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2052년 장래인구 추계 시도편'자료에 따르면, 제주의 인구는 2035년을 기점으로 역성장으로 전환해 2052년까지 마이너스 성장폭이 확대되며 64만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의 인구감소는 지역 활력을 저하시켜 지역 경제를 위축시키고, 나아가 지역을 쇠퇴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에 제주가 지속해서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구에 대한 관점을 다르게 바라봐야 한다.
정주인구는 전통적으로 지역사회의 기본 구성요소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글로벌화, 디지털 기술발전, 유연한 근무환경의 증가로 '머무는 사람(관계인구, 생활인구)'도 지역사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 이에 '머무는 사람'이 정주인구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인식하고, 이에 맞는 사회 및 경제적 전략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장기 여행자나 일시 거주자 등 '머무는 사람'은 지역 경제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이들은 종종 지역 주민과는 다른 소비 패턴을 보이며, 카페나 레스토랑 등을 자주 이용하고 다양한 문화 활동에 참여한다. 따라서 이들의 필요와 기대를 충족시키는 서비스와 상품 개발은 지역 경제 활성화의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 또한, 기존에는 고려하지 않았던 새로운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모델을 제안해 신규 일자리 창출과 지역의 혁신을 촉진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강원도 양양군은 인구감소 문제를 겪고 있었으나, 2015년 국내 최초의 서핑 전용 해변인 '서피비치' 설립 이후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스포츠케이션'이 인기를 끌며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과 관련 업종 종사자들이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2018년부터 체류형 관광을 기반으로 정주 인구가 증가하는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스페인, 포르투갈, 몰타, 그리스, 헝가리, 캐나다, 브라질, 코스타리카, 아랍에미리트, 말레이시아 등 약 40개국이 원격근무 근로자(일시 거주자)를 유치하기 위해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발급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처럼 '머무는 사람'이 중요한 시대를 맞이한 제주는 '사는 사람'과 '머무는 사람' 모두가 공존하며 상호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더욱 포용적이고 유연한 사회구조를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 '머무는 사람'이 지역사회의 한 축으로서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며, 이러한 과정에서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적응의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고 지역사회를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앞으로 제주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다양성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사회를 실현해 함께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강연실 제주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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