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게 듣는다]

[우근민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게 듣는다]
"행정체제 개편, 도민공감대 형성·절차적 정당성 중요"
  • 입력 : 2013. 01.03(목)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우근민 지사는 본보가 가진 신년대담에서 행정체제 개편과 관련, 도민공감대 형성이라는 절차적 정당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강경민기자

"해군기지 시뮬레이션 결과 이달 31일 발표
신공항 건설·제주공항 확장 비교조사 우선
한·중FTA 감귤 양허제외 등 1차산업 보호
WCC후속조치·세계환경수도 조성에 발판
관광객 천만시대 서비스질 글로벌 수준돼야"

▶이제 새정부가 출범한다. 제주특별자치도의 비전과 도정을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가=박근혜 당선인은 경제민주화와 관련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일자리 창출, 복지확대, 중소기업 살리는 일 등을 하겠다고 말씀해오셨다. 제주공약으로 제시한 신공항 문제, 4·3 추념일 제정, 민군복합항을 비롯한 현안사항들이 국가정책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차기 정부 출범에 보조를 맞춰 대비하고 있다. 새해는 세계경제의 저성장 기조 장기화와 국내경기 하락 등의 변수가 많다. 그래서 도정운영목표를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튼튼한 제주 만들기'로 정했다. 외부차입 없는 튼튼한 건전재정체제의 구축, 1차산업·관광·수출제조업 등 경제활성화를 위한 과감한 재정투자, 일자리 창출과 촘촘한 복지 안전망 확대 등의 주요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 특히 한·중 FTA 대응 등 1차산업 분야가 중요하다. 관광객 1000만 시대 인프라를 구축하고 고부가가치 관광상품과 수출상품 개발에도 주력하겠다. 세계환경수도 조성 등 제주환경의 가치를 살리는 일도 많이 해야 한다.

▶1000만 관광객 시대의 제주의 수용 태세는=인천공항에서 제주로 바로 오는 무비자, 국제선 환승시스템 제도가 적극 실시된다. 또 외국직항노선이 36개에서 40개 노선으로 확대된다. 해외기업체 인센티브 투어 유치, 동남아와 극동, 미주권으로 신규시장 개척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국제크루즈가 지난해 80회에서 올해 191회 정도 예상된다. 음식, 숙박, 교통, 주차, 안내, 관광상품 등의 서비스 질은 글로벌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

▶제주도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마련한 행정체제 개편안과 별도로 행정시 권한 기능 강화방안을 추진해 논란을 부추겼다. 지난 지방선거 때 기초자치권 부활을 공약한 당사자로서 개편안에 대한 입장은=행정체제 개편에 대해서는 우리가 깊이 생각해야 한다. 특별자치도 체제가 되면서 행정에 대한 주민만족도 역시 낮아지는 등 도민사회가 문제를 제기하게 되었다. 여론조사 결과 도민의 65%가 현행 체제의 변화를 바라고 있다. 이러한 뜻을 반영하여 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도민이 원하는 대안을 선택하는 과정에 있다. 위원회에서 현재 압축된 시장직선·의회미구성안, 시장직선·의회구성안이 현재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다. 또 지난 12월 14일 끝난 도의회 정례회에서 '행정시 권한 강화 후 행정체제개편안을 포함하여 논의할 것'과 '새정부의 지방분권 및 지방자치 정책환경변화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할 것' 등이 제시됐다. 중앙정부 차원의 특별시와 광역시 자치구·군 개편안을 보면 '특별시인 경우 구청장을 직선으로 선출하고 의회는 구성하지 않는 안'이 제시되어 논의되는 중이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 도의 행정체제개편과 관련한 논의도 새 정부의 지방분권정책 방향을 고려해서 추진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행정체제 개편을 둘러싸고 일어났던 과거의 갈등사례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도민공감대 형성이라는 절차적 정당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조급하게 결론을 내리기 보다는 토론회와 공청회 개최 등 공론화 과정을 충분히 거치는 등 도민사회의 더 깊은 여론도 청취해 나가겠다.

