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보통 경계라 하면 사물이 어떠한 기준에 의해 나눠지는 한계를 뜻한다. 이에 따라 경계선 지적 지능은 비장애인과 지적 장애인 지능의 중간인 경계선상에 위치하는 지능을 말한다. 경계선 지능인은 경계선 지적 지능을 지니고 있는 일반인과 장애인 사이 경계를 걷고 있는 사람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경계선 지능인의 평균 IQ는 70~84정도의 인식 능력이지만 지적 장애(70 미만)만큼 심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라는 이분법으로 나눠진 사회에서 경계에 해당되다 보니 지적장애인에 해당되지 않아 복지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으며 명확한 통계도 없다. 암기 능력, 분별력, 인지력 등은 일반인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외관상 정상인이고 의사소통은 가능해 이들의 행동이 고의적인 것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교육·복지 등 지원 미비
"실태조사·적절한 지원
사회구성원으로 이끌어야"
유전병과 결합된 증후군적인 경계선 지능의 경우 고등학교 이상의 학력을 수학하기 힘들고, 주위의 배려가 없다면 고등학교를 마치지 못하기도 한다. 성인이 되면 학업 이수나 훈련 이수를 실패하고 비숙련, 비전문성 단순노동 등의 다소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를 갖게 된다. 사회활동과 대화, 의사소통은 가능하나 정상지능에 비해 사물, 상황을 인식,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해 범죄의 피해자가 될 빈도도 일반인에 비해 훨씬 높다.
이 때문에 경계선 지능인은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성장기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학교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해 더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경제적 자립이 필요하지만 부족한 인지능력으로 인해 취업하기에 쉽지 않다. 남성의 경우 군대 문제, 여성의 경우 성범죄에 노출되기도 한다. 또한 과거 염전노동자의 사례 등에서 나타나듯이 사기나 학대를 받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 등 사회적응에도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와 같은 내용을 종합해 본다면 경계선 지적 지능은 인지력 장애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장애인에 속하지 않아 제도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법의 사각지대이며 명확한 통계도 없으니 체계적인 지원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다면 호전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주지역에서는 현재 관련 제도가 마련되지 않아 교육과 복지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조례 제정을 통해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경계선 지능 학생의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적절한 지원사업을 펼쳐 경계선 지능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학습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성인 경계선 지능인에 대해서도 실태조사를 통해 그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확인함은 물론 평생교육을 통해 기술과 지적능력 향상을 꾀함으로써 그들이 사회구성원으로 원만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이 절실하다.
<김대진 제주자치도의회 부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