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세계유산으로/제6부:일본의 세계자연유산을 가다](5)시레토코의 교훈

[제주를 세계유산으로/제6부:일본의 세계자연유산을 가다](5)시레토코의 교훈
자연환경 지켜야 관광·경제 효과도 극대화
  • 입력 : 2007. 11.23(금)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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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레토코 유산지구인 라우스초의 자연센터 전경. 이 곳 자연센터에서는 자연해설, 조사연구 활동 등을 수행하고 있다.(사진 위). 아래 사진은 시레토코의 오호츠크 해안 절경. /사진=특별취재팀

체계적 관리위해 '세계자연유산과학위원회' 발족
시레토코재단 설립 조사연구·교육연수 등 기폭제
제주관리계획 호평속 협력기구·실천 구체화 절실
취재팀이 2006년에 이어 올해 시레토코를 재방문한 것은 세계자연유산 보전관리를 위해 시레토코의 모범적 사례에 대한 깊은 인상과 함께 아시아권에서는 가장 최근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곳이기 때문이다.

세계자연유산 홋카이도 시레토코의 자치단체인 '샤리초'(斜里町)의 지역신문 '샤리신문'은 지난 9월 25일자 기사에서 세계자연유산 관리를 위한 후속대책을 언급하고 있다. 이 신문은 보도를 통해 시레토코 세계자연유산 관리계획의 일환으로 '세계자연유산과학위원회'가 발족됐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 이 위원회는 홋카이도 대학 명예교수를 위원장으로 위촉, 앞으로 세계자연유산 지구를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켜 나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의 세계자연유산 등재와 관련, 제주특별자치도의 추진계획도 국제 전문가그룹으로부터 매우 우수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제주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중국 사천성 아미산에서 열린 제3차 세계자연유산 국제회의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라오 부소장은 "제주가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이루고 난 뒤 제시한 세계자연유산 토털 로드맵이 체계적이고 통합적으로 짜여져 있어 매우 인상적"이라고 밝히고 "제주도의 계획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진된다면 세계자연유산 보존 관리에 있어 국제적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라오 부소장은 지난 2004년 본지 취재팀과 프랑스 파리에 있는 유네스코 본부에서 간담회를 갖고 제주 세계자연유산 등재 추진에 깊은 관심을 표명한바 있다.

제주자치도는 2020년 제주를 세계자연유산의 선진지로 도약시키기 위한 향후 추진계획을 담은 토털 로드맵으로 3개 전략목표와 10대 핵심과제, 50개 세부사업을 밝힌 바 있다. 관건은 이런 로드맵을 지속적이고 효과적으로 실천하는데 달려 있다. 시레토코의 실천사례는 그래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레토코는 등재 이전에 이미 '1인당 1백㎡ 갖기운동과 8천엔 기부운동' 등을 통해 민·관의 협력속에 착실히 기틀을 다져왔다. 이 운동에는 무려 4만9천여명이 참가했으며 기부액도 5억2천만엔(41억원)에 달했다. 이 기부금으로 취득한 토지는 무려 4백59ha에 이르렀으며 주민들이 보호하려던 땅의 98% 가량을 사들일 수 있었다고 한다. 모금사업이 종료되자 이듬해인 1998년부터 시작된 삼림재생 제1차 5개년계획으로 구체화됐다. 2003년부터는 제2차 계획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시레토코재단이다. '1인당 1백㎡ 갖기운동과 8천엔 기부운동'은 시레토코재단을 발족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1988년에 설립된 시레토코재단은 지역 관할 지자체인 샤리초가 3천만엔(2억4천만원)을 출자해 만든 법인이다.

