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명의 문화광장] 움벨트(Umwelten)

[장수명의 문화광장] 움벨트(Umwelten)
  • 입력 : 2024. 06.04(화) 00:00
  •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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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움벨트란?

야콥 폰 웩스쿨( Jakob von Uexkull)과 토마스 A. 세벡 (Thomas A. Sebeok)의 기호학 이론에 따르면, 움벨트(복수:umwelten)는 환경이나 주변환경을 의미한다. 또한 인간이나 동물에 있어서 의사소통이나 의미성을 연구하는 핵심이다.

벨트가 객관적인 세계라고 본다면, 움벨트 용어는 주로 자기중심적 세계라고 번역이 된다.

즉,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현실로서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 생리학자 야곱 폰 웩스쿨은 1957년에 '동물과 인간 세계로의 산책'을 쓴 그는 곤충이나 동물 자신들이 인식하는 세계관을 그렸다.

따라서, 움벨트는 모든 동물이 공유하는 경험이 아니라 개개의 동물들 각각 자신들이 느끼는 감각세계가 바로 움벨트이다.

덧붙이자면, 자신에게는 크게 작용하지 않을 수 있는 것도 개인의 특성과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 크게 느낄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벨트(welten)가 우리가 공유하고 만들어가는 세상이라고 한다면, 움벨트(umwelten)는 자기자신의 세상을 말한다.

18세기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인류는 많은 변화를 거쳐왔다. 무엇보다 가족단위의 변화가 가장 큰 변화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가족단위의 변화는 삶의 형태만을 변화시킨 것이 아니라, 인류의 의식세계도 함께 변화시켰다. 공동체에서 개인주의로.

게다가 지금은 4차산업혁명 시대라고 불리는 기계가 지능화되는 시대이고, 1인가구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고 보니, 미래 사회의 모습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사회는 모든 구성원으로 이뤄진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움벨트(Umwelten)'

지나치게 개개인의 감각, 느낌을 중시하는 그런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로 전락 되어서는 안 된다. 비단, 젊은 세대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매일 쏟아지는 사회부 뉴스에 나잇값이 안 보인 지 오래다. 무엇보다 어른은 어른다움이 있어야 한다. 세상 흐름의 질서를 잡아주고 지켜줘야 할 어른들마저 지나친 개인주의 혹은 개인감정을 앞세워 목불인견(目不忍見)인 세상을 연일 만들어 내고 있으니 기성세대로서 부끄럽기 짝이 없다.

'나이는 공짜로 먹는 게 아니다'라는 옛 어른들의 말씀이 있다.

나이 많음이 무기가 아닌, 배려와 존중, 이해와 포옹이 먼저인 넉넉한 어른들 모습이 그립다.

우리는 '답다'는 본체를 잊어서는 안 된다. 어른은 어른답고, 아이는 아이답고, 남자는 남자답고, 여자는 여자다운 그것이 진정한 움벨트인 것이다.

개개인의 감정과 느낌을 중시하는 움벨트가 아닌, 개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상호 존중하는 '움벨트문화'를 만들어가고 체험하는 세상으로 탈바꿈해야 할 때가 도래했다고 본다.

벨트와 움벨트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미래세계를 꿈꿔본다. <장수명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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