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함께뛰자! 희망제주!]한·중FTA 어떻게 돼 가나-위기를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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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핫’한 협상 본격화… 농민들 갈수록 불안감 증폭
  • 입력 : 2014. 01.01(수) 00:00
  • 김기현 기자 g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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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31일 열린 '한·중 FTA 중단, 제주 1차산업생산자총궐기대회'. 이날 참가한 농민들은 제주시 중앙로터리 일대에서 시가행진을 벌였다. 사진=한라일보 DB

새해 1월 중국서 9차 협상… 치열한 줄다리기 불가피
감귤 등 제주 농수축산물 초민감품목 반영 촉각 곤두

한·중FTA는 지난 2012년 9월 양국 정상회담에서 협상 개시에 합의한 이후 같은 해 5월 양국 통상장관회담을 통한 협상개시 선언 및 공동성명문 발표로 진행됐다.

그동안 양국은 협상개시 선언 이후 8차례 협상을 개최했다. 작년 9월 7차 협상에서 한·중FTA 1단계 모델리티 협상을 타결한 데 이어 양국은 작년 11월 인천에서 열린 제8차 협상에서 2단계 협상에 들어갔다. 상품 부분양허안(80%)을 교환하는 한편 분야별 협정문 협상을 진행했다.

▶현재까지 협상 어떤 내용 담겼나

▷1단계 협상결과=정부는 작년 9월까지의 1단계 협상을 통해 상품분야의 경우 품목군에 대한 정의와 자유화수준(일반, 민감품목군)을 합의했다.

상품을 일반·민감·초민감 품목군으로 구분하는 한편 각 품목군별로 일반품목군 '10년 이내 철폐', 민감품목군 '10년 초과 20년 이내 철폐', 초민감품목군 '양허제외 부분철폐 TRQ(저율관세할당) 계절관세' 등으로 정의하는데 합의했다. 자유화수준은 품목수 기준 90%, 수입액 기준 85%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되, 향후 상향조정 가능성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또 농수산협력은 경제협력 부문에 농수산협력 분야를 포함시킨 데 이어 식량안보와 농수산투자, 기술·정보교환, 산림협력을 논의대상으로 합의했다. 여기에다 어업·식품안전 및 협력위원회 설치를 위한 2단계 협상 논의근거를 마련했다.

▷제8차 협상(작년 11월) 결과=상품분야는 부분양허안(농산물의 경우 무관세 품목을 포함해 민감도 낮은 일부 폼목만 포함)을 교환한 데 이어 2013년말까지 초민감품목군을 포함한 모든 품목에 대한 양허안과 양허 요구안을 교환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새해 1월 6일부터 예정인 제9차 협상부터 품목별 협상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이밖에 위생검역(SPS), 농수산협력 등에 대해서는 개략적인 의견교환에 머물렀고, 원산지 분야는 양측 협정문안의 제안이유 및 수용여부에 대해 논의했으나 입장 차이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의 대응 방향

정부는 농업에 대한 막대한 영향을 감안해 2단계 협상을 신중히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상품분야는 농업분야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그간의 연구용역 및 품목별 전문가 협의 결과 등을 감안하고, 1단계 협상결과를 반영해 민감품목 선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위생검역은 WTO협정문에 명시된 교역과정의 질병이나 병해충 발생범위를 '국가'가 아닌 '지역'개념의 규정수준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원산지는 중국이 14개국과 접경하고 있는 만큼 우회수입의 가능성이 큰 점을 감안, 농산물에 대한 엄격한 원산지 규정 적용을 추진한다.

정부는 이같은 협상대응과 별도로 국내 대책으로 우리 농업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근본적 방안 강구, 기존 한·중FTA대책 평가 후 반영 등을 추진하는 한편 대중국 농식품 수출확대를 위한 다양한 수출지원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제주 1차산업의 향방

최근 새해 1월로 예정된 9차 협상에 제시할 농산물 초민감품목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국회에 비공개 보고된 이번 초민감품목 속에는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요구했던 감귤과 7개 지역특화농산물 등 8개 작물이 일단 반영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지만 공식 확인되지는 않은 상태다.

정부는 농산물의 경우 ▷연구용역 결과 ▷생산액 ▷관세율 ▷수입현황 ▷다른 FTA 협상 결과 등을 토대로 초민감품목 후보군을 잠정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자치도는 이에 앞서 제주 11개 농수산물을 한중FTA 초민감품목(양허제외)에 반영시켜 줄 것을 강하게 요청해 왔다. 11개 농수산물은 감귤, 마늘, 무, 당근, 양배추, 브로콜리, 감자, 양파 등 7개 지역특화농산물과 양식광어, 갈치, 참조기 등 3대 수산물이다. 이밖에 지역특화 10개 품목과 3개 종자류에 대해서도 타 지역과의 공조를 통해 최대한 보호장치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지역특화 품목은 대두, 콩, 백합, 쪽차, 양란, 쇠고기, 돼지고기, 닭, 오리, 말 등 10개 품목과 양파, 무, 양배추 등 3개 종자류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가 "새해 1월 중국에서 열릴 9차 협상에 초민감품목이 들어가면서 정말 핫(hot)한 협상이 될 것이다"고 토로할 정도로 올해 제9차 협상은 양국간 초민감품목을 두고 치열한 '줄다리기' 한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리 측이 초민감품목에 상당 부분의 농산물을 할애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입장을 가진 반면 중국에서는 우리 쪽의 주력 수출품목인 제조업들을 초민감품목으로 넣어 시장보호에 나설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과적으로 상당 부분 우리 농업의 피해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정부가 국내 농업 보호를 위해 농산물을 초민감품목에 포함시킬 방침이지만 대 중국 교역품 1만2000개인 점을 감안하면 개방에서 제외되는 10%(1200개 품목)를 농업분야가 독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도내 농업계 불만 팽배

제주 농민들은 작년 11월 제주시 탑동광장에서 도내 농업인 관련 43개 단체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중FTA중단 1차산업 생산자 총궐기대회'를 통해 제주농업의 보호대책을 강력히 촉구하는 함성을 바다 건너 중국까지 힘차게 질렀다.

김성범 제주농협운영협의회 의장(중문농협 조합장)이 이날 "한·중FTA는 한·미나 한·EU FTA와 차원이 달라 제주농업의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 초대형 태풍급으로 감귤, 당근, 마늘 등의 제주 주요 농산물은 설자리를 잃게 된다"며 "제주농업 다 죽이고, 제주경제 다 죽이는 한·중FTA는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한·중FTA가 발효된다면 전체 제주농업소득 감소액은 발효 후 연간 최대 1574억원, 10년간 누적 농업소득 감소액 최대 1조5787억원에 이를 것으로 일부에서 보고될 정도로 피해규모가 커 농민들의 불안, 불만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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