세계자연유산 등재 이듬해인 2006년에는 인근 지자체인 라우스초(羅臼町)도 출자에 가세함으로써 재단의 위상과 역할도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이 재단은 현내 25명의 인력 중 행정기관에서 파견한 공무원은 2명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전문인력으로 가동되고 있다. 시레토코의 자연해설, 자연환경보호 조사연구, 교육연수, 국립공원 관리프로그램, 삼림재생, 환경성의 위탁사업에 이르기까지 시레토코 세계자연유산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의 마지막 비경'이라 불리는 시레코토는 유빙(流氷)으로 인한 풍부한 바다 생태계와 대지의 원시 생태계 등 옛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다. 시레토코가 원시 자연의 모습을 간직할 수 있는 것은 민·관의 협력과 체계적인 보전시스템이 구축되었기에 가능했다.

시레토코의 교훈은 자연환경을 제대로 지켜야 관광·경제적 효과도 높여 나갈 수 있다는 점을 강력하게 제시하고 있다. 시레토코 주민과 당국은 이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그대로 실천해 나가고 있다.

/홋카이도 시레토코=강시영기자 sykang@hallailbo.co.kr

[전문가 기고/내가 본 시레토코]에코투어·보전활동 인상적

정부·지자체 등 전폭 지원 '온전성' 유지
20여년 이어져온 조사·홍보활동 수범사례

홋카이도 북동부 오호츠크해에 돌출된 형태를 하는 시레토코 반도는 일본의 마지막 비경이라고 일컬어진다. 사람이 범접할 수 없는 80~200m의 높이로 계속되는 단애 절벽이 이어지는 해안과 깊은 숲, 반도를 횡단하는 험한 산들, 수많은 강과 호수 그리고 초원, 겨울철의 유빙 등 다양한 자연의 은혜에 의해 야생 동식물 본래의 모습과 행동이 지켜져 왔다. 이러한 자연의 잘 보존되어왔고 바다와 육지가 어우러진 생태계가 높이 평가되어 2005년 7월에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원시림으로 뒤덮인 험준한 산악지대에는 해발 1,000m 넘는 산들이 연결된 모습인데, 이들 대부분의 지역은 산림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들 산림의 식생은 크게 해발 600m을 중심으로 낮은 지대에는 전나무와 가문비나무로 이루어진 침엽수림 및 일본 참나무, 고로쇠나무와 느릅나무 등으로 이루어진 낙엽활엽수림이 분포한다. 해발 600m 이상에는 자작나무 숲이 분포하며, 많은 고산식물이 라우스다케산(1,660m)에서 이오산(1,562m)산까지 능선을 중심으로 자라는데 대표적인 것이 시레토코 제비꽃이다.

시레토코 반도는 사할린 바로 아래에 위치해서 겨울에는 작은 빙하들이 떠내려 오고,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바다생태계가 풍부한 곳이다. 겨울의 오포츠크해를 가득 채우는 유빙에는 흰꼬리수리와 바다표범 등 귀중한 해양생물이 공생하고, 유빙이 지나간 봄 바다에 발생하는 대량 플랑크톤이 풍요로운 어장을 만들어 내는 등 오호츠크해의 다양한 생명을 키우는 귀중한 역할도 하고 있다.

시레토코 자연자원이 일본의 마지막 비경으로 남기까지는 이들 자연의 가치발굴과 보존을 위해 1988년에 설립된 시레토코 재단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활동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중 시레토코 재단은 1989년부터 매월 자연정보지 등을 지속적으로 제작하여 지역에 서식하는 동·식물 등에 대한 생태정보와 자원적인 가치, 보존에 대한 필요성 등을 지역주민들에 제공하여 왔다. 20여년 동안 이루어진 지역자원조사와 자료축적, 홍보 활동으로 지역주민 스스로가 자연을 알고 보존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나아가서는 환경해설가 활동 등 자연유산 지킴이의 주인이 된 것이다.

더불어 에코투어와 같은 관광을 통해 경제수익과 접목시키는 일련이 일이 진행될 수 있는 토대가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지역에 자연을 잘 보존하는 것이 최상의 경제적 효과 등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역주민의 인식과 더불어 지역 유산 보존을 위한 중앙정부와 지자체 등에서 지원이 수반되었기에 시레토코 자연에 대한 온정성이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이다.

<고정군/한라산연구소 연구팀장·이학박사>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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