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검정 교과서에 제주4·3 … 내년 전국 4·3 수업 확대 기대

초등 검정 교과서에 제주4·3 … 내년 전국 4·3 수업 확대 기대
5학년 사회과 전시본 11종 중 4종에 1쪽~3분의 1쪽으로 다뤄
4·3평화공원 조형물·북촌리 유적 사진 등 활용 사건 개요 등 소개
전교조제주지부 "서술 분량 부족… 국가수준교육과정 4·3 포함돼야"
  • 입력 : 2022. 09.27(화) 13:19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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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출판사 교과서의 4·3서술 내용(왼쪽). 제주4·3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전승의 문제 등을 담았다. 오른쪽은 금성출판사의 4·3서술 내용. 4·3의 발발과 진행 과정, 특별법을 통한 현재의 모습, 백비로 본 정명의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사진=전교조제주지부

[한라일보]내년 일부 출판사에서 발행되는 초등 사회과 교과서에 제주 4·3이 서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 사회과 교과서는 2021년 검정 체제로 전면 개편됐는데 이번에 처음 4·3에 대한 서술이 교과서에 등장하는 것이다.

이는 전교조제주지부가 한국사로 구성되어 있는 초등 5학년 2학기 사회과 교육과정에 따른 2023년 교과서 전시본 11종을 분석한 결과다. 최근 각 초등학교에 도착한 9월 기준 교과서 전시본을 살폈더니 11종 중에서 4종에 4·3에 대한 유의미한 서술이 이뤄졌다고 했다.

27일 전교조제주지부에 따르면 4·3이 서술된 교과서를 내는 곳은 동아출판사, 금성출판사, 천재교과서, 미래엔이다. 이들 교과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등 소단원과 연관 지어 북촌리 유적, 4·3평화기념관의 '백비', 4·3평화공원 '비설' 조형물 등 이미지를 더해 4·3의 개요, 진상규명 과정 등을 짤막하게 서술했다. 동아출판사와 금성출판사는 각 1쪽, 천재교과서는 1/2쪽, 미래엔은 1/3쪽 분량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일부 교과서에 "사회적 합의 수준을 넘어서는 '공산주의 세력'이란 용어가 사용"된 점을 확인하고 "국가폭력에 의한 제주 도민의 학살이 정당화될 수 있는 여지를 준다"며 제주도교육청을 통해 출판사에 용어 변경을 요청했다. 해당 출판사는 이를 수용해 '공산주의 세력'을 '남로당 제주도당'이란 표현으로 바꾸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천재교과서의 4·3 서술 내용(왼쪽)과 미래앤 교과서의 4·3 서술 내용.

전교조제주지부는 초등 교과서의 4·3서술을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초등학교 사회과 국가수준교육과정에 4·3이 배제됨으로써 실제 검정 교과서 4종에만 4·3이 서술된 한계를 짚었다. 고등학교의 경우 한국사 교육과정 내용체계와 학습요소에 4·3이 반영되면서 2020년 개정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 4·3 서술이 대폭 확대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4·3 서술 분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아쉬움으로 꼽았다. 이들은 4·3을 전반적으로 다루기 위해서는 교과서 서술 분량이 더 늘어나야 된다고 했다.

전교조제주지부의 관계자는 "의미있는 첫걸음을 떼어놓았지만 앞으로 공교육을 통해 4·3교육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려면 초등 사회과 국가수준교육과정에 4·3을 포함시켜야 된다"며 "이번에 많은 학교에서 4·3을 서술한 검정 교과서를 채택함으로써 4·3교육이 제주만이 아니라 전국의 학교 수업에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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