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유독 더운 이번 여름, 기후 변화로 인해 등검은말벌과 같은 아열대성 말벌의 서식지가 확산되고, 장마철 무더위로 인해 벌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전국 곳곳에서 '벌 쏘임'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추석 연휴를 앞두고 벌초 등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요즘이 벌 쏘임 사고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때이다. 이것은 의례적인 경고의 말이 아니다. 실제로 제주소방안전본부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 벌집제거 출동 및 벌 쏘임 환자 이송 현황은 7~9월에 집중되어 있다고 보고되어 있고,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고 있는 나 또한 확실히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벌 쏘임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야외 활동 시에 벌을 자극하는 향수, 화장품, 스프레이 등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또 말벌의 천적인 곰, 너구리의 털 색깔과 비슷한 검은색이나 갈색 계통의 옷은 말벌의 공격성을 높이므로 피해주고, 대신 흰색 계열의 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겠다. 소매가 긴 옷을 입어 팔·다리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과 챙이 넓은 밝은 색 모자를 쓰는 것 또한 말벌의 접근을 막는 방법이다.
국립공원공단에서 실시한 말벌의 공격 성향에 대한 실험에 따르면 벌집을 건드린 후 자세를 낮추기만 했을 때에는 사람의 검은 머리 부분을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빠르게 20m 정도를 뛰어갔을 때에는 대부분의 벌들이 벌집으로 복귀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야외 활동 중 벌집을 발견했다면 절대 건드리지 말고 최대한 자세를 낮추어 천천히 다른 장소로 이동해야 하고, 벌집을 건드렸다면 머리를 감싸고 신속하게 벌집에서 20m 이상 멀어져야 한다.
벌에 쏘였을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벌침이 피부에 박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침이 박혀있다면, 신용카드와 같은 물건으로 긁어내듯 제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쏘인 부위를 소독하거나 깨끗한 물로 씻은 후 얼음주머니 등으로 찜질하면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말벌의 경우에는 독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쏘인 후 메스꺼움, 울렁거림, 구토, 설사, 호흡곤란과 증상이 나타난다면 벌독 알레르기로 인한 과민성 쇼크 가능성이 있으므로 지체 없이 119에 신고 후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벌에 쏘이는 사고는 예고 없이 발생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따라서 벌 쏘임 예방법과 쏘였을 때의 대처요령을 잘 숙지하여 야외 활동을 안전하게 마무리하길 바란다.
<윤성원 제주동부소방서 동부119구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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