은 선택 사항이 아닌 반드시 해야만 하는 꼭 필요한 일이다.

일각에서 채식 급식에 대한 우려도 있다. 채식 자체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입시로 인한 경쟁적인 교육환경에서 아침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점심이라도 균형있는 식단을 제공해야 한다는 합리적인 걱정도 있다. 하지만 요즘은 영양부족보단 영양과잉으로 인한 학생들의 비만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라는 점에서 이것 역시도 지나친 걱정이라는 생각도 든다.

흔히들 생각하는 것처럼 채식은 동물의 생명권, 건강권 등 동물 권리를 위해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채식의 문제는 당장 나와 우리 아이들의 미래 생존권과 관련이 된 문제이다. 온실가스와 관련된 연구에 따르면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6%는 식품의 생산, 가공, 운송, 판매의 과정에서 만들어지고 그중 30%가 소와 양같은 육류의 방구와 트림으로 배출되는 메탄가스 등이 차지한다고 한다.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은 고기를 먹으면서 전세계 육류 생산량은 1961년 약 7000만t에서 2018년 3억4000만t으로 4.5배 증가한 사실에 비추어 본다면 육식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기후위기로 말미암아 코로나 펜데믹 기간에도 지구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생겨나고 있다. 1000년에 한번 꼴로 일어났던 기상 이변들이 그 빈도수를 높여가며 더욱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일들은 앞으로 더욱 빈번하게 생겨날 것이고 먼 미래의 모습이 아닌 당장 우리의 삶을 위협할 것이다. 그렇기에 채식은 우리의 현재의 삶과 미래의 삶을 위해서 꼭 해야만 하는 일이다.

이미 독일, 네덜란드와 같은 서구 선진국에서는 채식이 주된 식단으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독일에서는 육류제품에 대한 세금을 인상하는 법안이 논의 중이고 네덜란드에서는 교육부 행사에서 채식이 기본식단으로 제공된다고 한다. 또한 전세계 40여개 국가에서 ‘고기없는 월요일’ 캠페인을 전개해 나간다고 한다.

기후 위기로 인류의 재앙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한다. 지구를 위해, 미래의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 일주일에 한 끼 정도 채식을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번 조례를 계기로 제주에서도 기후위기 시대에 본격적인 삶을 살아갈 우리 학생들에게 채식과 지구를 생각하는 식습관이 함께 교육되길 기대해본다. <김동철 제주인화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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