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제주감귤국제마라톤]코스 수놓은 이색 참가자들

[2009제주감귤국제마라톤]코스 수놓은 이색 참가자들
서로 얼굴은 낯설지만 달리기로 마음을 나눠요
  • 입력 : 2009. 11.23(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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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사들의 도전은 계속된다" 풀코스 클럽대항전 도전 화제

"남자들과 경쟁해 이기긴 현실적으로 힘들지요. 하지만 최선을 다해 아쉬움은 없습니다."

남자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풀코스 클럽대항전에 출전해 관심을 모은 '여전사 감귤추억팀(선수 정미영 홍현분 태영희 황영숙 권명순)'.

이날 이들의 출전은 7회째를 맞는 제주감귤국제마라톤대회 사상 최초의 여성팀 도전일 뿐더러 풀코스가 치러지는 여느대회에서도 여자선수들로만 구성된 팀이 도전한 사례가 없어 관심이 모아졌다. 게다가 감귤추억팀 선수 대부분이 50대들로 이뤄졌다.

그러나 선수 개인별 경력을 살펴보면 화려함에 입이 벌어진다.

팀의 리더인 정미영씨는 국내 여성 동호회원 최초로 풀코스 200회 완주를 돌파했다. 특히 홍현분씨는 울트라산악마라톤(사하라·고비)을 완주한데 이어 최근 강화도~강릉 경포대 308km를 횡단한 경험을 갖고 있다. 나머지 선수들도 모두 3시간 중반대 기록을 갖고 있으며 완주 100회 이상 경력의 베테랑 마라토너들이다. 팀명 앞에 '여전사'라는 이름이 곁들여진 것도 이들의 이같은 화려한 경력이 감안된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그녀들은 '감귤추억'이라는 여성스럽고 낭만적인 표현도 잊지 않았다.

정미영씨는 "선수 중 1명이 불의의 부상으로 레이스를 기권했지만 나머지 4명은 모두 완주했다"며 "여전사 감귤추억팀 도전이 제주감귤 홍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며 "개인적 바람이 있다면 내년 대회부터 여성대상 클럽대항전 신설이 검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성훈기자 shkim@hallailbo.co.kr

원어민교사 5인방 내년 대회도 기약 "감귤과 함께한 마라톤 '굿'"

파란눈의 외국인들에게도 제주의 가을하늘과 쪽빛 바다를 만끽하며 달리는 기분은 그야말로 '베리 굿'이었다.

22일 도민과 관광객 등 4000여명의 달림이들이 함께한 '2009제주감귤국제마라톤대회'에 도내 원어민교사들도 참가했다.

캐나다에서 온 자인(안덕중 근무), 에이미(하례초 근무), 알리(인화초 근무)와 미국에서 온 마이클(제주국제교육정보원 근무)과 리사(고산초 근무)가 그들이다.

제주에서 생활한 지 길게는 3년, 짧게는 3개월밖에 안 된 이들 원어민 교사들에게 이번 감귤마라톤대회는 제주의 자연과 감귤, 마라톤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

한국에서 두번째 마라톤대회에 출전한다는 자인은 "전체적으로 언덕길과 내리막길이 혼재돼 있어 조금 힘들었고, 다리에 쥐가 나서 고생도 했다"면서 "그래도 이번 감귤마라톤은 제주시내권과 해안도로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어 너무 재밌고 좋았다"고 말했다.

자인과 함께 하프코스에 출전한 마이클도 "8km 지점에서 페이스 조절을 못해 속이 아파 뛸 수가 없었다. 걸으면서 몸상태를 회복한 뒤 다시 뛰었다"며 "순위권에 들지 못해 아쉽지만 제주의 사람들과 제주의 자연과 함께한 이번 마라톤이 너무 좋았다. 특히 해안도로 코스는 일품이었다"고 극찬했다.

달리기를 통해 제주인과 그리고 한국인과 어느덧 하나가 된 이들. 대회를 마치고 맛있는 간식과 제주감귤을 맛본 이들은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도 제주감귤마라톤에 꼭 참가하겠다고 약속했다.

/최태경기자 tkchoi@hallailbo.co.kr

평택시 마라톤연합회원 대거 참가 "벤치마킹도 하고 감귤도 먹고"

"2009 제주감귤국제마라톤대회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몸으로 직접 느껴보고자 했습니다"

경기도 평택시 마라톤연합회 회원 15명이 제주감귤국제마라톤대회 벤치마킹과 마라톤동호회간 교류를 위해 4년 연속 제주를 찾았다.

이번 제주행을 결정한 참가자들은 연합회에 소속된 마라톤클럽 회장 8명과 평택시청 관계자 및 평택에서 열리고 있는 평택항 국제마라톤대회 조직위 관계자들로서 10km와 하프코스에 도전했다.

연합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이진수(46)씨는 "한라마라톤은 무엇보다 분위기가 좋다. 안전한 대회로 정평이 나 있는 만큼 가족단위 참가자들에 눈길이 간다"며 "특히 오늘과 같은 날씨는 마니아 입장에서는 더할나위 없는 날씨이며 야외이벤트를 기획하는 입장에서 부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실제 평택 마라톤연합회는 내년 10월 제10회 평택항국제마라톤대회를 계획중이다.

이 국장은 "평택마라톤연합회는 1년에 25~30차례 국내에서 열리는 각종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교류의 폭을 넓히고 있지만 평택과 제주는 항만과 인접해 있는 유사성이 있어 벤치마킹하기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앞으로 대회주최측 관계자를 만나 외국인들과 다른지방 참가자를 유도하는 노하우 등을 전해듣고 싶은 생각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이진수 사무국장은 최근 10년간 서브3(풀코스를 3시간 이내에 주파하는 것)를 달성해 국내 아마추어 마라톤계에 큰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이다.

/김성훈기자 shkim@hallailbo.co.kr

추자교 신양분교장 어린이들 출전 "섬개구리들에게 소중한 체험"

"첫 감귤마라톤 출전, 너무 재미있고 두고두고 초등학교 시절의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아요."

'추자도 섬개구리'들이 22일 열린 2009 제주감귤국제마라톤대회에 출전해 전원 완주하며 첫 마라톤 도전기를 성공적으로 장식했다.

추자초등학교 신양분교장(학교장 강시영) 2~6학년 어린이 10명과 교사 2명은 이번 대회 출전에 앞서 지난 10월부터 매일 아침 학교운동장 10바퀴를 뛰고 방과후 뒷산인 돈대산에 오르며 체력을 다지는 등 맹훈련을 거듭했다. 출전 전날인 21일 배를 타고 뭍에 오른 섬개구리들은 제주은행의 도움을 받아 숙식을 해결하고 결전의 날을 기다렸다.

섬개구리들은 비록 5km 구간이지만 발을 맞추어 뛰면서 힘들 때마다 격려하고 파이팅을 외치며 서로의 끈끈한 우정을 다졌다.

일란성 쌍둥이 김기선·기환(12) 어린이는 "추자에서 자라지 않는 감귤나무도 구경하고 감귤도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둘이 함께 나란히 결승선에 들어서면서 가슴이 뿌듯했다"고 말했다.

출전선수중 막내인 김 건(9) 어린이는 "아빠와 누나만 매년 감귤마라톤에 참가했는데 이번에 함께 출전해 뛰게 돼서 너무 좋았다"며 "집에 돌아가서 마라톤을 뛰면서 느꼈던 이야기를 할 생각"이라고 말하며 의젓함을 보였다.

김석갑 교사는 "지리적 특성상 제주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 참가하기 힘들었는데 주변의 도움으로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심어주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백금탁기자 gtbaik@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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