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마을-참여와 자치의 기록] (7)마을 자원을 경쟁력으로

[제주 마을-참여와 자치의 기록] (7)마을 자원을 경쟁력으로
제주 마을 기반 공동체 강화·일자리 창출 얼마나
마을만들기류 사업의 확장성·시설 활용 정도 살펴야
41곳 지정된 마을기업 지역과 동반 성장 기회 확대를
  • 입력 : 2022. 07.06(수) 18:17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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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조천읍 와흘리의 와흘메밀마을 체험힐링센터. 와흘리는 올해 행복농촌 만들기 제주 예선 최우수마을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한라일보] 지난 봄날 들녘을 뒤덮었던 하이얀 메밀꽃은 잠시 숨을 죽이고 있었다. 메밀은 이모작이 가능한 작물이어서 10월이 되면 지난 5월에 연출됐던 장관이 다시 그곳에 펼쳐질 것이다. 제주시 조천읍의 중산간 마을인 와흘리의 '와흘메밀마을 체험힐링센터'. 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되면서 2019년 하반기부터 가동 중인 체험힐링센터는 마을목장 부지에 조성됐다. 메밀꽃 필 무렵이 되면 하루 500명 정도의 방문객이 찾는다. 지금은 귀촌 희망자를 대상으로 '농촌에서 미리 살아보기' 장소로 이용되고 있었다.

인적, 물적 자원을 기반으로 다음 세대에 물려줄 마을을 가꾸려는 작업들이 있다. 공동체를 강화하려는 마을만들기, 소득과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둔 마을기업이 그런 예다.

와흘리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해 주민 주도 마을만들기 성과를 공유하는 행복농촌 만들기(행복마을 만들기) 콘테스트 제주도 예선과 전국 본선에 몇 차례 참가한 이력이 있다. 2015년(2회), 2019년(6회)에는 본선에서 입선했다. 올해는 소득·체험 분야에서 최우수마을로 뽑혀 성읍1리(문화·복지 분야), 오조리(경관·환경 분야)와 함께 전국 무대로 향한다.

체험힐링센터 운영을 맡은 곳은 와흘메밀마을협의회로 주민 80명이 참여해 출범한 조직이다. 숙박비 등으로 발생하는 이익금은 마을발전기금으로 활용하는 등 공동체 화합에 무게를 두고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마을기업은 지역자원을 이용한 수익 사업에 방점을 찍는다. 행정안전부의 마을기업으로 지정되면 3차년도까지 총 1억원의 사업비(보조금의 20% 이상은 자부담)가 지원된다. 공동체가 주도하고 출자해 기업을 설립하는 등 공동체성, 공공성, 지역성과 함께 기업성이 주요 지정 요건 중 하나다. 정부 보조금이 종료된 후에도 자립 운영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 6월 현재 제주지역 마을기업은 41개소(제주시 20, 서귀포시 21)로 나타났다. 가장 오래된 마을기업은 지정된 지 12년이 넘었다. 업종별로는 농산물·전통식품이 32개소로 가장 많고 관광체험 8개소, 의류재활용 1개소다.

읍·면·동 마을에 주소지를 두고 지역주민이 일정 비율 이상 참여하는 등 말 그대로 마을기업이지만 업체에 따라 지역주민 주도, 지역 사회 공헌, 상생 정도가 차이를 보인다. 마을기업 출자자의 고령화로 인한 운영의 어려움으로 지정이 취소되는 사례도 있다. 청년 인구 유입 등 청년 마을기업 육성도 또 다른 과제다.

정부정책으로 시작돼 지역의 유·무형 자원을 밑거름으로 꾸려온 마을만들기, 마을기업은 지속성이 관건이다. 그동안 마을만들기류 사업으로 곳곳에 세워졌던 시설 중에 가동을 멈춘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행복농촌 만들기 콘테스트'에 입상했던 마을들이 해당 분야에서 확장성을 보이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마을기업의 경우엔 마을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돼야 할 것이다. 마을 리더를 넘어 주민들의 이해와 관심 속에 얼마나 신뢰감을 쌓으며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 들여다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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