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비양도 북서쪽 해상에서 부산 선적 선망 어선 135금성호(129t)호가 침몰했다. 해경이 수중에 산재한 사고 어선 그물에서 수색을 벌이고 있다. 제주해경청 제공
[한라일보] 제주 해상에서 발생한 135금성호 침몰사고의 생존 선원들이 "평소보다 더 많은 고기를 잡았다"고 해경에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은 평소보다 많은 어획량이 135금성호가 복원력을 상실해 전복하는데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하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제주해양경찰청은 9일 이런 내용의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부산선적 129t급 대형 어선인 135금성호는 여러 배와 함께 조업하는 '선망어업'에서 고기 잡이 역할을 맡은 '본선'이다. 선망어업에선 본선이 배 주변을 대형 그물을 둘러쳐 고기를 잡으면 주변에서 대기하던 '운반선'이 접근해 그물 속에 모인 고기를 퍼 날라 자기 배로 옮긴다.
135금성호는 지난 8일 오전 4시쯤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북서쪽 약 24㎞ 해상에서 첫 번째 운반선에 고기를 옮긴 뒤 두번째 운반선을 기다리던 중 전복했다. 당시 금성호는 운반선이 고기를 옮기기 쉽도록 배 주변에 둥그렇게 둘러쳤던 그물을 배 오른편 한쪽 방향으로 조여놓은 상태였다. 135금성호는 그물 무게를 이기지 못한 듯 점점 오른쪽으로 기울더니 순식간에 전복한 후 바다 속으로 가라 앉았다. 제주어선안전조업국 시스템상 135금성호의 위치 신호는 오전 4시 12분쯤 완전히 사라졌다.
승선원 27명 중 15명은 인근 어선에 의해 구조됐지만 이 중 2명이 숨졌다. 나머지 12명은 실종 상태다.
생존 선원들은 해경에 공통적으로 "평소 3~5차례 (투망해) 조업할 량을 이날은 한번에 잡았다"고 진술했다. 평소보다 3~5배에 달하는 고기가 잡히고 나서야 그물을 조여 운반선에 옮기는 하역 작업이 이뤄졌다는 뜻이다.
제주해양경찰서 김대철 수사과장은 "1차 하역을 마친 뒤에도 (그물에 남은 고기를 옮기기 위해) 두번 째 운반선이 대기 중이었다"며 "평소보다 많은 어획량이 어선의 복원력 상실에 어떠한 원인이 되었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또 해경은 통상 운반선에 최대 200t 가량을 싣는 점을 감안할 때 이날 금성호는 그 이상의 고기를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은 금성호 운반선이 선박 복원력에 기준이 되는 만재흘수선을 지키며 조업을 했는지도 확인할 예정이다. 만재흘수선은 선박에 화물을 최대한 실을 수 있는 한계를 표시한 선으로 선박안전법에 따라 만재흘수선을 넘겨 운항하다 적발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한편 135금성호 선원들은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조업했다. 어선안전조업법에 따라 '어선에 승선하는 자는 기상특보 발효 등 해양수산부령이 정하는 요건이 발생할 경우에만 구명조끼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하며 135금성호 사고 당시에는 기상특보가 발효되지 않아 착용 의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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