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나해의 하루를 시작하며] 기후변화 문제의 답은 '나로부터 업사이클링'

[고나해의 하루를 시작하며] 기후변화 문제의 답은 '나로부터 업사이클링'
  • 입력 : 2023. 04.26(수) 00:0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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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삼대가 덕을 쌓아야 용머리해안을 볼 수 있다'는 말이 요즘 항간에 떠돈다.

인위적으로 상승한 온도로 인한 해수면 상승 때문에 용머리해안 탐방 통제일수가 갈수록 누적되는 바람에 종일 관람할 수 있는 날은 가뭄에 콩 나는 듯하고, 어쩌다 운이 트여야 잠깐이라도 볼 수 있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신조어다.

'한라산의 구상나무 숲이 40% 정도가 고사해서 킬링필드 같다', '제주의 특산물인 자리돔과 한치가 북상해서 울진에 서식지를 마련했다', '서귀포 앞바다의 산호초 색깔이 변하고 있다'는 등의 얘기들도 사실 어제오늘 일어난 일이 아님에도 현장을 보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놀라는 표정이다. 그만큼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는 우리 집 욕조에 물이 조금씩 불어나듯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기후변화가 인류의 탄소 배출로 인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의외로 적지 않다. 물가가 너무 올라 하루하루 생활하기도 힘든데 하늘의 일까지 생각할 틈이나 있겠느냐는 변명이 차고도 넘친다.

좀 안다는 사람들조차도 '미국, 중국부터 먼저 탄소 제로를 실천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라거나, '사람들이 기후까지 생각하면서 불편을 감수할까요'라는 의구심으로 손을 놓아버리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 말속에는 자신이 기후변화 문제의 주범이 아니라 피해자이기를 바라는 심리가 짙게 깔려있다. 그 이유는 제로 탄소 연료에 대한 그린 프리미엄(Green Premium.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대응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제품을 생산, 공급, 소비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이 붙은 값비싼 친환경 생활용품을 써야 하거나, 소비 욕구를 참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앞서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서 빌 게이츠는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김영사, 2021년 2월 16일 발행본)에서 '그린프리미엄을 계산하는 일, 즉 그린에너지 기술이 화석연료 기술과 비교해 얼마나 저렴한지, 그리고 만약 그 둘의 차이가 꽤 크다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혁신이 필요한지 생각하는 일이 탄소 제로의 해결책을 위한 진지한 논의의 시작점'이라고 어렵게 말한다.

하지만 파랑새는 늘 내 집 뜰 안에 있는 법이다. 칠순의 이웃인 노자(老子) 어르신의 말씀은 "밥 잘 먹고 똥 잘 싸면 그게 진짜 리사이클링이야. 건강한 사람들이 싸는 똥은 거름이 되는데, 잠을 잘 못 자거나 아픈 사람의 똥은 처음서부터 환경오염물인 거야. 그러니까 생각을 단순하게 하고 입으로만 살지 말자. 몸으로 살자. 가장 간단한 것부터 실천하자. 특히 이기적으로 살지 말자. 전 세계적으로 석유 시추하다 바다에서 때를 벗기거나, 그물로 작업하다 함부로 버리거나, 바닷가에서 놀다가 뭐를 막 던지고 오거나, 심지어 가정에서 먹던 거 분리배출 안 하고 그냥 실실 흘리면 그게 다 환경오염이야. 친환경의 기본은 착한 마음가짐이다. 무소유가 되면 제로가 되니까" 였다.<고나해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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