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브랜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① 다도해 신안의 변신

['파워 브랜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① 다도해 신안의 변신
첫 신청 때 반대했던 주민들 이젠 앞다퉈 "지정해 달라"
  • 입력 : 2015. 02.02(월)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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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전남 신안 다도해의 염전. 신안은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이후 지역특산물 판매가 급증하는 등 주민들의 호응이 높아지자 군 전역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중이다. 강경민기자 photo6n6@ihalla.com

한라일보 취재진은 지난해 전남 신안과 전북 고창, 중국 흑룡강성 우다롄츠, 캐나다 시렌토국립공원 내 생물권보전지역을 심층취재한 바 있다. 취재진은 이 곳에서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주민과 관리당국이 생물권보전지역을 관리·활용하는 실태를 살폈다. 한라일보는 후속기획으로 국내 생물권보전지역의 최근 동향과 지자체들의 열정적인 노력, 그리고 제주도의 전략을 진단한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지구촌의 화두인 생물다양성 보전은 물론 지역사회의 발전과 문화가치 유지를 위해 유네스코가 지정한다. 유네스코(UNESCO)는 지난 1971년부터 '인간과 생물권 계획(MAB : Man and Bioshere Programme)'의 일환으로 생태계적 가치가 큰 곳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생물권보전지역은 지정되기 위한 조건을 갖춘 지역 중에서 관련 국가의 MAB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국제조정이사회(MAB ICC)가 지정한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은 현재 세계 119개국 631곳이 지정돼 있다. 국내에는 북한의 백두산(1989), 구월산(2004), 묘향산(2009), 칠보산(2014)을 포함하여 남한의 설악산(1982), 제주도(2002), 신안 다도해(2009), 광릉숲(2010), 전북 고창군(2013) 등 9곳이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엄격히 보전돼야 할 핵심지역과 이를 둘러싼 완충지대, 그리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개발·이용할 수 있는 전이지역으로 구분돼 있다. 보전지역 지정의 목적을 살리려면 세 지역이 차지하는 비율이 적절한 조화를 이뤄야 한다.

부연하면 핵심지역은 엄격한 보전과 제한적 이용을 원칙으로 한다. 완충지역은 핵심지역의 보전을 위한 지역으로, 생태적으로 건전한 활동의 융통성 있는 허용이 가능하다. 전이지역은 농업활동이나 주거지로의 이용이 가능하며 개발과 보전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지역으로서, 지속가능한 이용을 유도한다.

이에 따라 완충·전이지역의 1차 생산물 등을 대상으로 생물권보전지역을 상징하는 로고와 상표를 브랜드로 활용할 경우 부가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경제활동은 대부분 전이지역에서 이뤄진다.

2009년 4개 면 지정후 브랜드로 지역특산물 비상
1000여개 섬 전역 핵심·완충·전이지역으로 확장
반대했던 주민들 브랜드 효과에 반색 분위기 반전
오는 9월 확장 신청… 지역 성장동력 기대감 높아


▶'1004'(천사)의 섬 전남 신안의 비상=크고 작은 섬을 더해 모두 1000여개에 이른다. 한반도 서남해안 끝자락의 전남 신안군. '천사의 섬'이라는 별칭은 그래서 붙여졌다. 지리적 특수성으로 신안은 늘 '고립'과 '낙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 신안이 환경과 삶의 터전인 갯벌, 느림의 가치에 주목하면서 비상하고 있다.

신안은 2009년 5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날개를 달았다. 신안의 1004개의 섬 가운데 흑산도, 홍도, 비금도 등 다도해 해상국립공원과 증도, 도초도 등 6개의 섬을 중심으로 573.12㎢(5만7312ha)가 생물권보전지역의 지위를 얻었다. 당시만 해도 주민들의 반대가 많았던 탓에 지정 면적이 대폭 축소되는 진통을 겪었다.

신안다도해 생물권보전지역은 난온대 원시림, 바닷새 집단번식지, 기암절벽, 갯벌, 천일염전 등 우수한 생태계와 자연환경의 지속가능한 이용 등에서 평가를 받았다. 염전이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사례는 세계 최초이다.

국내 최초로 생물권보전지역 에코라벨을 개발한 신안군은 이를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친환경특산물의 체계적인 관리 및 인지도 향상에 효과를 보고 있다. 에코라벨을 통해 천일염, 섬초(시금치), 병어, 민어 등 다양한 농수특산물의 가격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주민 요구로 확대지정 가시권=생물권보전지역에 반대가 많았던 신안의 주민들도 생물권보전지역의 브랜드 활용 결과에 크게 반색하고 있다. 신안 다도해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전라남도와 신안군은 신안군 일대에 지정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신안군 흑산, 비금, 도초, 증도 등 4개면 573.1㎢에 지정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을 14개 읍·면 3740.1㎢로, 지금의 면적보다 6배 가량 확대하는 것이다. 14개 읍·면은 신안군 전체를 아우르는 것으로, 신안군 전역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하려는 전략이다.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확대·지정하려는 10개 읍·면은 압해, 지도, 하의, 신의, 임자, 안좌, 암태, 팔금, 자은, 장산 등 3167㎢다. 대부분 주민들의 요구에 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생물권보전지역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관과 민이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신안군에 따르면 1차 용역을 통해 핵심·완충·전이지역에 대한 육·해상 지도화작업과 추가 지정하려는 지역의 주민설명회도 모두 마친 상태다. 신안군 관계자는 "주민 설명회에서 주민들은 대부분 추가 지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고 부정적인 의견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더라도 국내법만 적용되기 때문에 법적 제재가 없고 오히려 유네스코 라벨과 유네스코 국제보호지역 프로그램의 청정 이미지를 활용한 특산물 소득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전남 신안 다도해의 갯벌로 이 곳은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신안군 관계자는 "처음 지정 당시 반대했던 주민들이 최근에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해달라고 건의하고 있는 상황이며, 생물권 라벨을 이용하지 못하는 지역의 소외감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신안군은 등재 신청에 필요한 2차 용역을 거쳐 오는 9월쯤 유네스코 인간과생물권계획(MAB) 국제조정이사회에 신청할 계획이다. 유네스코 인간과생물권계획 국제조정이사회가 열리는 내년 6월쯤이면 확대 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전남도는 신안군 읍·면에 으름난초, 나도풍란, 한란 등 희귀식물이 자생하고 있고 우수한 갯벌이 있어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신안이 생물권보전지역을 확대하려는 것은 이미 지정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이다. 2009년 신안군 증도면이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뒤 전국적으로 홍보되면서 증도면 방문객 수가 2배 이상 증가하고 농·수특산품 매출액도 50%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생물권보존지역이 확대되면 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특별취재팀=강시영·강봄·강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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