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국내 골퍼들의 수요가 일본과 동남아 등 해외로 향하면서 제주지역 골프장 내장객도 줄어들고 있다. 상황이 이러자 그동안 유례없던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며 잇단 그린피(골프장 코스 이용료) 인상과 도민할인을 대폭 축소해온 도내 골프장들은 도민 이용객을 대상으로 특가 행사를 슬그머니 꺼내들고 있다.
18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골프 성수기로 꼽히는 지난해 10월 한달간 도내 32개 골프장을 찾은 내장객은 29만859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31만1711명)보다 6.7% 감소했다. 이 중 도외 내장객은 18만5091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22만3812명)보다 17.3% 줄어든 반면 도내 내장객은 10만5768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8만7899명)보다 20.3% 늘었다.
도내 골프장은 코로나19로 막힌 해외 하늘길에 국내 골퍼들이 해외 대신 제주로 발길을 돌리면서 초호황을 누려왔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09만361명이던 도내 골프장 내장객은 2020년 238만4802명, 2021년 289만8742명으로 계속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도외 내장객은 2019년 108만7758명에서 2020년 126만8022명, 2021년 185만2067명으로 매년 늘었지만 지난해 5월부터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2021년 내장객이 역대 가장 많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지만 해외 골프여행이 가능해지면서 값비싼 제주 대신 해외로 눈길을 돌린 영향이 크다.
도내 골프장들이 코로나 특수 기간 도외 내장객 유치에 집중하기 위해 도민할인을 축소하면서 도민들은 많게는 갑절 가까이 오른 이용료에 불만이 컸다. 한 도민 골퍼는 "코로나19로 도외 골퍼들이 해외로 못나가면서 제주로 몰리자 골프장들이 도민 대상 할인을 싹 없애 요금을 대폭 올리는 등 도민 홀대가 아주 심했고 작년 중반부터 올해 초까지 그린피를 13만원에서 15만원으로 인상하기까지 했다"며 "코로나가 진정돼 해외 골프가 예전처럼 본격화되면 도민 고객들을 대놓고 그렇게 무시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를 찾는 도외 내장객이 줄어들자 다시 도민 이용객을 대상으로 한 할인 상품을 내놓는 도내 골프장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도내 A골프장은 1월부터 2월까지 도민 4명 라운딩을 기준으로 1인당 주중 요금(그린피+카트비)을 14만2500원에서 9만2500원으로, 주말 요금을 18만2500원에서 12만2500원으로 인하하는 도민 할인행사를 마련했다. B골프장의 경우도 같은 기간 도민 4명 라운딩을 기준으로 1인당 주중 요금을 18만7000원에서 12만원으로, 주말 요금을 21만5000원에서 16만원으로 인하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내 한 골프업계 관계자는 "겨울 비수기인데다 해외골프여행을 떠나는 국내 골퍼들이 많아지면서 제주를 찾는 골프 관광객이 줄어들어 도민 특가 상품을 내놓는 도내 골프장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