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가능성 '맛있는 제주'](2)음식관광 ‘외화내빈’

[새로운 가능성 '맛있는 제주'](2)음식관광 ‘외화내빈’
향토음식 즐비… 그러나 인지도는?
  • 입력 : 2017. 08.16(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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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열흘간 개최된 '제2회 제주 푸드앤와인페스티벌'에서 국내·외 최정상급 셰프들이 제주의 식재료를 활용해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사진 왼쪽).'제주 푸드앤와인페스티벌'에 참가한 셰프들이 제주전통시장을 찾아 식재료를 살펴보고 있다(오른쪽).

전주 280·오키나와 150… 제주는 453개 품목
한달에 한번꼴 맛 축제… 곳곳 음식특화거리
외국인들 "제주음식 모른다"… 스토리 담아야

제주는 풍부한 음식자원과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독특한 음식문화 등의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제대로 활용·전달되지 않고 있다.

2016년 '제주도 향토음식투어상품 개발 보고서'와 한국약용작물학회(2002)에 따르면 제주지역은 338종의 약용식물을 포함해 2100여종의 식물이 자생한다. 제주는 이 가운데 식용이 가능한 자원 182종을 식재료로 사용한다.

▶음식자원 풍부해도 몰라=제주의 식문화자원은 주식류 91품목, 부식류 281품목, 후식류 81품목 등 모두 453품목으로 집계된다. 음식관광으로 명성이 높은 전주 280품목, 오키나와 150품목에 비해서도 제주는 식문화자원이 매우 풍부한 것으로 평가된다. 제주도는 제주 향토음식 453종을 대상으로 지난 2013년 도민과 관광객,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 '제주향토음식 50선'을 선정, 발표했다. 다시 향토음식 50선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인터넷투표 결과를 토대로 갈치국, 고기국수, 빙떡, 성게국(구살국), 옥돔구이, 자리물회, 한치물회를 '제주 7대 향토음식'으로 선정했다.

향토음식점은 2015년 기준 69개 업소가 지정돼 있다. 이 외에도 모범음식점, 아름다운 맛집, '외국인 이용 베스트 음식점', 음식관련 우수관광 사업체를 지정해 있다. 제주 향토음식 지정업소의 메뉴로는 갈치, 고등어, 흑돼지, 말고기, 생선국, 물회 등이 주종이며, 정통 조리방법을 그대로 살린 음식 30여종, 식재료를 바탕으로 한 창작메뉴 30여종 등 모두 60여종이 판매중이다.

▶각종 이벤트에 특화거리=도내에서 열리는 음식관련 이벤트만 해도 지난해 기준 '제주와인앤푸드페스티벌'과 '코릿(KOREAT: KOREA+EAT) 페스티벌', 보목자리돔축제와 같이 식재료를 테마로 한 지역축제 등 총 14건이 열리고 있다. 수치상으로 따져봤을 때 적어도 평균 한 달에 한 번 이상 음식관련 행사가 개최되고 있는 셈이다. 제주음식 특화거리로는 국수문화거리, 흑돼지거리, 서부두명품횟집거리, 서귀포칠십리 음식특화거리, 아랑조을거리 등 8개소에 이른다.

하지만 풍부한 식재료와 향토음식을 갖고 있으면서도 제주를 찾은 내·외국인 관광객들은 제주의 차별화 된 음식이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고 있으며, 식문화와 미식체험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자치도가 지난해 10월 일주일 간 중국인 관광객 150명을 대상으로 제주음식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6%가 제주음식을 모른다고 답했다. 또 제주에서 먹어본 음식 순위를 살펴보면 상위 10위 안에 제주 향토음식은 흑돼지와 생선구이 2개뿐이었고, 고기국수와 귤은 중국음식보다 순위가 낮았다.

내국인들(설문대상 500명)은 제주하면 떠오르는 향토음식으로 흑돼지(21.5%)를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으로 갈치(13.4%), 귤(10.6%), 생선회(6%), 고기국수(5.8%), 전복(5.1%), 옥돔(4.6%) 순이었다.

빙떡, 쉰다리, 범벅과 같은 독특하고 차별적인 향토음식은 외면받거나 점점 사라져가는 현실이다. 음식 정보 습득 경로로는 포털이 28.3%로 가장 높아고 가족·친구·동료 추천 24.8%, SNS 검색 19.5% 순으로 조사됐다.

▶음식에도 스토리=풍부한 음식자원과 다양한 이벤트가 존재함에도 음식관광이 제주방문 주요 고려 요인에서 밀리거나 제주음식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는 것은 곱씹어볼 대목이다. 제주지역 식재료 및 음식에 대한 정보 제공과 홍보, 서비스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음식관광 이벤트가 유기적이지 않고 마을별·주최기관별로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반증하는 셈이다.

음식의 맛과 영양을 홍보하는 것만으로는 관광객들의 흥미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제주관광공사 오창현 관광산업처장은 "음식에 얽힌 이야기, 문화·역사적 배경 등을 적극적으로 발굴, 활용하는 스토리텔링 개발이 중요하다"고 했다. 음식의 스토리텔링과 더불어 제주음식을 판매하는 우수 음식점에 대해서도 음식점의 역사, 정보 등을 이야기로 만들어 관광객들로 하여금 음식과 이야기를 같이 체험하게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시영 선임기자·채해원·홍희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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