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류시대 제주는 무엇을 해야하나] (8)남북관광 재개 대비하는 제주관광

[남북교류시대 제주는 무엇을 해야하나] (8)남북관광 재개 대비하는 제주관광
"위기를 기회로"… 제주관광 새판짜기 '시동'
  • 입력 : 2019. 01.27(일) 17:15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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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 등 재개시 일부 제주수요 북한 전환
고려시대 유적 많아 수학여행단 흡수 가능성도
제주-북한 크루즈 러시아 등 연계 항로 고려해야


남북 정상은 지난 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조건이 마련되는대로 금강산 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한다"고 합의했다. 현대그룹 주도로 지난 1998년 11월 시작된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북한군에 의한 우리나라 국민의 피격 사망사건이 발생한 후 10년 넘게 중단됐다. 금강산 관강이 재개되려면 오는 2월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대북제제 면제 조치에 대한 실질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지만, 일단 금강산 관광부터 다시 시작된다면 향후 순차적으로는 개성과 백두산 관광까지 뚫릴 가능성이 있다. 현대그룹은 금강산 뿐만 아니라 개성·백두산 관광 사업권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제주 관광업계는 남북 관광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실현될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위기 의식도 팽배해 있다. 남북 관광이 새로운 관광자원인 것은 분명하지만 제주로 향하려던 관광 수요가 북한으로 분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도내 모 여행사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면 국내 여행 이슈는 당연히 북한 쪽으로 급속하게 쏠리게 될 것"이라며 "남북 평화 무드에 이런 위기 의식을 대놓고 얘기하지는 못하지만 걱정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강산 뿐만 아니라 개성 관광까지 실현된다면 일반 관광객에 더해 수학 여행 수요도 북한 쪽으로 전활될 가능성도 있다"며 "물론 학생 안전 문제가 완벽히 보장돼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지만 개성에는 고려 시대 역사문화유적이 많고, 또 개성역사유적지구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있어 여행 수요를 흡수할 요인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문성종 제주한라대 관광경영과 교수는 "남북 화해 무드로 금강산 관광과 비무장지대 생태관광이 열리면 제주는 더욱 어려워진다"면서 "과거 북한 관광은 관광객에게 '이것은 하지 말라'는 식의 규제가 심한 관광이어서(국내 여행 수요를 북한으로 전환하는)영향력이 미미했지만 앞으로는 상당 부분 규제를 푸는 쪽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남북관광에 따른 제주관광 산업의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제주만이 갖고 있는 차별화 된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냉철한 수요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제주가 구상하는 남북 교류협력 사업 중 직접적으로 관광과 연관된 사업은 '한라에서 백두까지' 남북 교차관광과 '제주-북한 평화 크루즈'이다.

 또 다른 도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남한과 북한 전체를 아우르는'한라에서 백두까지'란 상징성은 매우 의미 있고 또 이 상징성이 다가올 남북 관광시대에서 제주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만 제주-북한 크루즈 항로를 개설해 상품을 구성하려면 모객 수요가 둘다 뒷받침돼야 하는 데 북한 체제, 경제 여건 상 북한 내에서 제주로 오는 여행 수요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며 "때문에 단기적으론 북한 쪽 수요보다는 북한과 인접해 있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 제주-북한과 연계해 항로를 꾸릴 수 있지 국가, 도시들을 염두에 두며 평화 크루즈를 추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문성종 교수는 "당장은 북한 쪽에서의 제주관광 수요는 적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제주가 알고 있는 관광 노하우를 북한에 전수해주는 식의 이른바 관광 교육 교류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며 "이렇게 주고 받기 식이 되어야 남북 관광이 본격적으로 활성활 때 제주도 북한 측으로부터 (관광객 모집, 상품 구성 과정 등에서)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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