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튀는 논술학교](7)2015 JDC 전국 중·고등학교 논술대회

[톡톡튀는 논술학교](7)2015 JDC 전국 중·고등학교 논술대회
- 중학교 독서·고전
  • 입력 : 2015. 09.17(목)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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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다음 제시문을 읽고 논제에 답하시오. [논제 1~2]

(가)

곶자왈은 숲을 뜻하는 '곶'과 돌, 자갈을 의미하는 '자왈'이 합쳐진 제주어이다. 제주지역 '생태계의 허파'로 불리는 곶자왈은 화산 활동으로 분출한 용암류가 만들어낸 불규칙한 암괴지대에 형성된 숲이다. 제주고사리삼, 백서향, 개가시나무 등 희귀멸종식물이 서식하고 압록강 등지에서 자라는 골고사리, 큰지네고사리 등 북방계 식물도 있다. '숨골'로 불리는 용암함몰구는 지하수를 만드는 통로이기도 하다. 지역주민들은 곶자왈에서 땔감, 숯, 산나물 등을 얻고 소나 말을 방목했다. 이처럼 자연생태, 인문, 용암 지질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곶자왈이 상당히 훼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제주대 교수(지리학)는 6일 제주시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린 '곶자왈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에서 전체 곶자왈 면적 9256만㎡ 가운데 22.3%인 2063만㎡가 훼손됐다고 밝혔다. 서울 여의도 면적(290만㎡)의 7배 수준이다. 이 가운데 38.2%인 788만7000㎡가 골프장으로 가장 많았다.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공원 등 관광지 개발로 603만 5000㎡의 곶자왈이 파헤쳐졌고 영어교육도시 택지 개발 등으로 422만 2000㎡가 사라졌다. 채석으로 66만 8000㎡가 이미 파괴됐으며 계속되는 채석으로 훼손 면적은 더욱 늘어날 상황이다. 정 교수는 "관광지 개발, 골프장과 도로 건설 등으로 곶자왈의 지질, 지형 구조가 파괴돼 원상태로 복원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곶자왈 훼손은 토양과 지하수 오염, 완충 기능의 저하, 생태관광자원 감소, 동식물 피해 등을 초래한다."라고 주장했다.

-출처: ''제주 생태계의 허파' 곶자왈 훼손 심각하다'(DongA.com, 2015.5.29.)



(나)

배추에게도 마음이 있나 보다.

씨앗 뿌리고 농약 없이 키우려니

하도 자라지 않아

가을이 되어도 헛일일 것 같더니

여름내 밭둑 지나며 잊지 않았던 말

…… 나는 너희로 하여 기쁠 것 같아

…… 잘 자라 기쁠 것 같아.



늦가을 배추 포기 묶어 주며 보니

그래도 튼실하게 자라 속이 꽤 찼다.

…… 혹시 배추벌레 한 마리

이 속에 갇혀 나오지 못하면 어떡하지?

꼭 동여매지도 못하는 사람 마음이나

배추벌레에게 반 넘어 먹히고도

속은 점점 순결한 잎으로 차오르는

배추의 마음이 뭐가 다를까.

배추 풀물이 사람 소매에도 들었나 보다.

-나희덕, '배추의 마음'



(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사유의 발상을 상촌(象村) 신흠(申欽, 1566~1628)으로부터 읽을 수 있다.



꽃 지고 속잎 나니 시절도 변하거다.

풀 속에 푸른 벌레 나비되어 나니난다.

뉘라서 조화(造化)를 잡아 천변만화 하는고.



이 시조는 경이로운 자연의 조화를 포착한다. 자연 속에서 꽃, 풀, 벌레, 나비는 제각기 절로 존재하고, 절로 생겨나고 절로 변하고 절로 늙어 간다. 절로 그렇게 되는 것, 이것이 자연이다. 여기서 자연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늘이기도 하며, 혹은 도(道)이기도 하다. 끊임없이 생성하고 변화해 가는 천지만물의 모습이 자연이다. 만물이 절로 생겨나서 절로 변화하고 절로 늙어 가는 것은 조화이다. 이 조화는 누가 시키거나 주재자가 있어 그리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인위적으로 만들지도 않았는데 절로 그렇게 된다. 이것은 도이다. 자연은 인간과 함께 하나의 세계를 이루며, 만물이 나고 살아가는 거대한 장소이다. 자연에서 보면 인간은 하나의 작은 사물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인간 역시 다른 사물과 관계를 맺는 것은 중요하다. 자연 속의 인간도 모든 것이 절로 변화하는 흐름 속에 존재하는 하나의 사물이다. 인간은 다른 사물과 교섭하거나 그 속에 들어가기도 하고, 다른 사물과 하나가 되기도 한다. 여기서 신흠은 자연의 안과 밖을 두루 성찰하는 생태적 사유를 보여 주고 있다.

