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류시대 제주는 무엇을 해야하나] (15)제주거주 새터민의 기대와 희망

[남북교류시대 제주는 무엇을 해야하나] (15)제주거주 새터민의 기대와 희망
남북 교류 희망 속 현실의 벽 인식
  • 입력 : 2019. 03.24(일) 20:00
  • 홍희선 기자 hsh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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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아닌 민간교류도 그렇게 쉽지 않을 것"
"민간교류 통해 가족들과 만날 수 있길" 소망
제주 새터민 314명… 80.7% "제주살이 만족"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가운데 제주에 거주하는 새터민들도 민간교류에 대한 희망을 기대하면서도 넘어야 할 현실의 벽을 직감하고 있었다.

제주지역 북한이탈주민 실태와 사회통합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현재 제주도내 거주 새터민은 314명으로 여성 240명, 남성 74명이다.

도내 거주 새터민 140명 대상 실태조사 결과 91.2%가 차별이나 무시당한 경험이 없이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 중 80.7%가 남한생활에 만족해 전국평균인 67.7%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만족하는 이유로는 47.8%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고, 일한 만큼 소득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탈주민을 지원기관인 남북하나재단 제주하나센터는 새터민의 제주 지역사회 정착과 적응을 돕기 위한 정서지원 힐링프로그램인 '놀멍 쉬멍 걸으멍'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3일 새터민 등 20여명은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제주올레 19코스를 걸어보며 지역 역사학습·문화탐방에 나섰다.

놀멍쉬멍걸으멍은 생업을 이어가느라 바쁜 새터민들에게 지역주민과 함께하며 스트레스 해소와 지역사회의 역사·문화 체험을 통해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마련됐다.

이날 참가한 사람들은 제주에 입도한 지 짧게는 1년 길게는 11년까지 된 사람들이다. 이들은 북미정상회담의 결렬에 대한 실망의 목소리를 감추지 않았지만 남북평화분위기가 계속돼 하루빨리 고향에 갈 수있기를 소망했다. 이날 힐링프로그램에 참가한 새터민 A씨는 "그정도 교류를 한다고 해서 통일이 될 것 같으냐"며 "그정도 교류로 통일이 될거면 진작에 민간교류나 통일이 됐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그는 "최근에 아들에게 북에 있는 친언니의 주소와 생일 등을 적어서 잘 보관하고 있어달라고 부탁했다"며 "통일이 아니라도 민간교류가 되면 고향에 있는 가족들하고 연락이 닿았으면 좋겠다"라고 소망을 밝혔다.

새터민 B씨는 "지금도 물 건너에 있는 땅을 보면 꼭 탈북해서 중국에서 고향을 건너보던 시절이 떠오른다"며 "지금은 위성지도인 구글어스로 고향을 찾아보면서 그리움을 달래고 있지만 민간교류가 된다면 집에도 가고 친척들도 찾고 싶다"고 말했다.

남북교류에서 통일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로 봐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새터민C씨는 "남북의 교류가 단순히 남한과 북한 문제가 아니라 미국 등 다른나라의 이해관계가 복잡해 답답할 때가 많다"며 "최근에 남북간 철도·도로협력 등이 진행된다고는 하지만 남한에서 해외로 지원할 때는 '투자'한다고 하는데 북한에 지원할때는 '통일비용'으로 계산해 씁쓸하기도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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