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품 트레킹 제주섬의 길을 묻다(10)]제1부 명품 트레킹을 찾아서-6. 이탈리아 에올리에 제도

[세계의 명품 트레킹 제주섬의 길을 묻다(10)]제1부 명품 트레킹을 찾아서-6. 이탈리아 에올리에 제도
화산학 교과서… 유황가스 위험에도 '문전성시'
  • 입력 : 2017. 05.31(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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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남단 시칠리아 부속 섬인 에올리에 제도의 불카노 화산 정상. 유황가스를 머금은 용암이 노랗게 채색돼 있지만 관광객들은 쉴새없이 뿜어져 나오는 가스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화산의 매력에 도취된다. 사진=한라일보 DB

시칠리아 북부 부속섬 7개 포함
불카노·스트롬볼리화산 대표적
세계자연유산 등재 세계적 명성


이탈리아 에올리에 제도는 화산지질학의 교과서와 같은 곳이다. 유럽의 화산을 상징하는 이탈리아의 활화산(active volcano)은 시칠리아섬에 위치하고 있다. 시칠리아 섬의 화산을 대표하는 활화산은 스트롬볼리, 불카노, 에트나를 꼽는다. 에트나 화산은 시칠리아 섬의 동부에 자리잡고 있는 활화산이며 스트롬볼리(Stromboli)와 불카노(Vulcano)는 시칠리아 부속섬의 하나인 에올리에 제도의 7개 화산섬 중에 속해 있다. 이 3개의 활화산은 현재도 하얀 수증기를 내뿜고 있으며 때때로 붉은 불꽃과 함께 용암을 쏟아 내고 있는 살아 있는 화산들이다. 지금도 불꽃의 향연을 펼치고 있는 에올리에 섬은 '지중해의 진주'로 묘사되어 있다. 남부 유럽의 뜨거운 태양과 정열과 낭만이 넘치는 지중해 사람들의 보석과 같은 진주가 바로 에올리에 섬의 별칭인 것이다.

에올리에는 시칠리아섬에서 유람선으로 1시간 남짓 떨어진 7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트레커들이 화산섬의 진수를 만끽하기 위해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화산섬 불카노 정상을 향하고 있다. 사진=한라일보 DB

시칠리아 섬에서 뱃길로 한시간 남짓 거리에 화산섬 에올리에 제도가 펼쳐진다. 제주도를 시칠리아에 비교한다면 에올리에는 범섬, 섶섬, 문섬을 연상시킨다. 시칠리아의 부속 섬들이 에올리에 제도다. 에올리에 제도로 가는 항로는 모두 시칠리아 섬의 북동부에 있는 작은 항구 밀라조(Millazzo)에서 출발한다. 불카노 섬은 에올리에 제도 중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어 12마일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다. 밀라조에서 쾌속선으로 1시간 30분이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이다. 반면 스트롬볼리는 가장 멀리 떨어져 있어 밀라조 항구에서 쾌속선으로 약 3시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다.

유네스코는 이탈리아의 에올리에 섬을 2000년도에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지정 이유를 보면 에올리에 섬의 화산지형은 전세계적인 화산학 연구의 고전적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현재 진행되고 있는 화산활동 연구의 풍부한 자료를 제공해 주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질학 교과서에 나오는 활화산 스트롬볼리, 불카노가 에올리에 제도의 7개 섬 중 하나다.

스트롬볼리는 '지중해의 등대'라고 부른다. 이는 어두운 밤에 더욱 돋보이는 분화구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붉은 빛의 용암이 이곳 어부들에게 등대의 역할을 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불카노 화산도 스트롬볼리 화산과 마찬가지로 화산학 교과서에 나오는 화산분출 양식을 제공한다. 불카노 화산에서 1888년에서부터 1890년에 일어난 '불카니안(vulcanian)'이라 불리는 화산폭발 양식이 그것이다. 당시 불카노 화산의 폭발은 스트롬볼리 화산보다도 더 격렬한 분출방식이었다.