'자연의 조화'에 따라 살려는 것이 전통적인 자연 인식이며 생태 사상이다. 여기에는 즐거움이 존재한다. 이러한 생태적 즐거움은 아마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깊이 느끼는 데서 우러나온 것일 터, 이러한 생태적 사유는 홍대용의 언급에서 잘 드러난다. 홍대용은 <의산문답(醫山問答)>에서 인간 중심의 자연관을 비판적 시선으로 바라본다.

땅이란 움직이는 물체이다. 맥락(脈絡)과 영위(榮衛)가 실상 사람의 몸과 같은데 다만 그 몸뚱이가 크고 무거워 사람처럼 뛰고 움직이지 못할 뿐이다. 이 때문에 조그만 변이 일어나도 사람은 반드시 괴이하게 여겨, 재앙이니 상서니 하고 함부로 추측한다. 그 실에 있어서는 수화(水火)와 풍기(風氣)가 두루 유행하다가 막히면 지진이 일어나고 격하면 밀어 옮기기도 하나니, 그 형세가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이다.

홍대용은 지구 전체를 사람의 몸과 같은 하나의 생명체로 이해한다. 그는 우주적인 차원의 생명체로 바라본 것이다. 홍대용은 만물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야말로 우주의 본래 상태이자, 태평스러운 모습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기가 쇠퇴함에 따라 인간의 욕심이 생겨나고, 인물이 증가하면서 우주의 조화가 깨어진다고 본다. 이어서 그는 "대개 천지의 변함에 따라 인물이 많아지고, 인물이 많아짐에 따라 물아(物我)가 나타나고, 물아가 나타남에 따라 안과 밖이 구분된다."라고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인간이 만물을 비롯하여 우주 전체와의 유기적 연관성을 망각하고, 오직 인간의 이익과 욕망을 위하여 자연을 정복하거나 지배하려 들면, 자연과 우주의 조화가 깨어지는 것이 필연적이라는 그의 생태 사상의 단면을 명확하게 볼 수 있다. 조화가 깨진 상태가 되면 자연에서 아름다움을 얻는 것도, 자연에 순응하면서 산다는 것도 애초에 불가능하다.

특히 홍대용은 "사람의 관점에서 물을 보면 사람이 귀하고 물이 천하지만, 물의 관점에서 사람을 보면 물이 귀하고 사람이 천하다. 하늘이 보면 사람이나 물이나 마찬가지이다."라고 말한다. 이는 '인물균(人物均)의 생태 사상', 즉 '사람과 생명체는 균등하다는 생각'이다. 여기서 홍대용은 생명 있는 모든 것은 서로 멸시하거나 침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일러 준다. 그래서 생명체는 서로 도움을 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안에는 사람의 눈으로 다른 생명을 보지 말고, 하늘의 눈으로 생명의 움직임을 살피며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옳다는 사유가 담겨 있다. 여기서 우리는 인간 중심의 폐쇄적 생각에서 벗어나 생명이 있는 모든 것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선인들의 생태 사유를 읽을 수 있다.

-출처: '자연과 벗하며 만물과 함께 살기'(이형대 등, '살아있는 고전문학 교과서 3')



[논제 1] 제시문 (가), (나), (다)에서 글쓴이나 화자가 말하고 있는 중심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이 세 개의 제시문에서 우리 인간이 갖춰야 할 공통적인 삶의 태도를 찾아내어 설명하시오. (500자±50자)

[논제 2] '[논제 1]'에서 설명한 삶의 태도의 입장에서, 제시문 (가)를 바탕으로 제주도 개발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논술하시오.(700자±70자)



[우수답안]오동언 제주제일중학교 3학년

오동언

▶[논제1]

위의 세 글은 모두 인간과 자연의 조화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가)글은 현재 제주도 곶자왈의 상황에 대해 설명하며, 생태계의 허파라 불리는 곶자왈이 채석, 개발 등으로 훼손되고 있어 다양한 환경 문제가 나타날 수 있고, 따라서 곶자왈을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 시에서는 배추를 키우며 느꼈던 생각이 드러나 있다. 이 시에서 화자는 배추벌레에 대한 인간의 마음과 배추의 마음이 같다고 하면서 사람과 자연이 하나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다) 글은 우리 조상들의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생각을 보여준다. 인간 중심의 생각에서 벗어나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생명을 가진 모든 것과 공존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선인들의 사상을 강조하고 있다.

