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전력으로 탄생한 마블의 검은 히어로 '블랙 팬서'

막강 전력으로 탄생한 마블의 검은 히어로 '블랙 팬서'
  • 입력 : 2018. 02.07(수) 13:39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블랙 팬서'.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블랙 팬서'는 마블 스튜디오가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구축한 세계관에서 가장 이색적인 히어로 영화다. 마블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히어로가 단독 주연으로 나섰고 출연진 대부분과 감독(라이언 쿠글러)까지 흑인으로 채워졌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배경은 아프리카 한복판이다. 와칸다라는 이름의 가상 국가지만 실제 아프리카 전통문화의 흔적이 영화 곳곳에 묻어난다.

'블랙 팬서'는 와칸다 왕국 최고의 전사에게 전해져 내려오는 호칭이다. 와칸다의 왕자 티찰라(채드윅 보스만 분)가 왕위를 계승함과 동시에 전사들과 결투 끝에 블랙 팬서의 자리에 오르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티찰라의 아버지, 즉 와칸다의 전 국왕 티차카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에서 폭탄테러로 목숨을 잃었다. 티찰라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를 통해 마블의 세계에 데뷔했지만 그의 왕국은 이전부터 마블의 영웅들과 관련이 있었다. 별 모양이 그려진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가 와칸다에서만 생산되는 비브라늄이라는 물질로 만들어졌다.

'블랙 팬서'에서 인물들 간 갈등은 지구상 가장 강력한 금속물질 비브라늄과 와칸다의 국왕 자리를 놓고 벌어진다. 율리시스 클로(앤디 서키스)가 비브라늄을 밀거래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티찰라는 현장을 급습해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인다. 후반부에는 티찰라에 대한 원한으로 평생을 살아온 숙적 에릭 킬몽거(마이클 B. 조던)가 왕위를 놓고 티찰라와 맞대결한다.

블랙 팬서는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등 백인이 주도해온 MCU에서 단숨에 최강 전력을 지닌 히어로로 떠오른다. 비브라늄으로 만든 수트는 운동에너지를 흡수했다가 상대에게 돌려주는 가공할 기능을 선보인다. 비브라늄 독점생산과 왕위 계승자라는 지위에서 비롯된 재력은 아이언맨에 뒤지지 않고, 잘 다져진 몸과 무예실력은 블랙 팬서에게 캡틴 아메리카에 버금가는 신체능력을 부여한다.

와칸다는 아프리카 전통과 최첨단 기술이 조화된 이상적인 국가로 묘사된다. 전통복장을 한 부족장들이 회의를 통해 국정을 결정하고, 세습이 아닌 도전과 결투로 국왕이 바뀌기도 한다. 초원에 들어선 왕국이지만 국왕 집무실의 통유리 너머로는 초고층빌딩들이 마천루를 형성하고 있다. 전투 장면에선 칼과 방패 같은 재래식 무기, 초능력이 뒤섞인다.

티찰라와 에릭 킬몽거의 갈등은 단순한 선악구도를 넘어선다. 에릭 킬몽거 역시 세계평화와 정의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다. 다만 방법론에서 티찰라와 대립한다. 인종차별의 역사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하는 대목에선 1960년대 미국의 흑인인권운동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여성 인물을 그리는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 여성으로 구성된 호위대 '도라 밀라제'의 대표 오코예(다나이 구리라)와 티찰라의 옛 연인 나키아(루피타 뇽)는 적재적소에서 티찰라를 지원한다. 비브라늄 수트의 첨단기술은 티찰라의 여동생이자 과학자인 슈리(레티티아 라이트)의 연구소에서 완성된다.

라이언 쿠글러 감독(오른쪽부터), 배우 채드윅 보스만, 루피타 뇽, 마이클 B. 조던이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영화 '블랙팬서' 아시아 프리미어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블랙 팬서'는 마블 스튜디오의 한국 사랑을 재차 확인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영화는 지난해 3∼4월 부산 일대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부산 촬영분 가운데 핵심인 차량 추격 신은 자갈치 시장의 좁은 골목에서 시작해 광안대교 등 부산 곳곳을 누빈다. 일명 '자갈치 아줌마'가 단역으로 등장하고 루피타 뇽이 적지 않은 분량의 한국어 대사를 연기하는 장면은 한국 관객만 웃을 수 있는 팬서비스다. 14일 개봉.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111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