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후 국지성 호우에 감귤 '열과' 발생 급증

무더위 후 국지성 호우에 감귤 '열과' 발생 급증
도농업기술원 조사, 10.1%로 지난주 5.7%보다 증가
한림·대정 등 서부 지역과 서귀포시에서 많이 발생
이달 중순까지 계속 발생 예상 예상돼 수분관리해야
  • 입력 : 2024. 09.02(월) 18:28  수정 : 2024. 09. 04(수) 17:58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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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과 피해를 입은 제주 감귤.

[한라일보] 폭염 일수와 연속 열대야 최장 등 각종 날씨 지표를 새로 쓴 올해 한창 비대기인 노지감귤 열매가 터지는 '열과' 발생률이 평년보다 해 농가들이 속앓이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태풍 '종다리' 영향으로 제주에 비가 내린 후 감귤 열과 피해가 늘었지만 관수시설이 갖춰진 과원에서 지속적인 관수 외에는 열과를 막을 뚜렷한 방법도 없어서다.

2일 제주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이날 도내 6곳의 감귤과원에서 표본조사한 결과 열과 열과율이 10.1%로 확인됐다. 지난주(5.7%)보다 상승한 비율이다. 지역별 편차도 커 한림·대정 등 서부지역 18.0%, 서귀포시 13.2%, 구좌·표선 등 동부 지역 9.9%, 제주시 3.8%로 조사됐다.

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국지성 비가 내린 지역과 토양이 비화산회토로 건조가 빠른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열과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조사됐다"고 밝혔다.

감귤 열과는 해마다 이맘때면 발생하는 현상으로 평균 8~15% 정도 생기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올해 유독 발생률이 높아진 것은 7월 하순 이후 강한 햇빛과 고온 현상이 이어진데다 한창 열매 비대기로 감귤 과피가 얇아진 상태에서 태풍 '종다리'가 비를 뿌려 갑자기 수분 흡수량이 늘어나자 과육이 팽창하면서 열매 터짐 현상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밤 시간대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지속되면서 중산간 지역보다 해안에 위치한 과원에서 열과 발생률이 더 높아진 것으로 농업기술센터는 보고 있다.

시설재배하는 만감류 중에서 상대적으로 열과 발생이 많은 품목으로 꼽히는 레드향도 올해 열과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고 농가에선 얘기한다.

서귀포시 안덕면에서 노지감귤과 레드향을 재배하고 있는 한 농민은 "지난달 하순쯤부터 감귤 열매가 쩍쩍 갈라지는 열과가 하나 둘 보였는데 갈수록 더 많이 눈에 띈다. 앞으로 여름철 고온 등 극한 날씨가 예상된다는데 밭농사처럼 감귤농사도 어려워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했다.

NH농협손해보험 제주총국에는 2일 오후까지 감귤 열과 피해 신고가 3235건 접수됐다. 감귤은 다른 작물과 달리 과실손해보험금 성격으로 수확기 때 최종적으로 과실피해율에 따라 보상금이 결정돼 보상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

도농업기술원은 현재 감귤 열매 비대기로 이달 중순쯤까지는 열과 발생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열과 피해를 막기 위해 토양수분 관리가 중요한 만큼 관수시설이 갖춰진 과원은 주기적으로 소량씩 관수해 토양 수분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과피 강화를 위한 수용성 칼슘제를 열흘 간격으로 2~3차례 살포해 열과 피해를 줄일 것을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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