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기 오토바이 잇단 화재 배터리 열폭주 때문"

"제주 전기 오토바이 잇단 화재 배터리 열폭주 때문"
2개 소방기관·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합동감식 결과
"전기 불꽃-가스 분출-화염" 전형적인 열폭주 반응 확인
도 소방본부 "습기 탓 "추정 나머지 2개 기관 "원인 미상"
  • 입력 : 2024. 07.30(화) 17:33  수정 : 2024. 07. 31(수) 17:54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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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시 우도면에서 잇따라 발생한 삼륜 전기오토바이 화재 원인이 리튬이온 배터리의 열폭주로 잠정 결론났다. 다만 열폭주가 일어난 이유를 놓고선 화재 감식에 참여한 기관끼리 의견이 갈렸다.

30일 제주특별자치도소방안전본부(이하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우도면 삼륜 전기 오토바이 모 대여점 화재 사고 정밀감식에 참여한 소방본부와 제주동부소방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번 화재 원인으로 리튬이온배터리 열폭주를 지목했다. 열폭주는 내부 온도가 순식간에 1000℃가까이 상승해 불이 번지는 현상을 말한다.

합동감식반은 삼륜 전기 오토바이 대여점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에서 열폭주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들을 확인했다.

CCTV에는 오토바이에서 전기 불꽃(아크)이 일어난 후 '푹' 하면서 연기가 쏟아지는 오프 가스(off-gas) 분출 장면과 곧이어 오토바이가 화염에 뒤덮이는 모습이 녹화됐다.

그러나 왜 열폭주가 발생했는지에 대해선 합동감식반끼리도 의견이 갈려 명확하지 않다.

동부소방서와 국과수는 열폭주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다며 '원인 미상'으로 의견을 제시했지만, 소방본부는 배터리에 습기가 차 열폭주로 이어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리튬이온 배터리 열폭주 원인은 다양하다.

정격 용량보다 과충전 돼 전해질 온도가 상승하면서 분리막이 녹아 양극재와 음극재 서로 만났을 때 ▷외부 충격으로 분리막이 손상됐을 때 ▷배터리에 습기 등 불순물이 들어가 내부 단락 또는 합선이 발생했을 때 열폭주가 일어난다고 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으로 구성되며 양극재와 음극재가 서로 만나면 화학적 반응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어 분리막이 둘 사이를 차단하고 있다. 리튬 이온만 액체로 된 전해질을 타고 분리막을 통과해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를 오가며 이 과정에서 전기가 생성된다.

3개 기관 중 유일하게 열폭주 원인을 지목한 소방본부는 "불이 나지 않는 대여점 내 다른 전기오토바이 배터리를 분해해보니 습기가 차 있었다"며 "이런 정황을 근거로 습기로 인한 내부 단락 때문에 열폭주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했다"고 말했다.

반면 동부소방서 관계자는 "(열폭주 원인 중 하나인) 분리막 손상은 확인됐지만 무슨 이유로 손상됐는지는 추정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 원인 등을 적시한 최종 보고서는 동부소방서가 작성한다. 동부소방서는 2개 기관의 의견을 토대로 최종 의견을 도출할 예정이다.

한편 제주시 우도면에서는 지난달 30일과 지난 2일 이틀에 걸쳐 삼륜 전기 오토바이 대여점 2곳에서 3건의 화재가 발생해 오토바이 37대가 불에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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