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에서 이 한 권의 책을] (11)두 번째 지구는 없다

[북클럽에서 이 한 권의 책을] (11)두 번째 지구는 없다
“지구가 건강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어요”
  • 입력 : 2022. 03.31(목) 00:00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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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부터 친환경 출판으로
“지구를 지켜야” 간절한 외침
우리 목숨이 환경 위기에 달려
투표·소비 등 직접적 행동 필요
남의 일 아닌 곧 내게 닥칠 일




방송계의 대표적인 '언어 천재', '뇌섹남'으로 통하는 타일러 라쉬의 첫 단독 도서이다. 이 책을 통해 작가는 자연과 단절된 현대인을 '빅박스스토어'에 갇힌 채 일평생을 살아온 사람에 비유한다. 인공 시설과 인간이 만든 시스템이 단단하고 영구적인 것처럼 여기며, 인간이 자연 일부이며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외면한다고 지적한다.

자연과 인간 존재를 연결하는 성찰과 환경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작가는 이 책의 디자인과 제작에 깊이 참여해 친환경 출판에 힘을 실었다. '두 번째 지구는 없다'라는 저자의 뜻을 반영하여 엄격한 친환경 인증인 FSC 마크를 획득하고, 친환경 콩기름 잉크로 인쇄했다. 또 환경 부담을 덜기 위해 잉크 사용을 최소화한 파격적인 디자인을 적용했다.

<타일러 라쉬 저,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





▶대담자

▷안재홍: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위원

▷이복영: 남원북클럽 '책익는마을' 독서회 회장

안재홍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위원이 이복영(오른쪽) 남원북클럽 '책익는마을' 독서회 회장과 독서 대담을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안재홍(이하 안): 기후 위기 해결은 이 책의 저자인 타일러의 오랜 꿈으로, 환경은 그가 오랫동안 품어온 화두다. 그는 2016년부터 WWF(세계자연기금)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알려왔다. 평소 기후 위기에 관심이 있었는지?

▷이복영(이하 이): 그저 뉴스를 통해 지구 온난화를 알고 있었지, 큰 관심은 없었다.



▷안: 지구를 지켜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타일러는 지나친 듯 보이지만 목숨 걸고 지구를 지켜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너무 당연하지만, 우리 목숨이 환경위기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환경 문제는 이미 우리에게 닥친 현실적인 문제라 생각한다.



▷안: 우선 책을 처음 접한 인상은 어떠했나?

▷이: 한마디로 볼품없는 책이라 생각했다. 너무 신경을 쓰지 않고 대충 만든 책으로 보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환경을 위해 친환경 콩기름 잉크, 재생지(FSC 인증 종이), 띠지 생략, 잉크 사용 최소화, 종이 손실이 덜한 판형 선택 등의 노력이 숨겨져 있었다. 보자마자 볼품없다고 속단한 자신이 부끄러웠다.



▷안: 이 책을 읽고 얻은 게 있다면?

▷이: 예전 생물 시간에 배운 먹이사슬에서, 제일 아래 무기물이 있고 그 위에 식물, 초식동물, 육식동물, 그리고 맨 위에 인간. 제 지식은 이런 수직적 관계의 먹이 피라미드였다. 이러한 이해와 사고방식이 내 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인간이 최상위 포식자이기도 하지만 인간도 역시 자연 생태계 일부이고, 모든 개체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이해와 성찰이 생겼다. 단순히 피라미드 먹이사슬이 아니라 원 모양의 순환 먹이사슬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안: 사람들이 기후 위기라고 하지만 정작 자신의 문제는 아니라고 여긴다. 왜 그런가?

▷이: 좀 단순하지만 우선 먹고 살기에도 바쁘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여유가 없다. 또 '먼 미래의 일일 것이다. 내가 사는 생애에는 아무 일 없을 것이다.'라고 여긴다. 그 외에도 '직접적으로 손해 보는 것은 없다. 오히려 무시하고 사는 것이 편하고 이득이 된다. 나 혼자 애써서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등등 나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여기는 데서 오는 것 같다.



▷안: 그럼 좀 더 구체적으로 지구가 파산지경에 이르고 있고 환경위기라고 하는 데 어떤 증거가 있나?

▷이: IPCC(정부 간 기후변화 협의체 UN 산하 국제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2050년에는 해수면 상승으로 약 3억 명이 사는 지역이 침수 예정지로 보고 있다. 미국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 연구진은 AI를 활용, 오류를 줄인 방식으로 예측한 결과 해수면 상승의 영향을 받는 지역이 기존 예측보다 3배가 더 넓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해수면 상승뿐 아니라 수온의 상승으로 태풍, 폭우에 의한 피해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안: 눈에 띄는 주장은 무엇인가?

▷이: 지구는 여러 차원에서 생산력이 있다. 지금은 한 해 동안 지구가 생산할 수 있는 자원의 양보다 훨씬 많이 소비하고 있다. 그 수치가 약 1.75배인데 소득보다 소비가 많은 형태이기에 결국 파산으로 가고 있다. 이 밖에 지구 온도상승, 코로나19 출현, 기후변화의 강력한 주범인 온실가스와 탄소 배출량이 점점 늘어나는 것도 큰 문제다.



▷안: 그렇다면 타일러가 제안하는 실천 방안은 무엇인가?

▷이: 아주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행동 지침이 있다. 기후 위기를 중요정책으로 여기는 후보에게 투표하고, 또 물건을 살 때 현명한 소비가 필요하다. 일종의 소비권이라고 하는데, 친환경 물건을 선택적으로 구매한다. 그리고 기업, 정부, 입안권자에게 요구한다. 친환경 물건을 생산하고, 포장을 줄이고, 정부는 법과 제도를 속히 개선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적극적 행동들은 다른 이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마지막으로 고소 고발을 통해 판례를 만들고, 법을 입안하는 사법적 대응을 하는 것이다.



▷안: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기후 위기와 지구파괴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3장에 보면 '어떻게 파산을 면할 것인가'로 말하고 있는데 마치 금융파산을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 지구 파산은 결국 우리 모두의 파산을 뜻한다.



▷안: 너무 우울한 내용만 있는 건 아닌가?

▷이: 아니다. 버몬트 예를 들어 설명하는데,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꾸는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얘기하고 우리가 '지구를 위해 실천해야 할 10가지'도 꼼꼼히 설명한다.



▷안: 타일러 라쉬의 목소리를 빌어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 "기후 위기는 남의 일이 아니라 곧 내게 닥칠 일이다. 현실을 직시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것을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우리의 요구와 행동밖에는 없다."



▷안: 나에게 책이란

▷이: 너무 뻔하지만, 길이고 스승이고 행복이라고 말하고 싶다.



▷안: 지금 북클럽은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

▷이: 지난 2년간 코로나로 인해 정기 모임이 어려운 상황이다. 원래는 월 2회, 2주에 한 번 모여 책 1권을 읽고 독서토론을 했다. 그동안 온라인 모임도 진행하고 간간이 몇몇 회원끼리 소모임도 했다. 이제 코로나 상황이 좋아지고 있으니 본격적으로 모임을 시작하려 한다.





남원북클럽 ‘책익은마을’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책 속에 행복의 길이 있습니다. 책을 읽으니 마음이 익어가고 마음이 익어가면 행복의 열매도 익어갑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모임입니다. 연락처 010-3211-7138.

<정리=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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