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성 사죄 없인 존경 못받아"

"일본, 반성 사죄 없인 존경 못받아"
메자와 타미오 日 마츠시로대본영보존회 회장
  • 입력 : 2008. 10.13(월) 00:00
  • /이윤형기자 yhlee@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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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연재물 통해 제주 日 군사시설 알아
양 지역 평화 교류·사진전 등 개최 필요


"일본의 전쟁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게 중요한 일이다. 일본은 아시아 각국에 고통을 안겨준 태평양전쟁이 끝난 뒤 60년이 지났는데도 책임을 회피하고, 진정한 반성과 사죄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러니까 세계 사람들로부터 존경받을 수 없다."

일본 마츠시로대본영(松代大本營) 보존회 메자와 타미오(目澤民雄) 회장(75·사진)이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제주를 찾아 일본군 군사시설을 둘러보며 이같이 말했다.

마츠시로대본영 보존회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천황과 정부기관 등을 피신시킬 목적으로 만든 마츠시로대본영을 거울삼아 일본의 전쟁책임을 묻고, 평화의 소중함과 전쟁에 반대하는 활동을 펼치는 단체. 1986년 일본 각지의 교사 시민 등으로 구성돼 활동하고 있다. 마츠시로대본영은 1944년 11월부터 나가노현 3곳에 들어선 총 길이 10.4km에 이르는 지하호로 당시 많은 한국인(조선인)이 동원돼 고통을 겪었다.

이번이 첫 제주방문인 메자와 회장은 모슬포 알뜨르비행장 일대와 송악산 해안 특공기지, 가마오름 동굴진지 등을 둘러본 뒤 기자와 만나 일본의 침략전쟁을 위해 제주도에 건설한 군사시설이 대규로모 남아있는데 대한 놀라움과 함께 제주도민의 겪은 고통에 죄스러움을 표현했다.

메자와 회장은 "마츠시로 대본영도 일본 천황의 거처를 만들기 위해 근처 사람들을 강제 소개시키고 동원시켜 만든 시설물"이라고 비판하면서, "제주도의 일본군 군사시설도 같은 시기에 건설됐고 일본의 천황제 유지와 침략전쟁을 위해 만들었다는 점에서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메자와 회장은 제주도 일제 군사시설에 대해 "본보의 연재물('고난의 역사현장 일제전적지를 가다')과 관련 보고서를 보고 알았지만 실제 이번에 처음 접하고 나서는 생각 이상으로 대규모이고, 그 실상이 잘 이해됐다"고 방문 소감을 밝혔다.

이어 "태평양전쟁의 본질을 널리 알리기 위해 양 지역의 공동연구와 평화교류, 제주도 일본군 군사시설에 대한 사진전 개최, 학생층을 중심으로 수학여행단 방문 등이 지속적으로 펼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학술연구 단체 간의 교류가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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