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금능·김녕마을 '제주 뿔소라 판매행사'
제주어촌특화지원센터 지원으로 소비 촉진
금능마을 기업 '맛차롱' 중심 다양한 노력
손수 만드는 뿔소라 샌드위치·핫도그 눈길
입력 : 2023. 07.31(월) 10:50 수정 : 2023. 10. 26(목) 16:00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한라일보] 제주 수산물 소비 활성화에 민관이 손을 잡았다. 지난 29일 제주 금능·김녕에서 동시에 열린 '제주 뿔소라 판매행사'다. 최근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이슈로 위축되는 수산물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마을 해녀, 주민들은 '다양한 맛'으로 제주 뿔소라를 알렸다.
제14회 금능원담축제가 열린 제주시 한림읍 금능해수욕장에선 지난 30일까지 이틀간 판매 행사가 이어졌다. 한국어촌어항공단 제주어촌특화지원센터(센터장 이승호)와 마을기업 '금능맛차롱협동조합'(이하 맛차롱)이 함께 만든 자리다.
맛차롱은 금능 해녀와 지역주민으로 이뤄진 협동조합이다. 일본 수출 감소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뿔소라의 판로가 막히자 '우리가 직접 팔아보자'며 젊은 해녀들이 나선 게 시작이 됐다. 2021년 설립돼 현재 조합원 58명으로 구성돼 있다.
금능해수욕장 내에 유휴공간을 활용한 계절음식점 '금능 맛차롱 상점'. 사진=제주어촌특화지원센터
|지역축제와 함께 수산물 알리기
금능마을에선 이전부터 뿔소라 판매행사가 이어져 왔다. 해녀들의 주요 소득원인 뿔소라 소비가 크게 줄어들자 2020년 처음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판촉에 나섰다. 제주어촌특화지원센터가 적극 지원했다.
올해는 새롭게 지역축제와 연계해 수산물 판매에 뛰어들었다. 어촌마을의 활력을 더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의미를 더했다.
제주어촌특화지원센터 관계자는 "최근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로 어촌마을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까지 고려해 수산물 소비 촉진 행사를 마련했다"면서 "마을 어민들의 소득 증진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축제장에 마련된 판매 부스에선 '자숙소라'가 선보였다. 금능 해녀들이 직접 수확하고 맛차롱이 가공해 만든 상품이다. 현재 지역 음식점을 비롯해 온라인 등으로도 판매되고 있다.
문영남 맛차롱 이사장은 "금능 해녀가 잡은 뿔소라를 찌고 손질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자숙소라를 생산하고 있다"면서 "해썹(HACCP, 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을 받아 소비자가 안전하게 먹을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문영남 금능맛차롱협동조합 이사장.
자숙소라를 넣어 만든 핫도그. 사진=제주어촌특화지원센터
|'다양한 맛'이 있는 제주 뿔소라
제주 뿔소라를 알리는 다양한 음식도 준비됐다. 먹거리 장터에선 자숙소라를 넣은 비빔밥이, 홍보 부스에선 자숙소라 흑돼지 꼬치구이가 선보였다. 해수욕장 내에 유휴공간을 활용한 계절음식점 '금능 맛차롱 상점'에선 뿔소라 샌드위치, 핫도그 등의 이색 메뉴가 발길을 끌었다. 제주어촌특화지원센터의 '수산식품고도화사업' 지원을 받아 지난해부터 판매하는 음식이다. 맛차롱 조합원들이 직접 레시피를 배우고 익혀 만들고 있다.
맛차롱 상점에서 만난 한 관광객(30, 서울)은 "평소 해산물을 좋아하는데 뿔소라를 넣은 핫도그가 눈에 띄어 주문했다"면서 "메뉴 자체는 생소했지만 생각보다 더 잘 어울려 맛있게 먹었다"고 했다.
지역 어민들은 마을기업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시도가 반갑다. 잡아도 팔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덜게 돼서다. 금능어촌계 해녀 고덕심(64) 씨는 "뿔소라 판로가 안 될 때 도움을 받는다"면서 "다른 마을에선 못 팔 때도 우리 마을에선 다 판다"며 웃어 보였다.
한편 지난 29일 제주시 김녕수산문화복합센터에서도 뿔소라 판매행사가 진행됐다. 이번 행사로 금능과 김녕, 두 지역에서 얻은 판매 수익은 모두 어촌계 소득으로 돌아간다.
<이 기사는 제주어촌특화지원센터 지원으로 작성됐습니다>
제주 금능바다에서 물질하는 해녀 고덕심 씨가 뿔소라를 넣은 비빔밥을 만들어 보여주고 있다. 김지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