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20)제주시 도두1동 '물고기세상'

[당찬 맛집을 찾아서](20)제주시 도두1동 '물고기세상'
잠시 잊었던 미각 되살리는 제주적인 맛
  • 입력 : 2011. 12.10(토) 00:00
  • 김성훈 기자 s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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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세상'은 객주리 요리 전문점으로 일본의 한 여행잡지에 소개되면서 일본인들도 수소문해 찾는 음식점으로 인기가 높다. 사진은 '물고기 세상'의 겨울철 대표 음식인 객주리조림 /사진=이승철기자

시행착오끝 만든 소스로 조려낸 객주리조림 일품
소라 전복 등 재료풍성한 해물뚝배기도 인기몰이

간판 이름이 '물고기 세상'이라…. 생선 전문음식점임을 표현하는데 이만한 명함이 없다.

제주시 도두1동 포구 옆쪽에 자리잡은 모양새는 횟집으로서의 운치를 더한다.

40대 중반의 주인장 이국철(45)씨는 주방경력이 20년을 훌쩍 넘는 베테랑이다. 일식요리를 전문으로 했던 그는 도내 특급호텔에서 근무하기도 했으며 공부를 위해 일본에서 유학하기도 했던 실력파.

"제 가게를 갖고 싶었지요. 도내 대부분의 횟집이 보통 다루고 있는 메뉴를 벗고 저만의 색깔을 갖춘 그런 가게지요. 고민 끝에 낙점한 것이 바로 객주리 전문점"이라고 말했다.

▲이국철 대표는 주방경력 20년이 넘는다.

이씨의 말대로 '물고기 세상'이 내놓는 객주리 요리는 도내 몇 안되는 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단골 손님이 별도로 요구할 때는 횟감으로 내놓기도 하지만 겨울철인 요즘 주된 요리방식은 조림이다. 주인장 이씨가 시행착오끝에 만들어낸 비장의 소스를 넣고 조려낸 조림은 그 맛이 일품이다. 보통 객주리조림에 들어가는 풋마늘장아찌를 대신해 신선한 생 대파를 집어 넣어 조림 특유의 짭짤한 맛은 없앤대신 매콤한 맛을 더해냈다.

조림이 조리되는 대접은 조금은 찌그러진듯한 양은냄비다. 그을음 자국마저 남아 있어 언뜻 불결해보이지만 생선조림이라는 서민적인 음식을 담아낸 만큼 너무도 어울린다. 생선조림 전문점임을 보여주는 또다른 증거물이기도하다.

▲바다의 신선함이 살아있는 듯한 해물뚝배기

'물고기 세상'은 생물전문점으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매일 필요한 만큼의 재료를 엄선해 직접 공수해오고 있는 터라 재료의 신선함이 보장된다.

"음식의 맛을 만들어내는 비결은 주방장의 솜씨도 중요하지만 기본비법은 재료의 신선함"이라는 이씨는 "객주리라는게 양식이 되지 않는 만큼 자연산일 수밖에 없고 또 자연산이다보니 그 싱싱한 맛은 자연스런 덤"이라고 말했다.

제주사람들에게 객주리는 널리 알려진 생선이지만 아직도 다른지방 손님들에게는 낯설다. 그런탓에 처음 찾은 도외 손님들은 대부분 우럭 등 다른 생선조림을 원하지만 이씨의 권유로 맛을 본 뒤에는 얼굴 빛깔이 달라진다. 다시 제주를 찾을 때면 으레 '물고기 세상' 단골이 되는 수순을 밟곤한다. 입소문을 듣고 온 제주 토박이 손님은 십중팔구 객주리를 찾아 과거 경험했던 옛맛을 음미하곤 한다.

▲구수한 숭늉과 감자전.

객주리조림 외에 해물뚝배기도 '물고기 세상'이 내놓는 비장의 무기다. 큼직한 소라에다 전복과 새우, 각종 조개류를 풍성하게 담아내 바다의 냄새를 내뿜는다.

일본의 한 여행잡지 관계자가 우연히 들러 맛을 본뒤 잡지에 소개했으며 이후 잡지를 들고 물어물어 '물고기 세상'을 찾는 일본인들도 눈에 띄는 등 일본 현지서 미식가를 중심으로 유명세도 타고 있다.

생선의 상태는 일식 전문가인 이씨의 눈엔 한번에 들어온다. 그래서 이씨는 매일 음식점안에 그날의 추천요리를 적어둔다. 손님들은 물론 주저않고 추천요리를 주문한다.

"음식점의 경쟁력을 높이는 비법은 가장 자신있는 메뉴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단언하는 이씨는 "제주적이면서도 잠시 잊었던 입맛을 되살리는데 객주리조림은 그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의 743-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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