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路 떠나다]제주시 거문오름 탐방로

[길 路 떠나다]제주시 거문오름 탐방로
원시 곶자왈에서 생태관광의 참맛을 느낀다
  • 입력 : 2013. 07.05(금)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세계유산 등재 이듬해인 2008년부터 거문오름에서는 해마다 트레킹대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한라일보 DB

탐방로 곳곳에 화산활동 흔적과 독특한 생태 가득
스탬프 찍기·천연염색 등 탐방객 체험거리도 풍성

무더위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왔다. 장마철이라 눅눅한데다 한낮 기온이 30℃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첫 열대야까지 발생해 잠못드는 밤의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이열치열이라고 했던가. 어차피 피할 수 없는 무더위라면 온몸으로 즐겨야 할 터, 초록물결로 생동감이 넘치는 거문오름으로 떠나보자.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에 위치한 거문오름에서는 7일 '2013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이 개막해 이달 21일까지 이어진다. 거문오름과 벵뒤굴 탐방로를 따라 걸으며 거문오름이 품고 있는 제주4·3에서 일제강점기에 이르는 제주근대사의 아픈 사연에서부터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원시의 곶자왈, 그 속에서 숨쉬는 독특한 식생과 생태·지질자원까지 세계자연유산의 진가를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는 행사다.

거문오름에서는 세계자연유산 등재 이듬해인 2008년부터 해마다 트레킹대회를 열고 탐방객들을 위한 해설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조용하기만 하던 마을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009년 환경부 선정 전국 생태관광 20선에 뽑혔고, 2010년에는 한국형 생태관광 10대 모델로도 선정되는 등 품격높은 탐방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거문오름 알고 만나면 더 매력있다=제주도는 2007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한라산 천연보호구역과 성산일출봉,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세 곳이 세계자연유산지구다.

해발 456m의 거문오름은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를 형성한 모체다. 거문오름이 폭발하면서 분출된 엄청난 양의 용암류가 경사지형을 따라 북동쪽으로 흘러내리면서 벵뒤굴, 만장굴,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을 만들었다. 하나의 화산으로부터 이렇게 동굴이 긴 거리를 따라 만들어진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그 예가 드물다.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뜻의 거문오름은 돌과 흙이 유난히 검어 음산한 기운을 띄는데서 유래됐다. 풍수지리로 본 거문오름은 '구룡농주형(九龍弄珠形)'이다. 구불구불 이어져내리는 높고낮은 아홉개의 봉우리와 분화구내 알오름을 품고 있는 형상이 아홉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희롱하는 모습을 닮아 있다.

▶부대행사도 즐기자=트레킹 기간에는 탐방로를 걷는 일 외에 부대행사도 다채롭다.

주말과 휴일에 천연염색과 봉숭아 물들이기에 탐방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고, 거문오름에 서식하는 다양한 식생이 도안된 스탬프를 편백나무 조각에 찍어 거문오름 탐방 기념으로 제공한다.

오는 13일에는 시각장애인가수 홍관수씨 초청공연, 20일에는 오카리나 공연도 기다리고 있다.

친환경 녹색마을을 만들기 위한 유용미생물(EM) 제조방법과 일상속 활용법에 대한 교육도 7일과 17일 이틀간 거문오름 일대에서 진행된다.

이 밖에도 트레킹에 참여한 탐방객들이 찍은 사진과 간단한 설명을 곁들여 한라일보 홈페이지 거문오름 배너창에 올리면 행사가 끝난후 심사해 상품권도 전달한다. 또 선정 작품은 한라일보 지면에도 실어 거문오름에 대한 관심을 확산시킬 예정이다.

트레킹 개막식 참석자들에게는 에코백과 거문오름의 식생이 담겨있는 엽서도 기념품으로 나눠준다.

▶이것만은 지켜주세요=거문오름 탐방은 자연유산 보호와 탐방객 안전을 위해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로 제한된다. 탐방에 앞서 탐방안내소에서 반드시 사전 안내와 출입증을 받아야 한다.

1일 강수량이 25㎜를 넘거나 심한 안개 등 기상상황이 나쁠 때는 탐방이 통제된다. 신발은 미끄럼 방지 등 안전을 위해 꼭 등산화를 신어야 한다.

탐방로에서는 취사나 식물채취 행위가 금지된다. 간식은 지정된 장소에서만 먹고,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와야 한다.

▶찾아가는 길=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번영로 노선을 타고 선흘2리 입구에서 내리면 세계자연유산센터까지 걸어서 약 10분쯤 걸린다. 자가용이나 렌터카를 이용할 경우 내비게이션 주소는 세계자연유산센터 또는 조천읍 선흘리 478번지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782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