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주로 여름철에 강수가 집중해서 내리고, 여름철 강수의 절반은 장마철에 내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름철에 비가 지속되면 '장마인가?'라는 생각을 가질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장마 이후나 다른 계절에도 비가 오래 지속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장마'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인 장마의 의미는 '여름철 여러 날 계속해서 내리는 비'이다. 그러나, 기상 전문용어로서 장마는 '장마철 정체전선(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만나서 한곳에 머물러 있는 경계면)의 형태로 내리는 비'라는 뜻을 가진다. 이처럼 장마를 대하는 일반인과 전문가의 관점이 다름에 따라, 서로 소통하는데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기상청에서 2022년에 발간한 장마백서에 따르면, 최근 장마철 전후에 내리는 비의 양상이 변하고 있다. 장마는 대개 초여름(6월 하순에서 7월 하순 중)에 약 한 달간 지속되는데, 최근에는 장마 전의 건조한 기간이 더 뚜렷해지고 장마 이후에 강수량이 증가하면서 여름 내내 비가 계속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점점 장마철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올해도 6월이면 제주도부터 장마가 시작될 것이다. 앞으로는 장마가 끝나고 다시 비가 지속되더라도, 또는 다른 계절에 여러 날 비가 내리더라도, 장마와는 다른 강수현상으로 이해하고 피해가 없도록 대처하는데 모두가 힘을 모았으면 한다. <박영연 국립기상과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