에올리에 섬들의 정상에서는 유황가스가 숨막힐 정도로 코를 자극한다. 분화구와 곳곳에서는 수증기가 끊임없이 뿜어져 나온다. 이 곳을 찾은 수많은 관광객들과 학생들은 유황가스의 고통도 아랑곳 없이 화산의 진수를 만끽한다. 탐방객들은 옷소매와 수건으로 코와 입을 막은채 유황 수증기속에서 사라졌다가는 이내 모습을 다시 드러낸다. 유황가스를 머금은 용암들은 노란색으로 채색됐다. 지금도 이곳은 폭발중이다.

에올리에는 어떤 화산인가. "화산섬인 에올리에(Eolie) 제도는 이곳에 왕국을 이루었던 에올리우스(Aeolus)라는 지배자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에올리우스는 바람의 영주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활화산인 에올리에는 예로부터 화산과 바람의 섬이었던 것이다. 과거 수천년 동안 계속된 화산활동에 의해 에올리에 섬은 그때마다 그 모습과 크기를 순식간에 바꾸는 환상속에 감춰진 섬이었다. 바닷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황홀한 바다와 해안선, 매력이 넘치는 섬의 풍광은 섬속에 당당히 버티고 서 있는 위협적인 화산체들과 함께 바람과 태양을 사랑하는 시칠리아 사람들의 독창적인 개성이 잘 녹아 든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강순석 박사(제주지질연구소장)의 얘기다.

강 박사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가장 대표적인 활화산인 에올리에 섬은 판구조론(plate tectonics)에 의해 판과 판이 만나는 경계부에서 활동적인 지각운동에 의해 만들어진 화산대에 속한다. 에올리에 섬이 위치하고 있는 지중해는 유럽과 아프리카 대륙 사이에 형성된 바다이다. 이 지중해 한복판의 시칠리아 섬에 유럽판과 이프리카판이 서로 부딪치는 판의 경계가 지나고 있다. 아프리카판이 유럽판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현상에 의해 시칠리아 섬과 에올리에 섬에서는 현재도 세계에서 가장 활동적인 화산활동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강시영 선임기자



대자연의 화산신비 체험

트레커 매년 수십만 탐방


관광객·운송수단 등 조절


살아있는 화산섬 에올리에 제도에는 연일 화산을 보러오는 관광객들로 붐빈다. 독한 유황가스와 매일 밤마다 내뿜는 용암 분출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은 화산의 매력에 빠져든다. 이들은 이곳에서 대자연의 신비인 화산을 몸으로 느끼고 체험하며 화산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시칠리아 북부 에올리에 제도에 위치한 불카노 화산의 전경. 사진=한라일보 DB

세계자연유산에 올라있는 시칠리아 인근의 에올리에 불카노 화산에는 학생과 관광객들로 연일 넘쳐난다. 화산에 의해 데워진 진흙 풀장에서는 노천 온천욕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화산이 가져다 주는 혜택 중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화산트레킹과 온천이 있는 휴양지다. 활화산인 에올리에서도 가장 중요한 산업이 화산을 이용한 관광산업이다.

화산섬인 제주도는 어떤가. 천혜의 관광지인 제주도 관광자원의 기반에는 그 중심에 화산이 자리잡고 있다. 한라산을 비롯해 수많은 오름들과 용암동굴들은 모두 화산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자연자원이다. 더구나 다양한 식물군락과 독특한 생태계는 화산이라고 하는 매우 특수한 지질학적 현상에 기반을 두고 형성된 창조물이다. 세계자연유산인 제주의 화산을 활용한 미래산업의 발굴은 우리들의 의지에 달려 있다.

이곳의 고민은 정작 다른 데에 있다.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는데에 대한 자부심이나 기대효과 보다는 오히려 탐방객들을 제어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화산활동 모니터링, 대학들과의 공동연구를 통한 보호관리방안에 관심을 쏟고 있으며 특히 도시화를 억제하고 관광객이나 운송수단의 조절 등을 통해 관광객 활동에 의한 경관훼손의 예방에 신경을 쓰고 있다. 화산활동을 보기 위해 지구촌 곳곳에서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은 이곳에서의 인공적인 안락함 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체험할 수있다는 데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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