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22)제주시청 앞 '국수세상'

[당찬 맛집을 찾아서](22)제주시청 앞 '국수세상'
깊은맛 육수와 쫄깃한 면발에 온몸이 뜨뜻
  • 입력 : 2012. 01.07(토) 00:00
  • 김성훈 기자 s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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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곳과 비교해도 평범해 보이는 국수세상의 국수에는 '찰나의 시간이 만들어낸 깊은 맛'이 있다. 12시간 정도 고은 사골국물에 면은 10분정도 삶아내어 끝까지 쫄깃한 맛을 유지해 주는 비법인데 절묘한 타이밍이 맛을 좌우하는 만큼 주인 김애자씨의 몸에 배인 순서는 곧 한결같은 맛을 만들어낸다. /사진=이승철기자

한결같은 맛, 입맛 다른 손님 모두 만족 이끌어
단골손님 발길 이어져 동네 사랑방 분위기 연출

분위기가 참 묘하다. 주방에서 풍기는 냄새하며 가지런하게 놓여있는 테이블 등 전형적인 골목식당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일행이 아닌데도 손님끼리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손님들은 제집인냥 자연스럽게 행주로 식탁을 닦고 물수건과 물컵, 젓가락을 챙긴다. 주인장은 반갑게 인사만 나눌뿐 손님대접(?)이 신통찮다. 제주시청 정문쪽에 자리한 국수전문식당인 '국수세상(대표 김애자·60)의 전경이다.

국수세상 손님 대부분은 단골이다. 수년간 인연이 이어지면서 그야말로 가족같기만하다. 손님으로 왔다가 서로 안면을 익히면서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게 됐고 이는 식당이 아닌 사랑방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단골손님을 만드는게 분위기로만 가능한게 아닐터. 주인장 김애자씨의 손을 거친 국수의 맛이 일품인게 첫 이유다.

여느 국수집처럼 국수세상의 면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슈퍼 등에서 구입했을 뿐이다. 밑반찬이라야 김치 몇가지, 다른곳과 다를바 없다. 그럼에도 국수세상의 국수는 뭔가 다른 세상의 맛을 낸다. 육수의 진한맛과 쫄깃한 면발이 궁합을 이뤄 깊은맛을 만들어낸다.

▲김애자씨의 국수세상은 한결같은 맛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이승철 기자

국수세상 개업후 우연히 찾았다가 단골이 됐다는 한 손님의 표현을 빌자면 '찰나의 시간이 만들어낸 깊은 맛'이다. "육수는 돼지사골을 고아 만들지요. 고기국수에 더해지는 돼지고기는 한꺼번에 삶아두지만 손님 식탁에 오르기전 적절한 시간 육수에 넣어 데우고 삶은 면에 육수와 돼지고기를 얹어내면 끝"이라고 김씨는 말한다. 제주에서만 맛볼수 있는 고기국수의 조리방법인데 그리 어렵지 않다. 도내 곳곳 국수집마다 비슷한 과정을 거치지만 그 맛은 천차만별이다. 맛의 차이는 면을 삶아내는 시간과 뜨거운면을 찬물에 씻어내는 시간, 또 고기국수의 고명이랄수 있는 돼지고기를 삶는 시간과 육수에 데우는 시간에 달려있다고 김씨는 설명한다.

"국수를 만들어오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또 많은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모은 결과 사골은 12시간 정도 고은게 제맛이었고 또 면은 10분정도 삶아낸게 손님이 다 드실때까지 쫄깃한 맛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김씨는 말했다. 절묘한 타이밍이 맛을 좌우하는 만큼 김씨의 몸에 배인 순서는 곧 한결같은 맛을 만들어냈다.

5년 단골이라는 한 노신사는 "5년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맛을 낸다. 1년 사시사철 맛의 변함이 없는것이 이 집의 강점"이라고 호평했다.

국수세상은 입소문을 타면서 유명관광잡지에 소개됐으며 항공기내에서 이를 본 관광객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와 제주의 맛인 고기국수를 맛보곤 한다.

▲별미로 아강발을 맛볼 수 있다.

이와함께 제주사투리로 아강발로 불리는 돼지족발의 쫄깃하고 찰진맛은 단골은 물론 식당을 처음 찾은 도민이나 관광객들 할 것 없이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게 한다.

입맛이 다 다른 손님 모두에게 만족을 주는 국수세상의 진하면서도 깊은 국수맛은 골목식당의 치열한 경쟁속에서도 지금껏 버텨오고 단골을 유지할 수 있었던 노하우인 셈이다. 양손으로 그릇을 잡고 뜨끈뜨끈한 국물을 맛보는 것도 따뜻한 겨울나기의 별미다. 오전 9시 30분 문을 열고 오후 10시 문을 닫는다. 고기국수 가격은 5000원이다. 문의 757-0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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