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크라운10년 세계의 보물섬으로/제2부 세계자연유산](1)추가 등재

[트리플크라운10년 세계의 보물섬으로/제2부 세계자연유산](1)추가 등재
IUCN "제주 세계자연유산 지역 추가 신청" 권고
  • 입력 : 2012. 07.25(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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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세계자연유산지구인 거문오름 인근에 위치한 '제주 세계자연유산센터' 모습. 시범운영을 거쳐 8월말 공식 개관할 예정이다. /사진=강희만기자 photo@ihalla.com

5대 권고사항 중 '추가등재' 이행 후속대책 부진
송악산·산방산·수월봉·용암동굴군 등 자원 풍부
학술조사·외국과 비교 '탁월한 가치' 입증 과제

7월초 제주 세계자연유산인 '화산섬과 용암동굴'의 첫 정기보고서가 유네스코 정기총회에서 채택됐다. 제주가 세계유산 타이틀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보고서 채택은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에 대한 정기평가에 앞서 제주 유네스코 트리플크라운의 첫 시험대를 통과했다는데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올해 등재 5주년을 맞은 제주 세계자연유산지구의 과제는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이 한국정부에 수행할 것을 권고한 5가지 사항을 우선 상기할 필요가 있다. IUCN의 5대 권고사항은 핵심지역 사유지 매입과 거문오름용암동굴계의 농업활동 및 상행위 규제, 생물성다양성 조사 및 추가 학술조사 등에 관한 내용이다. 권고사항 가운데 사유지 매입 등은 비교적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지만 탐방객의 효율적 관리, 세계유산 추가 지정 등은 여전히 더디다.

IUCN은 등재 전 실사하면서 신청지역 이외에도 다른 많은 지역을 방문했다. 실사자는 그 당시 제주도 화산지형의 다양함과 중요한 자연유산적 가치에 깊은 인상을 받았으며, 이것이 IUCN 평가회의 때 전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IUCN은 제주도의 다른 지역에 대한 기초조사와 연구를 수행하고 이들에 대한 철저한 관리계획을 수립한 후에 추가적으로 세계자연유산 지역을 신청할 것을 권유한 것이다.

2003년 문화재청이 작성한 학술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제주도에는 현재 등재된 한라산, 성산일출봉,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이외에도 세계자연유산적 가치가 있는 화산지형이나 용암동굴이 더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들 지역 중에서 화산지형은 산굼부리, 송악산, 대포동 주상절리대, 산방산, 수월봉 응회암층 등이며, 이 외에도 용머리, 비양도 지역이 자연유산적 가치가 높은 화산지형이다. 용암동굴로는 세계자연유산지구 내에서 확인된 북오름 부근의 웃산전굴, 수산굴, 빌레못동굴, 소천굴, 협재-쌍룡-황금굴 등이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지구인 거문오름용암동굴계의 상류지역에 분포하는 웃산전굴, 북오름굴, 대림동굴의 전모가 밝혀졌다. 조사결과, 이 동굴들이 매우 중요한 자연유산적 가치를 지니고 있어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세계자연유산의 핵심지역으로 추가 신청해야 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는 3개 방향의 동굴계가 형성돼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동굴계인 제1동굴계는 거문오름 분석구에서부터 시작해 당처물동굴까지 약 13km에 걸쳐 거의 직선으로 형성된 용암동굴계이다. 여기에 상류부터 웃산전굴, 북오름굴, 대림동굴, 만장굴,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 등이 이어져 있다. 이 중 종합학술조사를 통해 전모가 밝혀진 웃산전굴, 북오름굴, 대림동굴은 자연유산 등재 전까지만 해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웃산전굴은 조사를 통해 만장굴에 버금가는 웅장한 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동굴의 길이가 약 2.4km(2385m)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동굴 내부에는 웅장한 규모의 용암교를 비롯해 용암종유, 용암선반 등이 잘 발달돼 있으며, 특히 석고로 구성된 동굴산호가 국내 용암동굴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추가 등재되기 위해서는 각 신청지역이 유네스코에서 요구하는 '뛰어난 보편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또한 외국의 다른 지역과의 비교분석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제주의 유산들은 아직 이런 요건을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제주 세계자연유산관리단의 전용문 박사는 "세계자연유산 추가 등재를 위한 후속작업을 서두를 때"라고 했다.

/특별취재팀=강시영·고대로·강경민·이효형기자

10대 선도사업 '비영리재단' 유야무야

순환근무·비전문성'직영'방식 한계
학술조사· 교육·홍보 통합체제 의문

'제주 세계자연유산센터'(사진)의 운영관리를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문제는 갑자기 불거진 것이 아니다. 제주자치도가 이미 지난 2009년에 수립한 제주 세계자연유산 보존·활용 종합계획에 10대 선도사업으로 제시됐던 것이다. '10대 선도사업'으로 지목할 만큼 그 필요성이 높았다.

하지만 재단화에 필요한 논의와 조례 제정, 운영관리 방식 등 후속절차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그대로 방치해온 것이다.

세계자연유산센터는 막대한 시설투자비는 물론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자연유산을 상징하고 유네스코 3관왕 지역 보전관리·활용의 구심체라는 점에서 운영관리 방식에 상당한 관심이 쏠려 왔다.

세계자연유산 보존·활용 종합계획(2009년)에는 전문성을 위해 직영 대신 비영리재단을 통한 운영관리방식을 제안했었다. 순환근무가 불가피한 행정의 인사시스템으로는 센터의 효율성을 높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재단 내에 홍보마케팅부·교육전시부·시설관리부·유산연구소 등을 두어 관련 분야에 전문성을 갖추고 제주 세계자연유산에 대한 이해가 깊은 인재를 채용함으로써 조직의 전문성을 강화하도록 했다. 관건인 재원과 관련해서도 출연금에 의존하지 않고 지방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제주자치도는 이후 세계자연유산센터의 운영관리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통해 "직속기관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센터의 조직·관리 주체를 직속기관으로 해야 공공성을 확보하고, 수준높은 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2009년 보고서와는 전혀 딴판의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세계자연유산센터는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거문오름지구 일대 3만9789㎡에 지하1층, 지상1층 연면적 7335㎡ 규모로 약 300억원을 들여 다음달 시범운영을 거쳐 8월말 공식 개관한다. 센터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등을 종합 전시하고 조사연구, 교육홍보, 모니터링 기능 등을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세계자연유산관리단이 사실상 통째로 옮긴 세계자연유산센터가 전시 코디네이터와 트리플크라운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위한 학술조사·교육·홍보 등 통합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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