인간은 홀로 살아갈 수 없다. 인간은 자연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간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망각하고 자연을 인간의 소유물로 여긴다면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관계는 깨질 것이다. 따라서 인간은 자연과 사람이 지구 전체를 이루는 하나라는 인식을 갖고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야 한다.

▶[논제2]

제주도는 수많은 동식물의 삶의 터전이자 자연 생태계의 보고이다. 이에 따라 수많은 관광객이 몰리며 제주 개발이 급속화 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제주도의 개발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논제1에서 봤듯이, 제주도의 개발 역시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서 제주도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가) 글에서도 보였듯이 관광지 개발, 영어교육도시 개발, 채석 등으로 곶자왈 면적의 22.3%가 훼손되는 등 자연 파괴가 심각하다. 이에 따라 지하수가 오염되고, 관광자원이 감소하고 완충 기능의 저하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무시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개발을 중지시킬 수도 없다. 그렇다면 최선의 대안은 무엇일까?

우선, 개발을 실시하기 전에 그 개발이 자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이에 따라 부정적인 영향을 파악하고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자연을 파괴하는 것이 아닌 자연과 공존하면서 자연을 활용할 수 있는 개발이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관광 산업을 위해 개발을 하더라도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닌 현재 제주도가 가지고 있는 생태 자원을 부각시키는 개발을 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개발을 할 때, 제주도의 자연을 지켜나가면서도 바람직한 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해설]강영선 제주중앙여고 교사

[논제 1]은 "① 제시문 (가)와 제시문 (나), 제시문 (다)에서 글쓴이나 화자가 말하고 있는 중심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② 이 세 개의 제시문에서 우리 인간이 갖춰야 할 공통적인 삶의 태도를 찾아내어 설명"하도록 요구하는 문제이다. [논제 1]의 요구 사항은 앞에서 ①, ②로 표시했듯이 크게 두 가지이다.

①서는 각 제시문에서 밝히고 있는 중심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므로 제시문 (가)는 제주 지역 생태계의 허파로 불리는 곶자왈이 파괴되는 현실과 이로 인한 심각한 피해의 가능성을 말하고 있으며, 제시문(나)는 자연물과의 교감을 통해서 생명에 대한 사랑을 깨닫는 마음을 노래하고 있으며, 제시문 (다)는 문학 작품과 학자의 글에 대한 해설을 통해 우리 선조들은 인간도 자연 속에 존재하는 하나의 사물이므로 자연과 어울려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사상을 지니고 있었음을 밝히고 있다는 내용으로 설명을 하면 된다.

②에서는 이 세 개의 제시문에서 우리 인간의 갖춰야 할 공통적인 삶의 태도를 찾아내어 설명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앞에서 ①에 대해 설명한 내용을 바탕으로 공통적인 삶의 태도를 추리한다면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의 태도'임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 인간이 갖춰야 할 공통적인 삶의 태도는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려는 태도이며, 인간중심적 사고로 자연을 훼손한다면 미래에는 감당할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루면 된다.

[논제 2]는 "[논제 1]에서 설명한 삶의 태도의 입장에서, 제시문 (가)를 바탕으로 제주도 개발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논술"하라는 문제이다.

[논제 2]는 [논제 1]에서 설명한 삶의 태도의 입장에서 논술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삶'의 관점에서 제주도 개발의 바람직한 방안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면 된다. 제시문 (가)를 바탕으로 논술하라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제주도 개발의 바람직한 방안은 결국 곶자왈을 훼손하지 않는 방식의 관광지 개발임을 언급하면 된다. 제시문 (가)에서 곶자왈을 가장 많이 파괴하면서 골프장이 건설되었고, 골프장 건설 면적의 3분의 1이상의 면적이 채석으로 파괴되었으며 약 5분의 1 가량의 면적이 영어 교육도시 택지 개발 등으로 파괴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곶자왈 지역뿐만 아니라 그 외의 제주도 자연 환경을 파괴하는 개발은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하며, 개발을 계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와 같은 내용 등을 담아서 논술하면 된다.

※ 제시문 본문은 한라일보 홈페이지(www.ihalla.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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