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어린 시절 특별한 날 외식은 짜장면이었다. 그것마저도 자주 먹을 수 없었다. 부담 없이 먹고 사 주던 짜장면 값도 요즘 많이 올랐다. 고물가 시기, 식료품 물가와 외식물가에 대한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6% 상승했는데, 외식물가는 6.0%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비해 약 1.7배나 높았다. 통계청의 외식물가지수를 토대로 상승 품목을 알아보았다. 그 결과 치킨, 햄버거, 김밥, 떡볶이 등이 10순위 내에 있었다. 모두 24년 1분기에 지난해보다 최소 5.2%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소풍날이면 특별한 별식으로 새벽 일찍 일어나 엄마가 정성껏 싸주던 김밥도 K-푸드 열풍으로 김이 수출되고 원재료인 김 가격이 오르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방물가정보에 의하면 올해 4월 전국 김밥 평균 가격은 평균 3000원이 넘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계절적 특성이 큰 냉면은 올해 1분기에 5.9%가 오른 것으로 조사되었다. 사람들이 부담 없이 찾는 김밥이나 짜장면, 치킨 가격이 모두 오르고 있다.
(사)소비자공익네트워크의 2023년 조사에 의하면 최근 3년 동안 교촌, BBQ, BHC의 평균 가격 인상률은 12.6%에 이른다. BBQ는 지난 6월 4일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을 2만 원에서 2만3000원으로, 그 외 일부 메뉴들의 가격을 평균 6.3% 올렸다.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KFC도 5일부터 통다리 1조각 가격을 300원 올렸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높은 외식물가로 소비자들은 편의점 등에서 가성비 높은 PB제품이나 냉동치킨, 냉동피자 등의 간편식 또는 밀키트 등을 구매하는 비율이 늘고 있단다. 소비자단체협의회가 조사한 냉동치킨의 평균 가격은 100g당 1958원대로 브랜드 후라이드 치킨(평균 879g, 2만3000원)과 비교해 25% 이상 저렴했다. 외식비로 인해 생활비 부담이 가중된 소비자가 가성비가 좋은 제품으로 소비를 이동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외식업체 육성자금은 전년 150억원에서 올해 300억원으로 두 배 늘어났다. 정부의 금융·세제 지원 확대, 제도 개선 등이 활발하다지만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배만 불리는 것은 아닌지, 영세한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을 실제로 감소시키는지 자세히 살펴보아야겠다. 외식업 매출의 주요인으로 급부상한 배달의 경우 배달플랫폼의 광고비, 중개수수료, 배달비 등의 각종 수수료가 높아 입점 업체들의 제반 비용 부담을 올리고 있는지도 감시가 필요하다(일부 배달플랫폼은 최근 제품 포장 시에도 중개수수료를 받는다고 한다). 외식업체들의 비용 상승은 곧바로 외식 메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외식물가 안정화를 위해 시장과 정부, 소비자 모두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야겠다. <변순자 소비자교육중앙회 제주도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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