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품 트레킹 제주섬의 길을 묻다(7)] 제1부 명품 트레킹을 찾아서-4. 호도협·옥룡설산(상)

[세계의 명품 트레킹 제주섬의 길을 묻다(7)] 제1부 명품 트레킹을 찾아서-4. 호도협·옥룡설산(상)
호랑이가 건너뛸 좁은 협곡 호도협(虎跳峽) 위로 차마고도(茶馬古道)
  • 입력 : 2017. 03.29(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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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건너뛸 수 있을 만큼 좁은 협곡이라 하여 호도협이다. 옥룡설산과 합파설산 사이로 협곡이 16㎞ 길이에 2000m 높이로 펼쳐진다. 엄청난 수압과 수량, 주변의 압도적인 위용 때문에 마치 빨려들어갈 것만 같다. 차와 말을 교역하던 옛길 차마고도는 호도협 위 비탈진 곳을 따라 이어진다. 트레커들은 차마고도와 호도협의 압도적인 경관에 탄성을 지른다.

중국 차마고도는 우리나라 해외 트레킹 상품 중 가장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중국 남서부 운남성(雲南省)의 대자연과 세계문화유산 '여강 고성'을 체험할 수 있다.

여강(麗江, 리장)은 차마고도의 관문 도시다. 차마고도는 뉴질랜드의 밀포드 사운드 트레일, 페루 마추픽추의 잉카 트레일과 더불어 세계 3대 트레킹 코스로 손꼽히는 '호도협(虎跳峽, 후타오샤), 옥룡설산(玉龍雪山, 위룽쉐산) 코스의 일부다. 호랑이가 건너뛸 수 있을 만큼 좁은 협곡이라 하여 호도협이다. 옥룡설산(위룽쉐산)은 산맥이 마치 은빛 용이 춤추는 모습과 흡사하다고 하여 위룽(옥룡), 만년설을 간직하고 있어 쉐산(설산)이라고 부른다. 옥룡설산은 히말라야산맥의 일부다.

호도협과 옥룡설산 트레킹은 초보자부터 매니아까지 찾는 여행으로 자리 잡았다. 협곡 호도협의 상부 차마고도를 직접 걸으며 명산 옥룡설산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中 남서부지역 운남성 트레킹 인기

2000m 높이 낭떠러지 협곡 호도협

차와 말 등 교역하던 옛길 차마고도

만년설산 옥룡설산 세계3대 트레킹



인도 대륙과 유라시아 대륙의 충돌로 야기된 지각운동은 하나였던 산을 옥룡설산(5596m)과 합파설산(哈巴雪山, 하바쉐산, 5396m)으로 갈라놓았다. 그 갈라진 틈으로 강이 흘러들고 16km 길이에 높이 2000m에 달하는 길고 거대한 협곡이 만들어졌다. 호도협이다. 협곡 위로 차마고도가 펼쳐진다.

옥룡설산과 합파설산 산맥 사이의 깊은 협곡인 호도협은 차마고도(茶馬古道)의 일부다. 실크로드보다 먼저 생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교역로. 차마고도는 글자 그대로 차(茶)와 말(馬)을 교역하던 중국의 높고 험준한 옛길이다. 중국 서남부의 푸얼차와 티베트의 말을 교환하기 위해 만들고 넘나들었던 교역로다. 티베트를 넘어 네팔·인도까지 이어지는 육상 무역로였다. 이 길을 따라 교역에 나선 상인 조직이 마방이다. 마방들은 차나 말 외에 소금과 약재 등 다양한 물품들을 실어 날랐다. 티베트 불교가 전래된 것도 바로 이 길을 통해서였다고 한다.

차마고도는 옛 사람들에게 치열한 삶의 현장이고, 고통과 인내의 길이었을 것이다. 이 곳에서 적어도 과거를 더듬어보기란 쉽지 않았다. 그 옛날 낭떠러지 길을 따라 생존을 위해 목숨 걸고 교역하던 상업집단 마방 대신 이젠 힐링(치유)을 위해 길을 떠나는 관광객과 트레커가 차마고도의 고객이 됐다.

차마고도를 따라 걷는 호도협 트레킹은 보통 1박2일 코스다. 1일차에 트레커들은 호도협의 좁디좁은 협곡의 상부 거친 산자락 사이를 걷는다. 호도협을 관통하는 물줄기는 장쾌하게 흐르는 진샤강(金沙江)이다. 진샤강은 대륙의 양쯔강으로 이어진다. 트레킹은 한라산 높이와 정확히 일치하는 해발 1950m에서 시작된다. 길은 험하고 좁다. 여행 마니아들은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길"이라고 했다. 옛 사람들은 이 길을 교역로로 삼아 차와 말을 거래했다. 마방들은 이젠 교역품 대신 지친 여행객과 짐을 실어 나른다.

여행객들이 협곡 호도협 위에 가파르고 좁은 차마고도를 따라 트레킹을 하고 있다.

여행객들의 쉼터인 객잔을 지나 '28밴드'로 올라서면 경사가 급해진다. '28밴드'라는 이름처럼 긴 스물여덟 개의 굽이를 돌아야 한다. 2시간여를 힘겹게 올라 해발 2670m에 이르러서야 28밴드는 끝난다. 28밴드가 끝나는 고갯길의 정상에 서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바짝 다가온 옥룡설산의 파노라마와 아득한 진샤강의 옥빛 물결이 굽이치며 협곡을 휘돌아 나간다. 말은 이곳까지만 올라오고 트레커들은 이제 완만한 산길을 내려간다. 첫날 28밴드를 지나 휴식을 취하는 차마객잔은 현지 나시족 주민이 운영한다.

굽이굽이 28밴드 휘돌아 옛길 흔적

협곡·설산 감상하며 옛교역로 걷기

여행객들 "치명적 아름다움" 탄성

쉼터 객잔에선 밤하늘 '별빛 추억'



운남성은 중국에서 소수 민족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26개의 소수민족이 성 전체 인구의 1/3을 차지한다. 옥룡설산은 소수민족 나시족의 성산으로 알려져 있다. 나시족 주민들은 산자락에 계단식 밭을 일궈 옥수수와 양식을 심고 수확한다. 차마객잔은 산장과 같은 곳이다. 이곳의 고도는 2300m쯤 된다. 나시족 주인장이 조리한 토종 오골계 백숙으로 저녁을 먹고 옥룡설산의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차마객잔에서 낭만적인 산중의 하룻밤을 보낸다. 객잔의 밤과 새벽은 말 그대로 별이 쏟아지는 풍경이다. 새벽녘이면 별빛과 함께 빛나는 아름다운 호도협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다. 2일차에는 여유롭게 트레킹을 하며 옥룡설산을 조망하고 관음폭포와 같은 시원한 폭포 줄기도 만난다. 차마고도의 풍경은 어디서나 가슴 벅차다. 길은 다시 더욱 좁아지고 협곡은 천길 낭떠러지다.

트레커들은 차마고도를 걷다가 협곡 가장 하단부 호도협으로 향한다. 협곡 아래서 위를 다시 올려다보게 되는 것이다. 엄청난 수압과 수량, 주변의 압도적인 위용 때문에 마치 빨려들어갈 것만 같다. 트레커들이 차마고도와 호도협에 열광하는 이유다. <글·사진=강시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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