▶정부와 제주도가 제주해군기지에 15만톤급 크루즈선 2척의 동시 접안이 가능한지에 대한 시뮬레이션 검증을 하기로 합의했다. 제주도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됐다고 생각하는지, 검증 절차가 마무리되면 해군기지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는지=정부에서 제주도 요구를 거의 90% 이상 수용했다고 본다.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에 15만톤급 크루즈 2척이 안전하게 입출항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은 정부약속이다. 우리도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뮬레이션 검증을 위해 가장 어려운 케이스에 대한 주·야간 시뮬레이션 실시, 책임연구원 교체, 제주도 추천 연구원 참여 등을 요구했고 이를 정부에서 수용했다. 시뮬레이션 결과는 이달 31일 발표된다. 15만톤 크루즈 선박이 올 수 있다는 증명이 되면 도민사회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 대통령 당선자도 "크루즈 관광 허브가 되도록 필요한 지원을 최대한 확대"를 약속하셨다. 강정마을 주민들의 마음도 빨리 풀어드려야 한다. 그 방법에 대해 더욱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또 지난해 2월 정부에서 확정된 37개 사업 1조 771억원 규모 강정마을 주변지역발전계획을 통해 생활이 나아지고 생업에 문제가 없도록 해나가는 일에 주력하겠다.

▶신공항 건설에 대한 도민의 기대가 많다. 신공항을 건설하는 것 보다는 기존 공항을 확장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다=2011년 제주공항 여객수는 1720만명이다. 정부의 예측치보다 4년 빠르다. 제주도의 의뢰를 받은 국토연구원은 정부가 예측한 2025년보다 6년 빠른 2019년 제주공항이 포화된다고 진단했다. 또 국토연구원은 기존공항 확장안은 1조에서 5조원이 든다고 했다. 별도 신공항 후보지는 위치에 따라 3조에서 7조원이 필요하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 될 것이다. 우선은 급증하는 제주공항 항공수요 재검토와 함께 신공항 건설과 기존공항 확장에 대해 비교조사를 하는 것이 순서이다. 비교 결과 신공항 필요성이 인정되면 별도의 신공항 입지조사 및 경제성 분석 등 타당성 조사가 진행될 수 있다. 지역공약 첫 번째로 신공항 건설 등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을 제시한 새정부에 기대를 하고 있다.

▶한·중FTA에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중국은 제주와 지리적으로 인접하고 유사한 작목, 어종이 많기 때문에 상당히 우려된다. 개방화 시대 흐름을 거슬러 갈 수만도 없는 현실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한·중 FTA가 타결되면 감귤 피해를 10년 동안 1조6000억원 정도 예상했다. 지금 각분야 전문가 499명으로 범도민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해서 대처하고 있다. 어떠한 경우에도 감귤은 FTA 양허대상에 올리지 않도록 정부와 절충을 하는 중이다. 전국생산량의 30% 이상 차지하는 무, 당근, 양배추, 브로콜리 등 월동채소도 협상제외품목에 포함시키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마늘, 양파, 감자 등은 정부의 12개 초민감 품목에 포함돼 다른 주력생산지역과 공동보조를 맞추고 있다. 수산분야도 갈치, 조기, 광어 등의 협상제외를 분명하게 제시해서 어업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고 있다.

▶산남지역의 발전방안은=산남지역을 제주경제의 허브로 키우기 위한 프로젝트들을 추진중이다. 영어교육도시는 성과가 나오고 있다. 혁신도시는 9개 공공기관이 2014년 하반기까지 모두 이전해온다. 지난 4월 착공된 제주헬스케어타운에 약 1조5000억원이 투자된다. 예래휴양형단지, 신화역사공원 등 포함해 13개 국책사업에 10조 3573억원 규모 투자가 2014년 상당 수준 완료되면 체감효과를 느끼게 될 것이다. 교육, 의료, 문화 환경 등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적극 하겠다. 서귀포에 대학을 꼭 유치하고 싶다. 서귀포항도 활성화시키겠다. 새해 서귀포의료원과 서귀포종합문예회관 신축사업도 완료된다. 재활전문센터, 공공산후조리원도 개원을 앞두고 있다. 주민들도 자신감과 의지를 갖길 바란다.

▶세계자연보전총회 후속조치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173개국 1만여명이 참가한 세계자연보전총회는 제주를 세계환경수도 반열에 올려놓을 발판이 됐다. 후속조치로 2014년 제주세계리더스보전포럼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환경허브 조성, 하논분화구 등 5가지 제주형 의제 지원을 위한 국비확보를 절충중이다. 청정환경국을 세계환경수도추진본부로 확대 개편해서 세계환경수도 기반을 조성해 나가겠다.

▶끝으로 도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외국인 관광객 200만, 관광객 천만시대가 되고 있다. 첨단과학기술단지 같은 기업도시가 생겼다. 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에서 유학생들을 받고 있다. 유네스코 3관왕, 7대경관 등 제주가 세계의 보물섬으로 발돋움했다.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했던 일들을 많이 해냈다. 제주에 와서 살고 싶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사회 곳곳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느낀다. 새해에는 또 다른 도전에도 대비해야 한다.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겠다. 도민의 단합된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대담=강시영 정치부장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2801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