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p(포인트) 인상하는 이른바 '빅스텝'을 또 다시 단행했다. 이같은 결정으로 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열리면서 가계 뿐아니라 기업들의 부담도 더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3.00%로 0.50%p(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999년 기준금리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0%p 올린 지난 7월에 이어 두번째 '빅스텝'이다. 또한 올해 4월, 5월, 7월, 8월에 이어 다섯차례 연속 기준금리을 인상한 것도 사상 처음이다. 기준금리가 3%대를 넘어선 것은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이다.
금통위는 금리 인상에 대해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으로 물가의 추가 상승 압력과 외환 부문 리스크(위험)가 증대되는 만큼 통화정책 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국내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0.25%p씩 점진적으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한 금통위가 이를 깨고 두번째 '빅스텝'에 나서게 된 것은 무엇보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 중반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는데다 1% 가까이 벌어진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격차 확대에 대한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어지고 있다.
기준금리가 연 3%대에 진입한데다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하면서 저금리 시기에 대출을 받은 도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청년층, 취약차주 등의 상환 부담이 가중되는 등 시름이 더욱 깊어지게 됐다.
지난 2020년 기준 도내 지역내총생산(GR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87%로 전국 평균(61%)을 웃돌며 전국에서 가장 높다. 또한 지난 2021년 3월말 기준 도내 가구당 평균 부채는 7764만원으로 17개 시·도 중 8번째로 많았다.
지난 9월 제주도가 건국대학교 부동산연구원에 의뢰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제주지역 최근 10년간 가구당 가계대출금액 증가율은 235.17%로 전국 평균(67.7%)보다 167.5%p나 높았고,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 시 도민의 주거비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7월 제주지역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7월 말 도내 여신 잔액은 37조6822억원으로 전월보다 1407억원 증가했으며 차입주체별로는 기업대출 잔액은 18조23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7% 늘었고, 가계대출 잔액은 17조887억원으로 1년 전보다 1.8%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