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대중교통 활성화를 통한 이동권의 증진, 기후위기 대응은 이제 전 세계가 공유하는 필수정책으로 자리 잡았다. 환경과 관련해 세계를 선도하는 도시들, 그리고 이에 동참하려는 도시들은 대중교통 활성화를 도시정책의 제1목표로 두고 있다. 게다가 자가용을 안 타는 것은 단순히 기후위기나 대기오염 등을 대응하는 것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교통안전, 교통체증의 문제 해결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특히 대중교통의 활성화는 보행과 자전거 이용을 크게 늘려 도시민의 건강증진에도 도움이 된다. 불필요한 도로 확장을 막고,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안전한 보행공간, 자전거 이용공간을 마련하고 더 많은 도심 녹지와 시민의 휴식공간을 늘린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그리고 도시를 걸어서, 자전거로 이동하게 되면 지역의 상권이나 문화, 교육공간의 활용도가 증대되고, 공동체의 회복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점은 많은 사례와 연구에서도 공히 증명되는 내용이다.
대중교통 활성화가 도시의 사회 공동체성을 강화하고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가능하게 하며 나아가 인간성의 회복까지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도시의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처방이 바로 대중교통 활성화인 셈이다.
그런데 최근에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들은 다소 의외다. 준공영제의 문제의 해결이 완전공영제 전면도입 등 대중교통의 공공성 강화를 통한 활성화가 아니라 버스감차, 민영화 같은 자극적인 키워드로 논의되고 있다는 점은 유감이다.
도심 내에도 버스가 다니지 않거나 드물게 다니는 곳들이 상당수 존재하고 읍면에서 도심으로 진입하는 버스의 부족과 불편한 노선 운용이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마당에 이에 대한 심도 있는 계획마련과 이행은 고사하고 감차와 민영화라는 단어가 튀어나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준공영제의 대안은 결국 공공성강화에서 찾아야 한다. 준공영제가 사실상 기존 버스회사의 기득권을 인정해주고 나아가 사모펀드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바뀌었다는 점은 준공영제가 사실상 공공성을 상실했다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결국 준공영제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완전공영제 실시 등의 공공성 강화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완전공영제, 대중교통의 할인, 무료화는 대표적인 기후위기 정책으로 손꼽힌다. 대중교통을 단순히 경제성이나 효율로만 평가하면 진정한 가치인 이동권리와 기후위기 등 환경위기의 대응은 먼 얘기가 되고 만다. 지금 민영화나 감차를 거론하기 이전에 대중교통의 혜택이 다다르지 않는 오지가 없도록 읍면과 도심이 대중교통으로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두길 바란다. 제주에서 기후동행카드 같은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을 마주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기를 고대한다. <김정도 제주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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