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미 잃은 오름 회복 논의 시작… '원형 찾기' 가능할까

능선미 잃은 오름 회복 논의 시작… '원형 찾기' 가능할까
제주도 사회협약위 '오름 어메니티 프로젝트' 논의 계속
오름 회복 필요성 공감에도 '오름 원형' 두고 의견 분분
"원형 회복 사실상 불가능… 분화구 관리 중요" 목소리도
  • 입력 : 2024. 05.27(월) 17:40  수정 : 2024. 05. 28(화) 21:08
  •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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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대 제주 동부지역 오름. 오름의 부드러운 능선이 비교적 잘 남아 있는 모습이다. 한라일보 DB

[한라일보] 제주 오름의 원형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르는 가운데 오름 경관의 회복과 활용을 두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제주 오름이 본래의 모습을 찾는 방향타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7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도사회협약위원회 실무위원회는 이날 제주도청에서 3차 회의를 열었다. 실무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첫 회의를 시작으로, 올해 3월과 이번까지 모두 3차례에 걸쳐 '오름 어메니티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논의를 잇고 있다. 어메니티(Amenity)는 지역의 자연환경, 경관 등 사람들에게 만족감, 쾌적감을 주는 요소를 뜻하는 말로 풀이된다.

논의의 핵심은 도내 오름의 보전과 활용이다. 그중에서 오름 회복 방안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무위원회가 구성된 것도 이러한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제주도사회협약위원회는 오름의 '산림화'를 우려하는 주민 의견을 들어 관련 논의를 안건으로 삼았다.

제주도 관계자는 "여러 가지 종의 '이상 증식'으로 오름이 원래의 모습과 달라지는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있어, 사회협약위 내부에서 원형으로의 복원이 가능한지를 논의해 보자는 단계"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는 것이 어메니티의 회복인지를 결정하고 이를 위해서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할지 등이 장기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쟁점은 오름의 '원형 찾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진행된 논의에서도 이를 두고 위원들 간의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름 경관을 되살려야 한다는 공감대에도 원형에 대한 '정의'부터 엇갈리면서 방향성을 모으기까진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에선 원형으로의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무분별하게 조림한 삼나무로 인해 오름 능선미가 사라지고 분화구까지 위협받다 보니, 체계적인 관리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앞으로 제주도사회협약위가 제시할 오름 경관 회복 방안 등에도 이러한 점이 고려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1960년대부터 오름 사진을 찍은 작가이자 제주도 박물관협의회장을 지낸 서재철 씨는 "오름에 삼나무를 본격적으로 조림하기 시작한 60년대 중후반 전까지만 해도 오름은 모난 데 없이 매끈한, 능선미가 아름다운 제주만의 경관을 자랑했다"면서 "그런데 무분별하게 심어진 삼나무로 인해 경관미가 없어졌고, 오름의 신비로움을 더하는 분화구까지 뒤덮일 위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름 원형 회복은 어렵기 때문에 최소한 분화구만이라도 살려야 한다"며 "과거 경제목으로 심었지만 방치되고 있는 분화구 내 삼나무 간벌·관리 등의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사회협약위는 도민 권익을 증진하고 갈등 해결 사항을 다루는 역할을 맡고 있다. 사회협약이 체결되거나 위원회가 중재한 사항은 도지사에 이행을 권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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