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신시가지 전경.
[한라일보] 당분간 제주 부동산시장에 하방압력이 지속될 것이란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경제조사팀 박으뜸 과장·김소연 조사역은 25일 '최근 제주지역 부동산시장 평가 및 리스크 점검' 결과를 내놨다. 코로나19 이후 제주지역 부동산시장 동향 및 향후 여건을 분석, 이에따른 리스크 요인을 점검함으로써 향후 부동산시장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키 위해서다.
연구진은 제주 주택 매매시장은 원리금 상환부담, 소득 대비 높은 주택가격 수준 등에 영향을 받아 수요가 부진, 지난 2022년 7월을 고점으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업용부동산 시장은 관광경기 둔화, 지역외 거주자 투자 수요 감소 등에 기인해 가격·거래량이 모두 2022년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정체 상태인 것으로 판단했다.
점검 결과 제주 분양시장은 주택가격 반등과 함께 2022년 분양물량이 큰 폭 증가했으나, 청약수요의 부진에 따라 2023년에는 상당 폭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분양 물량은 2021년말 836호에서 2023년 11월 2510호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주택'은 39.7%로, 전국 평균(17.5%)을 크게 웃돌고 있다. 미분양주택이 늘어난 것은 공급부담보다는 수요위축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미분양주택은 주로 읍면지역에 위치하며, 대형평수의 비중이 타 지역에 비해 큰 것이 특징이다.
최근 논란이 되는 제주지역 고분양가와 관련 2023년 11월 기준 제주지역 ㎡당 분양가격은 780만원으로 서울(1034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고 지적했다. 전국 평균(518만원)의 1.5배 수준이다. 이러한 고분양가는 섬지역 특성상 건축비가 타 지역에 비해 높고, 대지비 또한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더불어 비규제지역인 제주의 특성상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등 제도적인 측면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됐다.
연구진은 주택 매매시장의 경우 수요 측면에서 당분간 매수세 회복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소득 대비 높은 주택가격, 주택 구입시 원리금 상환부담 수준이 여전히 높은 반면 고용·임금 등 가계소득 여건은 개선폭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외지인 수요도 서둘 등 수도권의 규제완화로 투자자금 유입 회복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 공급 또한 인허가·착공 호수가 줄어들면서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진은 단기적으로는 미분양 주택 누증 해소, 부동산PF 관련 리스크 관리, 지역건설경기 활성화 등을 추진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부동산시장 리스크가 실물경제·금융부문으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고, 부동산 시장에서의 수급불균형 상황이 지속되지 않도록 공공차원이 공급계획 추진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